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늘도 징징이의 집은 난장판이 됩니다 '스폰지밥: 비키니 시티의 전쟁'
언제나 해맑은 얼굴로 주변 인물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신작 비디오 게임 ‘네모바지 스폰지밥: 비키니 시티의 전쟁 리하이드레이티드'(이하 '스폰지밥: 비키니 시티의 전쟁')이 지난 6월 24일 한국에 정식 발매됐다.
PC, Xbox One, 닌텐도 스위치(PS4는 8월 발매) 버전으로 발매된 이 게임은 지난 2003년 발매된 동명의 작품의 리마스터 버전으로, 스폰지밥, 뚱이, 다람이 등 원작의 인기 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배경 역시 거의 척추반사급의 맥락없는 스토리로 무장한 스폰지밥의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는 게살버거의 비밀을 훔치기 위해 노력 중인 메인 빌런 '플랑크톤'이 만든 로봇이 고장을 일으켜 컨트롤이 불가능지고, 이를 막기 위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특히, 물건을 들어 옮길 수 있는 뚱이(별가), 유도 미사일과 볼링 공격을 할 수 있는 스폰지밥 등 캐릭터의 컨셉이 명확하여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한 액션 및 퍼즐이 게임 속에 가득차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액션도 준수하다. 게이머는 비키니 시티를 탐험하며 적은 물론, 보이는 모든 물건과 심지어는 시민까지 건드릴 수 있으며, 이중에서도 항상 뚱~한 표정으로 스폰지 밥을 바라보는 징징이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 수 도 있다. 때문에 스테이지가 종료된 후 되돌아 오게되는 지역에 위치한 징징이의 집은 항상 난장판이 되어버릴 정도로 오브젝트의 자율성이 높은 편이다.
게임의 진행은 2003년에 등장한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황금 뒤집개'와 '별'을 모아 신규 지역을 해금하고, 자금을 모아 다양한 서브 퀘스트를 해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스폰지 밥의 주 무대가 되는 비키니 시티의 모습이 매우 생생하게 다가와 원작을 본 이들이라면 "아 여기!"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다만 원작이 상당히 오래된 만큼 퍼즐과 전투의 난이도는 제법 높다. 17년전 당시로는 쉬운편이라고 생각됐던 퍼즐이 플레이 마다 살짝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이며, 일반 전투를 제외한 보스전 역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17년전 게임을 즐겼던 기자가 늙은 것인지, 아니면 요즘 게임들이 쉬워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자주 재도전을 해야 할 정도로 게임의 플레이가 쉬운 편은 아니었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번역이었다. 스폰지밥의 팬이라면 금세 알아차릴 만한 사건과 표현을 게임 속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번역 수준 역시 높아 게임 플레이의 맛을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한글 더빙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H2 인터렉티브에서 쏟은 한글화의 노력을 보노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스폰지밥: 비키니 시티의 전쟁'은 수준급의 액션과 다양한 퍼즐 콘텐츠 그리고 원작을 아는 이들이라면 정말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갖춘 작품이다.
물론, 적들의 패던과 종류가 다소 단순하고, 비슷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라쳇&클랭크나 마리오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무게감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폰지밥을 보기 위해 EBS를 시청했던 그 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스폰지밥: 비키니 시티의 전쟁'은 추억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