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 비율 모니터, 게임할 때 좋을까?
16:9 비율이 주를 이루는 PC용 모니터 시장에 LG전자가 21:9 비율의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를 출시한 지도 몇 년이 흘렀다. 21:9 비율이 익숙하지 않았던 초창기에 비해 게이머들도 21:9 비율에 더 익숙해지고 게임 및 다양한 콘텐츠도 21:9 비율을 지원하는 등 게이머들의 세상은 좌우로 더 넓어졌다.
그리고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16:9 비율의 모니터 2대를 붙인 크기와 비율을 가진 32:9 모니터를 선보였다. 슈퍼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라 부를만하다. 올해는 1000R의 곡률과 240Hz의 주사율, 5120X1440에 달하는 해상도와 응답속도 1ms 등 성능 면에서도 끝판왕 수준에 가까운 '오디세이G9'를 출시해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물론 오늘 할 이야기는 모니터의 스펙이 아니다. 다양한 게임을 32:9 비율로 즐겨봤고, 32:9 비율이 가진 강점과 아쉬운 점을 알아봤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게임마다 다르고, 크게 나쁜 것은 없다.
먼저 인기 배틀로얄 게임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즐겨봤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단순하게 남들보다 2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마음이 들떴다. 치트키 수준의 화면 비율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배틀그라운드'는 모니터의 비율에 맞춰 화면을 잘라 표현하는 방식이다. 16:9를 기준으로 보면 32:9 화면이 좌우가 좀 더 넓고 상하는 부족하다. 산을 오르는 중에 원래 보여야 할 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고지를 점령했을 때는 반대로 좌우 시야가 넓은 것이 유리하다. 16:9와 32:9의 비율은 개인 취향 차이로 결정할 수 있겠다.
'배틀그라운드'의 개발 엔진인 언리얼 엔진4에서는 32:9화면 비율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배틀그라운드'는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을 치르는 게임이기 때문에 화면을 모니터 비율에 맞춰 잘라 표현하는 방식을 택한 듯하다.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도 즐겨 보니 영화 이상의 영상미를 선사한다. 32:9 모니터가 가진 강점을 엿볼 수 있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와 같은 RPG 장르에서도 더 많은 시야 정보가 제공돼 게임을 즐기기에 좋다.
32:9 비율 모니터 가진 압도적인 강점이 드러나는 게임은 스포츠 장르다. 축구, 농구, 레이싱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피파20'을 즐겨보니 골키퍼에 자리에서 상대 진영으로 짧은 패스 2~3번이면 상대 골대가 보인다. 일반 모니터에선 경험할 수 없는 압도적인 광활함이다. 앞으로는 32:9 모니터가 아니면 피파 시리즈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NBA2K20'도 플레이 해보니 양쪽 코트가 모두 화면에 나온다. 스카이박스에서 농구 경기를 관람하는 느낌이다. 물론 'NBA2K20'의 경우 보통 선수를 뒤에서 바라보는 시점의 카메라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포르자 호라이즌4'를 즐겨보니 레이싱 게임에 32:9 비율이 정말 잘 어울린다. 차량마다 다르지만, 운전석 시점에서 좌측 사이드미러에서 우측 사이드미러에 조금 못 미치는 시야를 제공한다. 실제 차량 운전에 좀 더 가깝다. 아울러 3인칭 시점에도 더 넓은 좌우 시야가 뛰어난 몰입감을 보여준다.
인기 온라인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역시 '장비빨'은 '리그오브레전드'라는 느낌이다. 32:9 화면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2배에 가까운 시야기 확보된다. 물론 실력과는 별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32:9 비율의 경우 좌우 왜곡이 21:9 모니터보다 좀 더 심한 편이다. 화면 양쪽 끝에 자리한 캐릭터나 오브젝트들이 상당히 늘어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내 시야값 표현 때문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32:9 모니터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의 경우 좌우 레터박스가 넓게 생성된다. 좀 아쉽지만 게임을 즐기는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