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이 아직도 살아있어?' 20년째 몰래 서비스 중인 게임들
PC 온라인 게임의 태동과 스마트폰의 출몰, 그리고 현재의 모바일 게임시장까지. 2000년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게임 시장은 늘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시장 트렌드가 바뀌어가던 한국 게임 시장에, 수백 수천 개의 게임들이 사라진 것도 사실. 하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위치를 잡으며 15~20년의 추억을 머금고 묵묵히 서비스를 해온 게임들도 있다.
철 모르고 게임을 즐기던 청소년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의 부모가된 지금, 세월의 흐름을 딛고 여전히 서비스 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은 어떤 게 있을까. 본지에서 짚어봤다.
< 메틴온라인>
2000년 2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메틴온라인'. 이미르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 중이었던 이 게임은 2011년도에 웹젠(대표 김태영)에서 이미르를 인수하면서 현재 웹젠에서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게임은 2000년초 MMORPG 대세 트렌드였던 중세풍의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쿼터뷰 그래픽 방식에 높은 타격감, 편지 형태의 퀘스트, 안정적인 서버 등이 주목받아 매니아층의 큰 지지를 받았다.
올해로 20년을 맞이한 '메틴' 서비스는 과거와 같은 생동감 있는 모습은 아니다. 서버 통합 등으로 과거의 캐릭터들이 삭제되어 홍역을 치룬 적도 있고, 또 매크로 프로그램의 기승으로 아예 자동사냥 시스템을 탑재하기도 했다.
다만 웹젠에서는 지난 2019년 8월에 클랜 던전 '시련의 사원'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메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요즘 PC온라인 게임이 모바일화되는 트렌드에 맞춰 현재 모바일 버전에 대한 작업도 진행중이다.
후속작인 '메틴2'는 국내가 아닌 유럽에서 한 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승승장구했으며, 지금까지 유럽에서 서비스 중으로, 웹젠은 '메틴온라인'과 '메틴2'가 1분기 글로벌 합산으로 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러브비트>
2008년 10월9일 서비스를 시작하여 올해로 13년차를 맞이하는 '러브비트'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에서 서비스 중인 댄스음악 게임이다.
런칭 때부터 빅뱅, 비, 씨야, 에픽하이 등 인기있는 가수들의 최신 곡 250여 곡을 수록했던 이 게임은 당시 대세 음악 게임이었던 '오디션' 다음으로 인기 있던 게임으로 손꼽힌다.
1/4박자로 나뉘어진 키노트를 박자에 맞춰 각각 따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경쾌감을 더한 것도 장점이며 여성 게이머가 많고 커플 빈도도 높아 게시판의 활동도 왕성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에도 '러브비트'는 '여름 햇살을 막아줄 모자 코디', '이른 더위를 날려보낼 반팔 코디' 등 시기에 맞는 다양한 스타일 콘테스트로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외치기', '한줄문자' 등의 게임 아이템을 선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스타일콘테스트 이외에도 매월 홈페이지 이벤트 게시판을 통해서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 아이모>
지난 2006년에 피처폰 버전으로 처음 선보인 국내 최초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인 '아이모'는 피처폰 시절 당시 아기자기한 그래픽, PvP(게이머간 대결), 파티 플레이 등 안정적인 MMORPG의 생태계를 구현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는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살인적인 시절로, 개발사인 컴투스(대표 송병준)는 KT 등 이동통신사와 데이터 정액제라는 특단의 환경으로 피처폰 시절부터 크게 각광받았다.
이후 스마트폰이 도입되어, '아이모'도 2010년에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스마트폰 버전을 출시되었으며, 2012년에는 스마트폰 한국 서버를 오픈했고 소셜 게임이 강세를 거두는 와중 앱스토어 최고 매출 게임 9위,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앱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현재까지도 15년에 걸쳐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서비스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7월에 던전 보스 '바슬라프'를 새롭게 등장시키고 길드원 간의 협력 및 공략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컴투스는 올해에도 초대형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시즌을 열 것이라 자신하는 컴투스 측의 의지에 따라 '아이모' 게이머들은 올해에도 새로운 콘텐츠들을 대거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 젬파이터>
니모닉스(대표 김경완)가 개발하고 2006년 2월13일에 그래텍에서 오픈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젬파이터'는 온라인 캐주얼 대전 액션 게임으로 당시 '겟앰프드'와 함께 양대 PC 액션 게임이라고 할만큼 인기를 얻었다.
특히 캐주얼한 그래픽과 쉬운 조작법은 당시 오락실 게이머들을 대거 PC 앞에 앉혀놓았고, 퀴니 등 게임방송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최고 동시접속자수 3만 명을 기록하는 등 당시 PC 게임시장에 캐주얼 바람을 불어온 장본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북미 지역에서 OGPlanet 등과 채널링 계약을 맺어 서비스되던 '젬파이터'는 2008년 경에 위메이드로 전세계 판권이 넘어가 서비스가 되다가 2014년부터는 자체 서비스의 길로 접어들은 상황이다.
현재 '젬파이터'는 밸로프에서 서비스 중이며, 김경완 대표 및 소수의 개발자들이 참여해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2020년 5월말로 다음게임 채널링도 종료된 상황. 다만 회사 측은 꾸준한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향후 모바일 게임 버전 출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거상>
'거상'은 '게임 임진록'을 제작한 HQ팀과 조이온이 합작하여 2002년 4월8일에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16세기의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속한 조선, 명나라, 일본의 각 상인들의 전략과 무역을 바탕으로 RPG의 특징인 레벨업과 경험치 획득뿐만 아니라 전략과 전술도 필요한 게임성으로 차별화에 성공하여 승승장구했다.
2006년에 파란 게임포털에서 채널링을 하기도 하고 2008년도에 조이온이 (주)에이케이인터랙티브에 운영권을 넘긴 후 '거상'은 현재까지도 에이케이인터랙티브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명은 '천하제일 거상'.
특히 소형 게임사의 게임이면서도 이 게임이 20년 가까이, 현재까지도 국내 PC 온라인 게임 순위 10~20위권에 안착하고 있다는 것은 이 게임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잘 말해준다. 특히 5월1주차에 10위안에 드는 저력을 보였다.
최근 불법 자동 프로그램이나 작업장 방치 등으로 이슈가 되면서 대형 커뮤니티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도 했지만 에이케이인터랙티브 측에서 '오토방지 시스템' 등 6개 개선사항을 발표하면서 수습되고 있는 상황이다.
< RF온라인>
'포트리스'로 유명한 CCR에서 5년간 80억 원을 들여 2004년 8월20일에 출시한 SF 장르의 MMORPG 'RF온라인'.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벨라토, 코라, 아크레시아 세 종족의 갈등을 담아낸 이 게임은 메카닉이라는 독특한 탈 것을 등장시켜 'RF온라인'만의 개성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CCR에서 직접 제작한 물리 엔진 'R3' 덕에 타 게임과 다른 감각의 플레이가 가능했다.
광산과 종족간의 전투 등으로 호평받으며 출시 한 달 만에 동시접속자 8만5천 명을 돌파한 'RF온라인'은 세가에 15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하기도 했으며 한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위협하며 대항마로 부각되기도 했다.
다만 2012년 1월16일에 내놓은 V1.5 확장팩이 아이템 가격 변동과 버그 노출, CCR의 운영 미숙 등으로 문제가 되었고, 이후 2012년 8월에 다음으로 서비스 이관하면서도 '오리지널 서버'를 오픈해야 하는 등 끊이지 않는 문제점에 노출되면서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게임이 되었다.
이후 'RF온라인'은 지난 2019년 11월19일로 다음에서 팡스카이(대표 지헌민)로 채널링 이관 작업이 진행되었고, 현재는 팡스카이에서 지난 3월부터 5월31일까지 2억 원 규모의 초대형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서비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또 동남아에서도 'RF온라인 리마스터' 버전이 새로 출시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 어둠의전설>
'어둠의전설'은 1998년 1월3일에 출시된 넥슨의 올드 PC 온라인 게임이다. '바람의 나라'에 이어 2번째 어르신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에 파티 사냥과 짜임새있는 퀘스트, PVP 배틀장, 놀이공원, 박물관, 채집과 낚시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구비되어 인기를 얻었던 '어둠의전설'은 극 초창기인만큼 정액제로 서비스 되었다가 2005년 8월부터 부분유료화로 전환됐다.
이후 넥슨의 수많은 PC 온라인 게임의 흥망성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서비스가 진행되던 이 게임은 버그와 핵의 남용, 극악의 사망패널티, 아이템 내구도 등의 이슈로 조금씩 순위가 떨어지다가 201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업데이트가 거의 중단됐으며, 현재는 한 번씩 이벤트만 진행될 뿐 가사상태에 가까운 상태다.
다만 지난 2017년도에 넥슨 측에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고, 넥슨 내부에서도 넥슨의 산 역사를 입증해주는 게임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닫지 않을 분위기라고 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게임에 활력을 줄 이벤트나 업데이트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