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0] 킹스레이드 문화를 만들어가는 베스파
지난 2017년에 선보인 모바일 수집형RPG 킹스레이드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주목받은 회사가 된 베스파는 2018년말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2019년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이전에 단일 IP로 코스닥에 입성했던 회사들이 대부분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킹스레이드 하나뿐인 베스파도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킹스레이드의 글로벌 성과를 높게 평가받아 2018년에 코스닥에 입성한 유일한 게임사가 됐다.
다만, 주식 시장의 평가는 베스파가 기대했던 만큼 긍정적이지 못했다. 공모가 3만5000원으로 시작한 베스파의 주식 가격은 1년이 지난 지금 1만2000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하나뿐인 수익원에 대한 위험을 더 크게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베스파의 2019년 매출을 보면 킹스레이드 하나로는 불안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3분기까지의 성적을 보면 매출은 815억, 지출은 600억으로 215억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2019년은 같은 기간 동안 매출 731억, 지출 834억으로, 1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새로운 신작 준비를 위한 인원 충원으로 지출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3분기에 킹스레이드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베스파는 9월에 소울웨폰 업데이트 이후 주력 시장인 일본, 미국, 유럽에서 매출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만큼, 4분기에는 매출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킹스레이드 매출에만 의존하면 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2, 3분기 연속 적자에 주가도 많이 하락하면서 외부적으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회사 자체가 불안하다고는 볼 수 없다. 상장 이후 확보된 금액으로 인력을 확충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으며, 김진수 대표의 지분률이 32.43%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회사 구조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상장하자마자 검은사막 모바일로 엄청나 성과를 거둔 펄어비스처럼 엄청난 신작을 선보였다면 최고였겠지만, 단기간에 급성장한 회사들이 모두 그렇듯, 베스파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내부 정비 시간이 필요했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를 준비하던 3년 전만 하더라도 미래를 알 수 없는 영세한 스타트업이었다.
베스파 이원석 이사의 말에 따르면 현재 베스파는 넥사이팅, 봄버스, 하이브, 슈퍼콜로니, 코쿤게임즈 등 여러 자회사를 통해 다수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현재 공개된 것은 지난해 4월에 인수한 코쿤게임즈에서 개발한 모바일 전략 게임 임모탈즈와 베스파의 일본 법인 하이브가 산리오와 계약하고 개발 중인 넷플릭스 IP 애니메이션 어그레시브 레츠고 뿐이지만, 전략 디펜스RPG, 퍼즐 등 다양한 장르로 올해만 6종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으로만 신작을 준비 중인 것이 아니라, 킹스레이드 세계관의 스핀오프 신작들을 PC, 콘솔 플랫폼으로 준비 중이며,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상장에 성공한 회사답게 대부분 국내보다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이다. 실제로, 코쿤게임즈는 개발 중인 신작 임모탈즈의 소프트런칭을 북미, 유럽에서 먼저 진행했으며, 이후에도 북미, 유럽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전략 게임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 인원의 소규모 프로젝트 상태에서 알파 타입을 개발한 후 내부 기준을 통과하고 나면 인원과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개발 자금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원석 이사는 “개발 방향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는 초기부터 자금과 인력을 많이 투자했다가 프로젝트가 늘어지기 시작하면 경영진에게 질책당하지 않기 위해 보고 위주로 개발 방향이 변질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베스파는 프로젝트의 규모와 상관없이 재미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개발 중간에 방향성이 달라지면서 개발 기간과 개발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킹스레이드에 대한 투자도 더욱 강화한다. 서비스 초창기에 인력과 기술 부족으로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들이 지난해 한꺼번에 터지면서 약간의 위기가 있었지만, 위기를 기회삼아 문제됐던 것들을 하나둘 해결하고, 필요없는 부분들을 과감히 덜어내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킹스레이드 세계관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작업도 진행한다. 지난해 인기 아이돌 그룹 드림캐쳐와 협업을 통해 킹스레이드 세계관 기반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말에는 일본에서 킹스레이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게임 홍보를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킹스레이드가 게임을 넘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작업 중이다.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활용하기는 하지만, 애니메이션만의 새로운 모습도 다수 추가했으며, 이를 위해 영화쪽 시나리오 작가들을 다수 참여시켰다. 성우진도 인지도보다는 캐릭터들을 잘 살릴 수 있는 연기력을 위해 오디션 중심으로 선발했다.
이원석 이사는 “이제는 게임과 문화콘텐츠를 구분하는게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단적으로 라이엇게임즈의 K/DA를 보면서 흥분돼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형식적인 콜라보레이션은 팬들도 원하지 않는다. 킹스레이드가 새로운 문화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웹툰, 웹소설 등 과감한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킹스레이드 세계관을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 PC, 콘솔 플랫폼으로 준비 중인 킹스레이드 스핀 오프 게임들은 개발 난이도가 있는 만큼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수는 없지만, 킹스레이드 리마스터 개념의 대규모 시즌 업데이트도 계획 중이다.
이원석 이사는 “베스파가 더욱 탄탄한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작품성으로 계속 언급되는 그런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콘솔에서도 자랑할만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전천후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