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은 서포터가 하세요" 와디즈, 오락실 게임기 펀딩 예고 '논란'
- 와디즈 휴대용 오락실 게임기 펀딩 예고
- 저작권 위반 문제는 서포터에 전가
- 에뮬레이터 상업적 사용 라이선스 위반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추억의 오락실 게임기의 펀딩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펀딩 업체가 불법 논란이 있는 부분은 서포터에게 전가하고, 에뮬레이터의 라이선스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디즈는 지난 20일 휴대용 오락실 게임기의 펀딩 알람 페이지 오픈을 알렸다. 펀딩의 주체자는 ㈜로빈네트웍스의 게임전문 브랜드 팩트프라이스다. 팩트프라이스 측은 이번 펀딩이 휴대용 레트로 게임기 'GKD350H'의 국내 독점 론칭이라고 밝혔다. 해외 제조사와 정식 총판을 맺은 한국 독점 유통사라는 설명도 더했다.
또한, 해외사이트를 통한 직구 방식은 사후 지원(AS)을 받을 수 없지만, 와디즈 펀딩을 통한 제품에 한해서 AS를 지원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보다 메모리도 확장했고, OS의 직접 수정, 버튼 교체, KC 인증 등 유사 및 모조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고 제품을 알리고 있다.
다만, 이번 휴대용 게임기기에는 게임이 내장되어 있지 않다. 서포터가 직접 게임을 넣어야 한다. 에뮬레이터 자체가 불법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지만, 롬(ROM)형태로 게임을 추가해 게임을 즐기는 것은 위법 논란이 있다. 물건은 팔지만, 저작권 관련 위법 논란이 있는 부분은 서포터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에뮬레이터는 자신이 보유한 게임의 롬을 직접 추출해 사용하는 정도가 마지 노선으로 여겨진다. 개인들도 CD로 발매된 제품의 경우 롬 추출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하지만, 펀딩 페이지에서 설명한 과거 오락실 게임 스트리트파이터, 삼국전기 등 게임을 즐기려면 오락실 기판에서 롬을 추출해야 사용해야 한다. 일반인 수준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국내에서 유사한 저작권 문제도 있었다. SNK는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유통 중인 불법 에뮬레이터 기기 판매업자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바 있다. 자사 게임이 포함돼 유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펀딩 예정인 'GKD350H'의 경우 게임기의 OS를 직접 수정하고 업그레이드 했다. 팩트프라이스 측은 이번 제품을 준비하며 펌웨어를 한국어화하고 총 5개의 에뮬레이터를 추가해 더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추가한 에뮬레이터 '파이널번 네오'의 라이선스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널번 네오'는 라이선스를 통해 판매나 임대 등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 일본의 대형 게임사 캡콤의 경우도 '파이널번 네오'의 전신인 '파이널번 알파'로 게임 기통을 제작해 작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무소식이다.
네티즌들도 "이거 불법 아닌가요? 게임을 넣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소비자가 불법으로 게임을 넣어라 이건가요?", "예시로 보여주고 있는 게임들도 저작권 해결이 안 됐으니 포함 못 하는데 추후에 넣는 방법을 알려주신다고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와디즈 관계자는 "확인 후 답변을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으며, 오후 2시경 "해당 펀딩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추가 상황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