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새로운 도전 담은 블랙서바이벌:영원회귀
생존을 위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게임사들이 많아지면서, 전세계 1위 글로벌 다운로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스팀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규모 마케팅 전쟁으로 변한 모바일 게임 시장과 달리, 다양한 취향을 지닌 마니아들 덕분에 입소문을 믿고 과감한 도전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에 배틀로얄 열풍을 일으킨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 같은 기적 같은 성공을 쉽지 않겠지만, 인디 게임사였다가 스팀을 통해 세계적인 게임사로 성장한 사례가 적지 않다.
블랙 서바이벌, 미니막스 등을 선보였던 넵튠의 개발 자회사 님블뉴런도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블랙 서바이벌의 후속작 블랙 서바이벌:영원회귀을 스팀으로 선보이며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원작의 특징이었던 배틀로얄, 그리고 미소녀 캐릭터들. 여기에 스팀 얼리엑세스까지... 중소 게임사의 야심찬 도전이다.
“원작의 경우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2D 게임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블랙 서바이벌 영원회귀는 원작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극복해보고자 과감하게 3D로 도전을 해봤습니다”
님블뉴런 김남석 대표와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승후 PD의 말에 따르면 블랙 서바이벌 영원회귀의 과감한 변신은 원작의 배틀로얄 특성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설정이다. 2D의 한계로 인해 이동과 전투가 단순할 수 밖에 없었지만, 3D로 변신하면서 플레이를 더 직관적으로 만들고, 액션성도 강화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 같은 스타일로 만들면서, 원작의 캐릭터성을 살리고, 초보자들도 조작의 부담없이 자유롭게 블랙 서바이벌만의 배틀로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FPS 방식의 배틀로얄과 달리, 시작하자마자 움직이는 과녁판, 보급창고가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스팀얼리액세스로 선보인 이유는 미니막스를 먼저 출시하면서 충분히 경험을 쌓았고, 이용자분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빠르게 게임을 발전시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김승후 PD의 말에 따르면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는 프로토 타입이 2개월만에 나왔으며, 그뒤 5번의 스팀 테스트를 통해 여러 가지 콘텐츠를 보완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최근 마무리된 5차 테스트의 경우에는 워낙 많이 바뀐 덕분에, 이전까지 테스트에 참가했던 이들에게 완전 다른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고 한다.
김남석 대표는 “원작 팬들이 블랙 서바이벌 느낌이 나긴 하는데, 게임 플레이와 완전히 달라져서 신선한 느낌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개발자 중에서는 완성되지 않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지만, 우리는 빨리 공개를 해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틀로얄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블랙 서바이벌은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랙 서바이벌 원작과 마찬가지로 재료를 찾고, 필요한 아이템을 제작하는 과정이 핵심이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다릅니다”
님블뉴런이 생각하는 블랙 서바이벌 영원회귀의 장르는 배틀로얄이라기보다는 서치&크래프팅, 즉 탐색과 제작이 핵심이 되는 무인도 서바이벌 게임이다. 기존 배틀로얄은 미리 만들어진 장비를 빠르게 습득하면 끝이지만, 이 게임은 먼저 재료를 수집하고, 필요한 아이템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아이템을 만들 것인지 계획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님블뉴런은 이것을 루트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각 캐릭터마다 능력치가 다르고, 개인마다 성향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마다 각기 다른 루트 시스템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이동, 탐색, 사냥 등 생존을 위해 하게 되는 모든 행동에 경험치가 부여되는 숙련도 시스템을 기반으로 캐릭터가 성장하기 때문에, 개인마다 굉장히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하게 된다. LOL에서 킬 차이는 별로 안나는데, 팀플레이를 통한 스노우볼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차이가 벌어지는 것 같은 경험을 이 게임에서도 즐길 수 있다.
특히, FPS 배틀로얄은 모두 동일한 캐릭터로 시작을 하지만, 블랙 서바이벌은 캐릭터마다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별로 가장 최적의 루트 시스템을 연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RPG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빌드를 연구하고, 거기에 최적화된 스탯과 아이템을 만들어가는 그런 재미 말이다.
물론, 눈에 보이는 적을 제거한다고 바로 강해지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아이템 제작과 숙련도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무슨 게임인지 파악도 못해보고 이탈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님블뉴런도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5차 테스트에서 튜토리얼을 추가했으며,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 그 지역에서 습득해야 하는 아이템을 표시해주는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보완 장치를 마련해뒀다.
김대표는 “FPS 방식의 배틀로얄은 동체시력, 순발력 같은 것이 중요하지만, 이 게임은 개인마다 각기 다른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며, “로비에서부터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캐릭터별로 효율적인 루트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툴 등을 제공해서 초보자의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열성적으로 테스트에 참가한 이들 중에는 개발자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루트를 발견해 깜짝 놀라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김승후PD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원작 덕분에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이용자분들이 테스트에 참여해주셨다”며, “여러 국가 이용자들이 서로 모여 플레이를 하다보면 굉장히 다양한 스타일의 공략법이 나오게 될 것 같다. 스팀 얼리액세스 출시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배틀로얄 게임인 만큼 유료화 정책은 당연히 PAY TO WIN을 지양할 생각이다. 완전 무료 게임이 될 수는 없으니 캐릭터 구입, 스킨 판매, 배틀패스 등의 요소가 있지만, 특별하게 강력한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 플레이로 획득하는 재화로도 캐릭터를 구입할 수 있다. 캐릭터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추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이용자들에게도 플레이 통계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실제 승률 데이터 결과를 바탕으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밸런스를 조절할 계획이다.
김승후 PD는 “캐릭터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정식 출시 이후에도 2주 간격으로 캐릭터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생명의 나무나 위클라인처럼 맵 자체의 변수가 주는 재미, 그리고 원작의 특징인 해킹 같은 새로운 시스템도 계속 추가해서 다양한 전략을 연구하는 재미를 늘려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스팀 얼리액세스 시작은 10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팀 얼리액세스 시작이 개발의 마무리라는 느낌보다는 시작이라는 느낌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구나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