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엔씨와 넥슨의 싸움? 양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정상결전'
"1위와 2위를 엔씨소프트가, 3위와 4위, 9위를 넥슨이 차지했어요. 그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모바일 게임시장도 결국은 두 회사가 정상을 다투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미팅을 가졌던 한 업계 전문가가 한 말이다. 이 전문가는 PC온라인 게임 IP가 모바일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현재, 결국 정상 싸움은 PC온라인 게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두 회사의 격돌로 마무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진단처럼, 실제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리니지' 형제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와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로 대표되는 넥슨의 정상 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20년 전 대결이 재현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양사는 과거 IP를 활용한 게임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쟁탈전에 나선 모습이다.
먼저 시장을 치고 나간 것은 넥슨이었다. 엔씨소프트가 신중하게 모바일 게임시장을 타진하던 사이 '히트'와 '오버히트' 등의 게임으로 정상 질주를 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 또 넥슨은 '듀랑고' 등으로 모바일 업계에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이후 엔씨소프트의 행보는 너무나 강력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출시와 동시에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역대급 1위 2위를 차지하면서 기세를 드높였고, 3년 가까이 독주하면서 시장 구조를 아예 엔씨에 맞게 개편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리니지 쇼크'라고 불리울 정도로 시장 변화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넥슨은 이같은 엔씨소프트의 독주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았다. 다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로 강력한 견제구를 날리던 넥슨은 또다시 '바람의 나라 :연'으로 시장에 묵직한 한방을 날렸다.
특히, 단 며칠 뿐이었지만 '바람의 나라 :연'이 '천상계 게임'이며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불리웠던 '리니지2M'을 넘어서서 구글플레이 마켓 매출 2위를 기록하면서, 고고하게 정상 행진을 하던 엔씨소프트의 자존심에도 금이 갔다.
비록 다시 엔씨소프트에서 발끈하여 '리니지2M'이 2위를 탈환했지만, 뒤이어 3, 4위를 넥슨이 차지하면서 양사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팽팽한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계속 '리니지' 형제가 선두를 지킬 것이냐, 다시 넥슨이 괴력을 발휘하여 '리니지'의 틈을 파고들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렇게 치열한 정상 다툼이 벌어지는 가운데, 향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수 싸움도 볼 만하다.
먼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은 조만간 역대급 공성전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리니지M' 또한 기존 트리니티 발표회를 통해 타이탄 업데이트로 인기가 드높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의 신작 3종인 '트릭스터M', 팡야', '프로야구H3' 등이 대기중이다.
또 다른 엔씨소프트의 굵직한 IP인 '아이온'이나 '블레이드앤소울'을 모바일에 최적화시킨 신작이 나온다면 오히려 국내 1, 2, 3위가 오롯이 엔씨소프트의 몫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를 그렇게 두지 않을 회사가 바로 넥슨이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연' 이후 올해 최대 기대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신작을 투입시킬 수 있으며, 이후에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그리고 '테일즈위버M' 등의 게임으로 '리니지' 형제들을 위협할 예정이다.
현재에도 시장에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 웹젠의 '뮤 아크엔젤',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카카오의 '가이언테일즈' 등의 게임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결국 정상 대결은 엔씨소프트와 넥슨으로 귀착될 수 있는 상황이 점점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뚝심있게 MMORPG를 고집해온 회사로 '리니지' 말고도 모바일에 강력한 힘을 보일 IP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등 만만치않은 IP를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는 향후 더욱 치열한 대결을 펼쳐나가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