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신 모바일 게임에서 느끼는 레트로 감성. 가디언 테일즈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 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을 겨냥한 신작 가디언 테일즈를 오는 16일 출시한다.
가디언 테일즈는 도트 그래픽의 레트로 감성이 느껴지는 모바일RPG로, 던전 링크로 유명한 미국 게임 개발사 콩 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시되는 게임들은 대부분 국내 개발사 작품이거나, 중국, 일본 개발사 작품에 치중되어 있는 만큼, 다소 실험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게임 플레이도 매우 독특하다. 손맛을 살린 수동 전투 중심의 게임 플레이와 필드 내 각종 퍼즐 요소로 인해 과거 휴대용 게임기로 즐겼던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들을 연상케 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모바일 RPG 장르에서는 자동 전투가 거의 필수처럼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유행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모바일 RPG는 자동전투의 보편화로 인해 켜두기만 하면 알아서 크고, 이용자들은 돈을 써서 캐릭터를 강화하는 숫자 노름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자동 전투에 대한 비판적인 이들이 원하는 모범적인 게임성을 보여주겠다는 개발자의 포부가 느껴진다.
카카오게임즈가 사전예약 홍보 문구로 내세우고 있는 띵작 어드벤처라는 문구에서도 느껴지듯이 “이게 제대로 된 모험이고, 제대로 된 RPG다”라고 자랑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첫인상은 도트 그래픽의 레트로 마니아들을 노리는 지극히 평범한 수집형RPG처럼 보이지만, 플레이하면 할수록 도전적인 설계에 감탄하게 된다.
전투만 보면 최대 4인까지 파티를 구성한 후 가상 패드를 이용해 대표 캐릭터만 조작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싸우는 일반적인 모바일RPG 스타일이다. 무기 종류에 따라 액션이 완전히 달라지며, 당연히 적들의 공격을 보면서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 전투에서는 느끼기 힘든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단지 이것만이었다면, 순간이야 재미있을 수 있어도 결국 피로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지만, 콩 스튜디오는 전투의 비중을 좀 낮추고 퍼즐 요소를 강조하면서 왜 자동 전투를 배제하고 수동 조작을 강조했는지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모바일 RPG의 퀘스트라고 하면 “어디로 가서 몇 마리 잡아오세요”가 일반적이지만, 이 게임은 이런 지루한 노가다 요청 대신 진행 도중 막혀서 갈 수 없는 곳이 나타나면, 발판을 밟아서 길을 열고, 돌을 밀어서 장애물을 제거한 후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식의 게임 플레이를 구현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 휴대용 게임기로 즐기던 어드벤처 RPG를 추억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그냥 전투 중심으로 막 진행해도 스토리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숨겨진 장소에 배치되어 있는 특별 아이템들을 모두 획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도전의식을 느끼게 된다.
특히, 미로가 된 숲에서 같은 곳을 반복해서 돌다가 바닥에 떨어진 손수건 위치를 파악해서 올바른 길로 가야하는 것이나, 게임 진행 중 보이지만, 막혀서 갈 수 없었던 곳이 알고보니 다음 스테이지에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면 과거 롬팩 시절 용량 부족으로 허덕이며 엄청난 창의성을 발휘한 개발자들의 감성을 제대로 구현한 것 같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게임이긴 하지만, 시스템도 구식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방식의 던전에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까지 더한 최신 스타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즐길거리가 매우 풍부하다.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재화 던전에, 캐릭터 육성을 위한 각성석 던전, 진화석 던전 등이 존재하며,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실시간 대전 모드와 길드 보스 레이드도 지원한다. 이 때 전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퍼즐을 통해 스테이지들을 클리어해야 해 수동으로 전투 요소와 퍼즐 요소를 골고루 즐길 수 있다.
각 던전의 경우 액션 위주, 퍼즐 위주 등 독특한 구성을 해뒀기 때문에 스토리 모드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한번 클리어한 던전의 경우 자동 전투를 지원해서 무의미한 반복 노가다를 지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어느 정도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이용자가 보유한 영웅들이 생활할 수 있는 생활형 콘텐츠 ‘부유성’이 등장한다. 이용자들은 음식, 음료, 오락시설 등을 설치해 ‘부유성’을 꾸려나갈 수 있으며 전투 콘텐츠에서 얻은 리소스로 ‘부유성’을 부흥시킬 수 있다. 또, 부유성의 진화에 따라 캐릭터 장비 등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어 전투를 즐기다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 아기자기한 꾸미기 및 성장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캐릭터 뽑기를 드론택배로 피규어를 받는 모습으로 재미있게 연출했으며, 다른 NPC들과 소통하는 SNS인 페이스 브레이크, “힘세고 강한 날, 만약 내게 묻는다면” 같은 왈도체 대사처럼 곳곳에 유머 코드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다른 게임처럼 스킵, 스킵, 스킵만 누르는 일들이 절대 없다.
이처럼, 최신 모바일 게임이지만, 과거 휴대용 게임기로 즐겼던 고전 게임의 감성을 완벽하게 담은 덕분에 3040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 전투를 극혐하는 사람들이 같이 싫어하는 캐릭터, 장비 뽑기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인상적인 게임 플레이 때문에 뽑기에 대한 반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남들과 경쟁하는 것에 집중하는 타입이 아니라면 게임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는 영웅과 아이템으로 플레이하는데 큰 지장이 없기도 하고.
때문에 먼저 소프트런칭을 진행한 북미, 동남아 지역에서 이미 구글 평점 4.7점, 애플 평점 4.8점을 기록 중이다. 국내 모바일RPG 시장의 트렌드와는 완전히 동 떨어진 게임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