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0] 게임 명가 재건 외치는 한빛소프트
오디션으로 유명한 한빛소프트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신사업에 매우 적극적인 회사다. 오디션이라는 든든한 캐시카우가 있긴 하지만, 캐주얼 장르의 한계로 인해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몇 년전부터 게임 뿐만 아니라, 교육, 건강, 드론, 블록체인까지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빛드론을 설립하고, 취미용 제품 분야 뿐만 아니라 농업용, 산업용, 드론 교육 분야까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브릴라이트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 한빛소프트의 2019년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게임 산업 외에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작년 대비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전체 매출이 398억원이었지만, 2019년 3분기까지 349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어는 모습을 보였다. 4분기 성적이 아직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작년 매출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성과는 주력 수입원인 오디션과 오디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클럽 오디션 등에서 272억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고, 교육, 드론, 블록체인 등 게임 외 사업도 77억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9.3%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015년만 하더라도 한빛소프트의 게임 매출 비중은 98%였지만, 2019년은 3분기 누적 기준 78%까지 낮아졌다.
다만, 가장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던 블록체인 사업 분야는 아쉬움이 있다. 다양한 사용처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MOU를 체결하고, 메인넷에 전용 전자 지갑을 선보일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전세계적인 불황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 비트포렉스에서 거래 중인 브릴라이트의 시세는 0.00338754 달러 정도다. ICO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절반 이하로 하락한 수치다.
브릴라이트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한빛드론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신사업 부분에서 이만큼 성과를 내는 것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한빛소프트는 최근 한빛드론에 추가 출자를 진행하면서 드론사업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게임 사업 부분은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성장중이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 오디션과 클럽 오디션이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두면서 꾸준한 수익원이 되고 있긴 하지만, 신규 매출원 발굴이 지연되면서 매출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빛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게임 라인업을 보면 오디션, 클럽 오디션, 에이카,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으로 지난 2017년에 출시된 클럽 오디션을 제외하면 전부 할아버지 게임 소리를 들을만한 게임들이다.
신규 IP 확보를 위해 한빛소프트 일본 법인 한빛유비쿼터스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선보였던 하가네 오케스트라는 지난 2018년에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채널A의 인기 예능 도시어부 IP를 활용해 만든 도시어부M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VR 분야도 나름 투자가 있었지만, 기대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망 중이다. 위 게임들이 잘 됐으면 게임 사업과 신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됐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게임보다는 신사업 분야에 더 힘을 쏟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다.
한빛소프트 김유라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다양한 신작으로, 다시 게임 명가 재건을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이니까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하더라도, 다크에덴M, 로한M, 에오스 레드 등의 놀라운 선전에 많은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국지난무, 퍼즐오디션은 올해 상반기 출시가 확정된 상태이며, 그라나도 에스파다 모바일, 엣지 오브 크로니클, 미공개 TPS 장르 1종 등도 준비 중이다.
특히, 상반기 출시를 위해 최근 프리미엄 테스트를 진행한 삼국지난무는 스퀘어에닉스에게 개발비를 투자받아 개발한 게임으로, 전통적으로 ARPU(일인당 결제금액)이 높은 장르인 장수 수집형RPG에 실시간으로 부대를 지휘하는 시뮬레이션형 전투를 더해 기대감이 높다. 마찬가지로 상반기 출시될 예정인 퍼즐 오디션은 오디션의 특유의 리듬액션에 3매치 퍼즐을 더했으며, 다른 이용자들과 대결 요소도 넣었다.
현재 발표된 5종의 게임 중 올해 출시가 확정된 것은 삼국지난무와 퍼즐오디션 뿐이지만, 나머지 게임들도 빠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 초 정도면 정식 출시 버전에 근접한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홍민균 CFO의 말에 따르면 이미 발표된 5종의 게임 외에도 20여종의 게임을 검토 중이다. 오디션 덕분에 캐주얼 게임 회사 이미지가 강하지만, 게임성만 좋다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모바일 외에도 에이카, 위드FC, 탄트라 등 모바일 버전 출시를 고려해볼만한 IP도 많다. 내부에서 개발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외부 개발사까지 폭넓게 고려 중이다. 김학규 대표로 유명한 IMC게임즈도 한빛소프트가 2대 주주로 적극 협업 중인 만큼, 신작 퍼블리싱 가능성도 열려 있다. 주요 수익원인 클럽 오디션은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며, 오디션은 그래픽 업그레이드로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판호 문제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클럽 오디션의 중국 진출도 기대해볼만 하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최근 첫 사원 출신 임원으로 화제가 된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정진호 CTO 덕분에 내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현장을 잘 아는 현직 개발자 임원이 모든 부분에 직접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있으며, 한빛소프트도 개발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인센티브 강화를 약속하면서 노력한 만큼 성과를 가져갈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드론, 교육, 헬스케어 등 신사업 분야 역시 계속 도전한다.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한빛드론은 자체 연구소를 신설하고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브릴라이트는 재단 형태로 분리시킨 상태이며, 남미 진출 및 게임 서비스 확대로 계속 기회를 엿볼 계획이다.
홍민균 CFO는 기존 사업 중 부진한 것들도 있긴 하지만, 회사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으며, 이미 손실분을 다 반영시킨 상태이기 때문에, 2020년 사업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소프트의 모회사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상장 계획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현재 오디션 서비스 외에 삼국지난무, 퍼즐 오디션, 그라나도 에스파다 모바일을 개발 중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늘어난 자금을 재투자해 더욱 더 확실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예비 심사에 감리 과정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이미 철저하게 내부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며, 상반기에 준비 중인 게임이 성과를 낸다면 속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한빛소프트 입장에서도,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도 상반기에 선보일 신작들의 성공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