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 게임 다운로드도 한세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려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등으로 실내 생활이 늘면서 와이파이나 광대역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터넷 분석 업체 브로드밴드 나우는 미국 주요 도시 200 중 88개 도시의 인터넷 속도가 느려졌다는 리포트를 발표했다. 3월 14일까지 데이터와 3월 15일부터 21일까지 데이터를 비교했다. 텍사스 오스틴 등의 지역에서는 기존보다 40% 이상 속도가 줄었을 정도다.
유럽은 더 난리다. 교민들은 가족들과의 인터넷 영상통화도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죽하면 EU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에 화질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유튜브, 아마존도 더 많은 이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유럽에서 스트리밍 품질 낮추기에 동참했다.
이러한 트래픽 관리는 게임 시장도 마찬가지다.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CEO는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를 통해 유럽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와 협력하여 전체 인터넷 커뮤니티의 액세스를 유지하기 위해 다운로드 트래픽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한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이런 상황 때문일까. 국내 게이머도 게임 다운로드에 세월이 걸린다며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원(윈도우 스토어), 닌텐도, 스팀 등 많은 게임 플랫폼에서 게임 다운로드 속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PSN(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 등 일부 서비스 경우 미국에 관리 서버를 두고 있어 게이머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국내의 경우 해외와 달리 일시적인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초대형 기대작들이 연달아 발매되면서 트래픽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게임 '월드워Z'를 무료배포한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경우 지난 27일 일시적으로 스토어 마비 상황을 겪기도 했다.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24일 코로나19로 인한 인터넷 등 통신 트래픽 증가 현황을 점검하고 논의 한 바 있다. 3월 인터넷 트래픽이 최고치 기준 1월 대비 13%가량 증가했지만, 아직 사업자들이 보유한 용량의 45%~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장석영 2차관은 "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전체적인 망 용량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국지적,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증가해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주고, 장애 발생 시 정부와 신속히 상황을 공유해 대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콘솔 게임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서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고 받은 바는 없으며, 개인의 와이파이 상황 등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터넷망 점검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