도약하진 못했어도..2019년 한국 PC 온라인 게임은 건재했다
게임시장을 평가할때, 모바일 게임시장이 마치 국내 게임시장 전체를 대변하는 듯한 표현을 쓸 때가 있다. 주도권이 모바일 게임시장으로 넘어간 것도 사실이고 규모나 향후 가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모바일 게임이 PC온라인 게임 시장을 압도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체감하는 것보다 PC 온라인 게임 시장은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도, 커뮤니티성도, 스토리 및 감정이입 측면에서도 모바일 게임보다 강점이 있는 PC 온라인 게임은 여전히 무시못할 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8 게임백서에서 2019년에 PC 게임의 시장 규모를 4조 1천억 원으로,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를 6조9천억 원으로 예상한 것은 여전히 PC 게임시장이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 e스포츠 분야는 여전히 PC 온라인 게임들이 주도>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전국적인 붐을 통해 태동한 e스포츠는 이제 10여년의 세월을 지나 게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 e스포츠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PC 온라인 게임들이다.
최고의 e스포츠 종목이라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의 경우, 이 '롤'의 최강을 가리는 월드컵 개념인 '롤드컵'이 올해 분당 평균 시청자가 2180만 명으로 집계될만큼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 마드리드, 파리 등 글로벌 지역에서 총 120여개 경기로 치뤄진 '2019 롤드컵'은 5주동안 누적 콘텐츠 시청 시간 10억 시간을 넘겼고, 총상금도 222만5천 달러(한화 약 25억 9천만 원)를 기록하는 등 메이저 스포츠 못지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뒤를 이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도 기세가 높다. PC와 PS4, XBOX ONE 용 패키지 6천5백만 장을 판매하면서 대한민국 패키지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고를 경신한 '배틀그라운드'는 당장 내년부터 글로벌 규모와 권위를 가진 e스포츠 대회를 연 4회 개최할 계획이다. 경쟁 구조 개선, 출전 프로 팀과 수익 분배 증대, 협력사 개최 이벤트 확대 등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생태계를 강화를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e스포츠의 큰 축을 차지했던 '오버워치' 리그가 홈스탠드 방식으로 전환했고, '스타크래프트', '블레이드&소울', '카트라이더' 등의 PC온라인 게임들이 국내 e스포츠 리그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서머너즈워' 등 모바일 게임 기반의 e스포츠 리그도 몇몇 선전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을 휘어잡는 e스포츠 종목은 여전히 PC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두 분야의 갭 차이는 크다.
< PC 게임들, 꾸준한 업데이트로 중무장>
PC 온라인 게임 시장도 기존 출시작들이 꾸준히 업데이트되면서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고, 해외 신작들도 여전히 시장에 큰 반향을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산 게임사로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대표 장인아, 이하 스마일게이트)의 활약이 눈에 띈다.
먼저 엔씨(NC)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자사의 인기 PC온라인 게임들을 꾸준히 관리하며 흥행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 4분기만 해도 엔씨(NC)는 12월11일에 '블소'에 '선계, 검게 물든 낙원' 업데이트를, 11월21일과 12월18일에 '아이온'에 '폭풍의 땅 용계'와 밸런스 패치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또 오는 2020년에는 트리플A급 PC온라인 게임 '프로젝트TL'의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하면서 대형 PC온라인 게임이 착착 준비되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릴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도 PC온라인 게임 중심 운영은 엔씨(NC) 못지않다. 출시와 함께 대규모 인원이 몰려들어 '로스트아크 신드롬'을 만들었던 '로스트아크'는 꾸준한 업데이트로 PC 온라인게임 순위 7~8위권에 안착해있다. 12월에도 신규 클래스 '홀리나이트'와 신규 대륙 '페이튼'을 추가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좋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뒤이어 '소울워커'도 반응이 좋다. 라이언게임즈(대표 윤성준)가 개발한 세기말 온라인 액션 RPG '소울워커'는 지난 8월에 자신의 캐릭터를 한층 더 강력한 '데자이어 워커' 형태로 각성시킬 수 있는 신규 각성 콘텐츠 '데자이어 워커'로 좋은 반응을 얻은 후, 오늘 '창'을 무기로 사용하며 체술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소녀 캐릭터 '에프넬'을 공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8번째 소울워커인 에프넬과 함께 캐릭터 소개 프로모션 영상과 플레이 영상도 공개해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에프넬의 목소리는 국내 정상급의 성우인 김현심 성우가 맡았다.
이외에도 블리자드의 메인IP인 '오버워치'도 다양한 업데이트가 진행되어 인기 최상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포트 및 아군 진영을 강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웅 바티스트의 등장은 게임의 구도를 바꾸는 참신한 시도로 평가받았으며, 또 한국 게이머들을 위한 특화 부산 맵의 출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 PC온라인 신작들도 강세..해볼만한 분위기>
다양한 신작 PC온라인 게임들도 올해 국내 게임시장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요소였다.
'배틀그라운드'로 국내 PC방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또 하나의 무기를 꺼내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해외에서 디아블로2의 정신적인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은 핵앤슬래시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월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게임은 지난 12월14일 초대형 확장팩 '아틀라스의 정복자'를 열어 또 다시 열기를 재현하며 순위 역주행에 나섰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기존 최종 보스 엘더를 대체하는 새로운 정복자 보스 5인이 등장하며, 게이머들은 정복자 보스들이 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더욱 강력하게 성장시킬 수 있게 됐다.
대구 소재 개발사 KOG(대표 이종원)는 PC 온라인 액션게임 '커츠펠'을 지난 4월 30일에 스팀 얼리억세스로 출시한 후 북미에서 3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인기를 얻었다.
언리얼엔진4로 개발된 애니메이션풍의 듀얼액션 배틀게임인 '커츠펠'은 6월부터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상황이며,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의 액션을 계승한 액션과 착용 무기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는 '카르마' 시스템이 호평받고 있다.
또 블리자드(코리아 대표 전동진)는 액티비전이 퍼블리싱하고 인피니티워드가 개발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를 지난 10월에 블리자드 스토어를 통해 내놓았으며, PC방 서비스도 담당하면서 PC 신작 출시 행보를 이어갔다.
이외에 신작은 아니지만 '와우'의 15년 전 초창기 시절을 다룬 '와우 클래식'도 8월 초에 국내 게임시장을 뒤덮은 화제였다. 게이머들은 '와우' 초창기 시절인 아제로스의 세계관에 열광했으며,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타리서치 측은 '와우 클래식' 출시 초반에 '와우'를 즐기는 전체 이용자 수가 2배 이상 늘었고 매출 또한 전달 대비 223%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