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으로 돌아갔나? 친숙한 이름으로 가득한 모바일 게임 시장
다양한 신작들이 쏟아지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IP 열풍으로 인해 2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분명 2020년이고, 국내 대형 게임사는 물론, 중국 등 해외 게임사들의 공습까지 이어지면서 매일 새로운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매출 순위권에 올라 있는 게임 제목만 보면, 이게 모바일 게임 순위인지, 20년전 PC방 순위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다.
리니지M, 뮤 아크엔젤 등 기존 IP 게임 강자들이 여전히 순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등장하는 IP 게임들도 원작 팬들의 성원 덕분에 상위권에 합류하고 있어, IP 게임들이 상위권을 독차지하는 모습이 올해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 순위에서 20년전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1등 공신은 단연 리니지M이다. 지난 2017년 6월에 출시돼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심지어 올해 초 리니지2M이 잠시 흔들렸을 때는 다시 1위로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출시된지 3년이나 지난 게임이, 그것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MMORPG 장르에서 이 정도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최근에는 서비스 3주년 기념한 다양한 이벤트와 업데이트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클래스 광전사부터 매년 리니지M 이용자들을 설레게 하는 TJ’s 쿠폰 등 다양한 소식이 쏟아지고 있어, 1위에 올라 있는 리니지2M이 긴장해야 할 분위기다.
특히 김택진 대표가 직접 나서서 21년전 리니지를 처음 서비스 했을 때의 추억을 재현하기 위해 단 하나의 서버에서 모든 이용자가 함께 하는 마스터 서버를 선보인다고 해서 기대감을 더욱 끌어 올리고 있다.
그 뒤를 잇고 있는 뮤 아크엔젤이나, 배틀로얄 콘텐츠 도입으로 주목을 받은 A3 스틸 얼라이브 같은 게임들도 있지만, MMORPG 시대에 반기를 드는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의 도약도 리니지M의 순위 유지력 만큼이나 시선을 끌고 있다.
캐주얼 레이싱 게임인 만큼, MMORPG 장르와 직접적인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지금 구글 매출 7위를 꾸준히 지키면서 상위권에 안착했다. 과거 PC에서 즐기던 카트라이더를 모바일에서도 똑같은 감성으로 즐길 수 있으며, 무리한 과금 유도 없이 가볍게 즐기기 쉽게 만든 덕분에 원작 팬들의 호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이 자체 IP를 활용해 야심차게 선보인 스톤에이지 월드의 선전도 눈에 띈다. 국내 모바일MMORPG 시장은 성인 취향의 하드코어 스타일의 게임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지만, 스톤에이지 월드는 귀여운 공룡들을 앞세워, 대중적인 인기과 매출을 모두 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출시돼 전세계적으로 2억명이 즐겼던 원작의 명성에 걸맞는 모습이다.
넷마블 입장에서는 리니지2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 주력 게임들이 모두 외부 IP라는 약점이 있었지만, A3 스틸 얼라이브에 이어 스톤에이지 월드, 그리고 곧 출시될 마구마구 모바일까지 자체 IP 게임들이 선전하고 있어, 약점이었던 외부 IP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하반기 IP 게임 라인업도 화려하다. 금일(7일) 출시된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그라비티를 대표하는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그라비티 측은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그동안 등장했던 라그나로크 게임 중에서 가장 완벽하게 원작을 계승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라그나로크 IP 자체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미 라그나로크M:영원한 사랑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흥행성이 검증된 만큼, 라그나로크 오리진도 상위권 진입이 확실하다는 평가다. 18세 이상 성인 등급으로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예약 150만명을 확보한 상태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로한M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은 플레이위드은 씰 온라인 IP를 활용한 씰M을 선보일 계획이며, 웹젠은 R2 IP를 활용한 R2M, 썸에이지는 데카론 IP를 활용한 데카론M, 엔트런스는 DK온라인 IP를 활용한 DK 모바일, 한빛소프트는 루나온라인 IP를 활용한 루나 모바일과 그라나도 에스파다 IP를 활용한 그라나도 에스파다M 등을 준비 중이다.
상위권 자리는 어차피 한정적인 만큼 모든 IP 게임들이 그 자리에 올라설 수는 없겠지만, 과거 오랜 기간 즐겼던 추억을 가진 이들에게는 올해 하반기가 오랜만에 친숙한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반가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