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묘해지는 2020년 GOTY 행방
2020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과 오랜 시간 애타게 기다려온 대형 신작들의 출시가 예고된 2020년은 게임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코로나 19 사태가 전세계를 휩쓴 영향으로 유명 게임쇼의 개최가 잇따라 취소되고, 발매가 늦춰지며, 이렇다 할 정보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AAA급 게임의 격돌로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 이하 ‘GOTY’)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며, 2020년 ‘GOTY’ 기상도가 묘하게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0년 등장할 게임 중 올해의 게임 후보로 가장 유력한 작품은 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2’(이하 ‘라오어2’)였다.
2013년 등장해 단일 게임으로 모든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GTA5’를 꺾고 올해의 게임 최다 수상작이 된 ‘라스트 오브 어스’의 후속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출시 전부터 영상 하나, 스크린샷 하나가 공개될 때마다 게이머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명실공히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더욱이 전편의 주인공인 엘리가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해 아버지와 다름없는 조엘의 사망을 암시하는 대사가 등장한 것은 물론, 전작보다 강력해진 그래픽과 더욱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인 데모가 등장해 더욱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너티독의 내부 직원이라고 밝힌 한 유저가 유튜브에 본편으로 추정되는 영상 전체를 업데이트 한 뒤 게임은 엄청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서 유출된 ‘라오어2’의 스토리는 주요 인물의 어이 없는 사망과 수 많은 게임을 망가트린 PC(정치적 올바름)의 분위기가 강하게 풍겼기 때문.
해당 영상에 대한 진위여부 논란도 일었지만, 소니 측에서 갑자기 ‘라오어2’의 출시일을 앞당기며, 유출 영상이 사실상 게임 본편이라는 의혹은 더욱 커진 상황. 다행히 최근 공개된 프리뷰를 통해 발전된 그래픽과 성장한 엘리가 펼치는 액션의 재미가 더욱 극대화 된 것으로 나타 게임의 재미 요소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미 많은 게이머들이 불매를 선언한 상황에서 ‘라오어2’는 흥행은 성공하겠지만, 올해의 게임 수상 여부는 타 게임들 보다 불투명 해진 모양새다.
23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등장한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이하 파판7 리메이크)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다. 지난 '파판7 리메이크'는 1997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되어 전 세계 1,260 만 장 이상 판매된 명작 RPG '파이널판타지7'의 주요 스태프가 주축이 되어 선보인 작품이다.
특히, 원작의 캐릭터를 현대로 완벽히 구현한 캐릭터 모델링과 역대 파판 시리즈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수준급의 액션 콘텐츠 등 기대에 걸맞는 퀄리티를 보여주며 출시 3일만에 350만 장의 판매량을 올릴 만큼 이름값 다운 판매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더욱이 이 모든 실적이 아직 PS4 독점 상황에서 올린 수치라는 점에서 오는 2021년 3월 PC 버전의 발매 이후에는 약 2배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할 예상되는 상황. 이처럼 높은 판매량을 예고하고 있는 ‘파판7: 리마스터’이지만, 전작과 비교해 너무나 짧은 게임 볼륨이 발목을 잡고 있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파판7: 리메이크’의 분량은 냉정하게 원작 CD 1장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스퀘어에닉스 역시 리메이크를 발표하면서 여러 속편으로 출시한다고 언급했지만, 시리즈의 서장을 여는 1편의 분량이 너무나 짧았으며, ‘비포 크라이시스’, ‘크라이시스 코어’ 등 파판7의 외전들도 이번 리메이크의 정식 스토리에 넣을 것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DLC와 속편이 등장할지 게이머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전설의 악마 사냥꾼 둠슬레이러를 내세운 ‘둠 이터널’은 안티 치트 프로그램이 발목을 잡았다. 2016년 리부트에 성공한 '둠'이 후속작 '둠 이터널'은 큰 고민 없이 눈앞에 있는 악마들을 물리치고 더 강한 무기를 확보해 악마들을 물리치는 재미를 더욱 극대화하여 엄청난 호평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온라인 플레이에서 치트 프로그램 이른바 ‘핵’을 잡겠다고 도입한 안티 치트 프로그램 ‘데누보’가 설치 PC에 각종 오류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물론, 과도한 권한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어 게이머들이 불매 운동까지 벌이는 등 엄청난 이슈를 낳았다.
현재 해당 안티 치트 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삭제되었지만, 여전히 둠 이터널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며, 비슷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된 라이엇의 신작 발로란트의 ‘뱅가드’가 함께 언급되며, 좋지 않은 사례로 남기도 했다.
이처럼 기존 기대작들이 여러 이슈로 흔들리는 가운데, 오는 9월 17일로 출시일을 연기한 CD 프로젝트 레드의 ‘사이버 펑크’가 유력한 ‘ GOTY’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출시 연기 계속한 게임 치고 명작 없다”는 속설도 무시할 수 없다는 여론이 서서히 퍼지는 중이다.
더욱이 ‘북유럽으로 간 아싸시노’라는 엄청난 소재를 들고 나온 어쌔신크리드의 신작 '어쌔신크리드 발할라'가 올해 연말 깜짝 출시를 예고했고, 헤일로 시리즈의 명운을 건 ‘헤일로 인피니티’와 마찬가지로 시리즈의 명운을 건 ‘와치독스 리전’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연말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
과연 기존 기대작들의 의외의 이슈와 급작스레 기대작으로 떠오른 신작들의 역습 등 2020년 ‘GOTY’ 라인업의 기상도가 묘하게 변하는 가운데, 2020년 연말 시즌 마지막에 웃는 게임은 무엇이 될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