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0]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플랫폼 다변화를 노리는 네오위즈
엔씨, 넷마블의 엄청난 성적으로 인해 주목을 못 받고 있긴 하지만, 네오위즈도 최근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한 때 국내 최상위권 퍼블리셔로 이름을 날리다가, 피파온라인2의 계약 종료, 그리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750억 대작 블레스의 부진으로 인해 6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으나, 피망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의 안정적인 수익과 자회사 겜프스에서 선보인 모바일RPG 브라운더스트의 해외 흥행에 힘입어 2018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네오위즈의 실적 변화를 살펴보면 2012년 매출 6753억원을 기록한 뒤, 2013년 매출 4429억원, 2014년 2010억원, 2015년 1901억원, 2016년 1910억원, 2017년 1740억원으로 계속 하락세였으나, 2018년에 2155억원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며, 2019년도 전년 대비 18% 증가한 매출 25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이 같은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웹보드 게임의 안정적인 수익과 플랫폼 다변화 노력 덕분이다. 남들보다 먼저 모바일 진출을 시도해 모바일 웹보드 시장을 장악한 피망 포커는 결제 한도가 초기화되는 매월초마다 10위권에 올라오면서 흥행 게임을 가리는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정책 변화로 그동안 막혀 있던 애플 앱스토어에도 진출했으며, 모바일과 PC 이용자들이 크로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 통합 작업으로 이용자 기반이 대폭 확대되면서 더욱 더 든든한 매출원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2018년부터 해외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자회사 겜프스의 브라운더스트와 함께 2019년에 새롭게 선보인 킹덤 히어로도 일본에서 성과를 거뒀으며, PS4로 선보여 호평받았던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를 스팀으로 옮긴 디제이맥스 리스펙트V도 호평받으면서, 모바일과 콘솔, 스팀을 통한 글로벌 진출까지, 현재 시장 트렌드에 가장 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지만, 레드덕의 파산으로 주인이 없어진 아바 IP를 가져오면서 큰 부담없이 영향력 있는 자체 IP를 하나 더 늘렸으며, 일본에서 검은사막, 아키에이지, 붉은보석 등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자회사 게임온도 나름 대어라고 할 수 있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일본 서비스 권한을 확보하면서 2020년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현재 네오위즈의 자체 개발 게임 비중은 지난해보다 6% 늘어난 77%로 상승하면서, 퍼블리셔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보다 매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훨씬 더 안정적인 회사로 변모했다. 블레스의 실패가 뼈 아프긴 했지만, 거기서 얻은 교훈 덕분에 위험도가 높은 대형 게임을 지양하고, 마니아 층을 노린 소규모 라인업을 확대하는 식으로 회사 구조를 변화시킨 것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 때 선보였던 삼국대난투 등 모바일 캐주얼 게임들과 야심차게 추진했던 포트나이트와 레인보우식스 PC방 서비스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하나, 원래부터 비중이 큰 사업이 아니었던 만큼, 상승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2020년을 맞이한 네오위즈는 2019년의 사업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다른 게임사처럼 눈에 띄는 대형 게임을 준비 중인 것은 아니지만, 자회사 네오위즈플레이스튜디오를 통해 보드 게임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면서, 모바일, 콘솔, 스팀 등으로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인디 게임 라인업을 다수 확보하면서 스팀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젤리스노우스게임즈의 메탈 유닛, 사우스포게임즈의 스컬 등을 스팀 얼리엑세스로 선보였으며, 과거 텀블벅에서 아미 앤 스트레티지:십자군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플레비 퀘스트 : 더 크루세이즈도 곧 스팀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싱글 플레이 위주의 게임인 만큼 배틀그라운드 같은 기적을 바라기는 힘들다. 다만, 예전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기대가 높았던 개성적인 게임들인 만큼, 요즘처럼 모바일 확률형 게임들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네오위즈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확률은 높지 않지만, 다키스트 던전이나, 돈스타브처럼 인디 게임 하나로 전세계에 이름을 날리는 개발사로 성장하는 사례가 한국에서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이 외에도 1월에 출시한 방치형RPG 위드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골프챌린지 등 다양한 모바일 신작을 준비중이며, 아픈 손가락인 블레스 IP도 오는 3월 12일 XBOX ONE 플랫폼으로 개발한 블레스 언리쉬드, 그리고 조이시티가 선보이는 블레스 모바일, 룽투코리아가 선보이는 블레스 이터널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결과가 아쉽기는 했지만 인지도는 충분히 높은 IP이고, 로열티 매출이 바로 영업이익으로 잡히는 만큼, 신작들이 힘을 낸다면 네오위즈의 든든한 자산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올해도 전반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지만, 한가지 불안 요소를 꼽자면 주력 매출원이라고 할 수 있는 브라운더스트가 올해 4월이면 4년차에 접어든다는 점이다. 수집형RPG 중에서 가장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개성적인 게임이긴 하나, 수집형 RPG 장르는 과거 세븐나이츠, 오버히트 등 많은 게임들이 그랬던 것처럼 서비스 연차가 길어지면 성장 피로도로 인해 최상위 이용자들만 남으면서 하락세로 전환하기 마련이다. 겜프스도 이용자들의 플레이 현황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게임의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대규모 업데이트는 물론, 슬슬 신작에 대한 고민도 시작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네오위즈의 관계자는 “올해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로 인해 실적 향상이 기대되고 있으며, 자체 IP 게임들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 해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