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손으로 즐기는 전략, 모바일로 영역 넓힌 미니막스 타이니버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 스팀을 통해 전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구글, 애플 스토어만큼이나 전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스팀의 유통망을 활용해 인지도를 올리고, 다른 플랫폼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PC 플랫폼은 모바일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며, 스팀이 개발 자금이 부족한 인디 게임사들을 위해 준비한 베타 서비스인 스팀 얼리엑세스를 활용하면,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 게임 완성도를 올린 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어 해외는 물론, 국내 개발사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블랙서바이벌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은 넵튠의 자회사 님블뉴런은 실시간 전략 디펜스 장르인 미니막스 타이니버스(이하 미니막스)를 선보이면서 스팀 얼리엑세스를 활용했다. RPG 장르가 강세인 한국 시장보다는 전략 장르가 강세를 보이는 북미, 유럽 시장을 직접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또한, 1년간 스팀 얼리 엑세스를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린 후, 정식 버전을 출시하면서 모바일 버전까지 같이 출시하고, PC와 모바일의 크로스 플레이를 통해 이용자들을 늘려가는 정석적인 코스를 밟아가고 있다.
스팀 얼리엑세스를 통해 이미 경험해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미니막스는 에일라이와 크뤠아로 나뉜 두 소인국 간의 전쟁을 소재로 한 실시간 전략 디펜스 장르로, 여러 가지 유닛을 소환해 상대 진영의 본진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1:1 PVP 중심의 게임이다.
RPG 만큼 신작이 많은 장르는 아니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 초창기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판다독스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클래시 로얄, 최근 넷마블이 출시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매직 마나 스트라이크까지 꾸준히 신작이 나오는 모바일 대표 장르 중 하나다.
이미 경쟁작들이 많은 상황에서 님블뉴런이 선택한 차별화 포인트는 이용자가 소인국의 전쟁에 직접 관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환수을 소환할 때마다 이용자의 손이 화면에 노출되며, 다양한 마법을 사용하거나, 소환수의 위치를 변경할 때도 손이 등장해, 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물론, 다른 게임들도 손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 신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긴 하다. 대표적으로 클래시로얄만 봐도 유닛의 소환 위치를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마법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미니막스 타이니버스는 주먹으로 상대 소환수를 직접 공격하거나, 손으로 상대 유닛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등 손을 직접 사용하는 조작을 좀 더 부각시켰다. PC 버전에서는 손의 역할을 마우스가 대신했지만, 모바일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활용하기 때문에 PC버전보다 더 손맛이 강조된 느낌이다.
다른 게임들과 달리 전장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바둑이나 체스처럼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전장에 관여하고 있는 참여자 입장에서의 시야 제한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이미 1년간 스팀 얼리엑세스를 진행하며 게임성을 업그레이드시킨 원작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덕분에 완성도도 뛰어나다. 두 진영의 특징을 살린 개성 넘치는 소환수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캐릭터 꾸미기, 심지어 게임 화면에 등장하는 손 모양까지 꾸밀 수 있는 등 이것저것 즐길거리를 많이 만들어뒀다. 북미, 유럽 시장을 겨냥해서 만들다보니 국내 이용자 입장에서는 그래픽에서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으나,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세세한 곳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용자들과의 대결 중심의 게임들이 모두 그렇듯, 이 게임 역시 고인물들과 신규 이용자의 격차가 심한 편이다. 아무래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게임은 아니다보니, 몇판 하다보면 오래 즐겼던 이들을 만나서 패배의 쓴맛을 보게 된다. 이용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이니, 이번 모바일 버전 출시를 계기로 입소문이 나서 더 많은 이들이 미니막스의 매력에 빠지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