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드디어 한국어로 만나는 'UFC4'
UFC 팬이라면 신이 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EA 스포츠의 종합격투기 게임 UFC 시리즈의 최신작 'UFC4'가 시리즈 최초로 자막 한국어 버전이 지난 14일 출시됐다. 국내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게임피아가 EA와 협력해 유통한다.
EA 스포츠의 'UFC' 시리즈는 약 2년마다 신작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종합격투기 게임의 명맥이 끊긴 이후 EA가 2014년 부활시켜 1편을 선보였고, 2016년에 2편 18년에 3편이 출시됐다. 3편이 18년 연초에 출시된 것을 고려하면 좀 더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도 2년 만에 어김없이 돌아왔다.
그래픽적인 부분은 이미 현세대 기종에서는 2편에서부터 완성형에 가까웠다. 4편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모습을 보여준다. PS4 프로의 경우에는 해상도와 프레임 중에 중시하는 것을 옵션에서 선택할 수도 있다.
또 이번 작품에서는 선수들이 동작이 더 사실적으로 변화했다. EA UFC 3편에서 EA 스포츠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술인 리얼 플레이어 모션(RPM) 테크를 도입해 더 사실적이고 정밀한 묘사를 구현했다. 이번 4편에서도 리얼 플레이어 모션은 건재하며 클린치나 클린치를 빠져나오는 동작, 그리고 상대를 넘어뜨리는 테이크다운 동작에도 도입해 선수들의 움직임이 더 현실성 있게 구현됐다.
게임을 잘 모르는 이는 멀리서 보고 UFC 경기를 보고 있었냐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격투 중에 피가 튀는 것은 물론 선수들 근육의 움직임까지 세심하게 살아 있다.
게임의 격투 플레이 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L1, R1, L2, R2 버튼과 □△×○ 버튼을 조합해 공격을 펼친다. 방어는 R2로 상단 공격을 R2와 L2로 몸통 공격을 막아내는 식이다. □△는 왼손과 오른손 ×○는 왼발과 오른발이다. 오소독스 자세와 사우스포 자세 변경에 따라 맞춰서 변화한다.
공격 부위는 크게 머리(헤드), 몸통(바디), 다리(레그)로 나눌 수 있다. 머리 공격은 KO플레이 등에서 유리하고, 몸통은 체력을 깎는데 도움이 된다. 다리를 공격하면 상대의 스피드를 떨어뜨릴 수 있다.
R1과 ○를 누르면 헤드킥 공격을 R1와 △를 누르면 머리를 주먹으로 타격하는 식이다. 버튼 조합 외에도 버튼을 길고 짧게 누르는 것에서도 타격기가 변화한다. 거의 모든 버튼 조합이 마련됐다. 선수마다 가진 타격기다 달라 좋아하는 선수부터 익혀나가는 재미가 있다.
한국어로 등장하면서 가장 기대를 모은 그라운드와 서브미션 부분은 일부분 변경 포인트가 존재한다. 전작인 3편은 버튼만 연타하면 서브미션에서 승리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를 낮추는데 신경 썼다면 이번 작품은 그라운드 파이트의 본연의 재미를 더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플링 허드(HUD)와 관련된 어시스트 기능이 마련됐다. 이를 활용해 아날로그 스틱 조작 한 번으로 다양한 동작이 쉽게 펼쳐진다. 누워서 뭐 하는지 몰랐던 게이머들도 한국어로 제공되는 설명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을 듯하다.
어시스트 기능은 그라운드 파이트와 서브미션이 쉽게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서브미션의 경우 4방향 신경전이 펼쳐졌던 전작의 방식을 탈피해 아날로그 스틱을 여러 방향으로 돌려가며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서브미션 기술에 따라 아날로그 스틱이나 L2, R2 버튼을 활용하기도 한다.
직접 해보면 전작보다 쉽고 재미있게 구현된 그라운드 파이트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다. 다만, 제대로 된 그라운드 파이트을 즐기 위해서는 그라운드 기술의 경우 그래플링 허드를 어시스트 모드가 아닌 전작의 시스템인 레거시 모드나 어시시트와 레거리를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어시스트 모드가 편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기술 활용에는 좀 부족하다.
격투 진행 시 스태미너 관리 등의 시스템은 여전히 건재하며, 스태미너를 잘 관리해야 KO 피니시나 서브미션에서도 승리하기가 쉽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2편과 3편을 거치며 완성에 다가가고 있는 격투 시스템을 좀 더 다듬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이번 'UFC4'가 전 시리즈를 조금 개선하고 재탕한 것에 그치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콘텐츠 적인 측면에서 재미를 강화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커리어 모드다. 얼티밋 모드가 없어졌기 때문에 커리어 모드가 게임 내 축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커리어모드만 잡고 있어도 상당한 재미가 있다. 3편을 즐겨본 게이머라면 훈련, 프로모션, SNS 활동 등 다양한 시스템이 준비된 커리어 모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일종의 스토리도 더해 몰입도를 높였다. 중간중간 컷 신도 등장한다. 이름 없는 파이터부터 시작해 챔피언이 되는 과정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소셜 미디어 등도 모두 한국어화 되어 있어 즐기기에 편하다. 특히, 소셜 미디어 시스템의 경우 인터넷 유행어도 번역해 선보일 정도로 현지화에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엿보인다.
여기에 이번 커리어모드 목표 중 하나인 G.O.A.T(Greatest Of All Time)를 달성하면 유로 구매 DLC인 브루스 리(이소룡), 타이슨 퓨리, 조슈아 앤더슨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KO모드를 변경해 아예 격투 게임처럼 준비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오락실에서 격투 게임을 즐기는 유명 선수들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라운드 기술 등을 사용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드다. 또 온라인 멀티 플레이도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했다. 디비전이 나뉘는 기본 챔피언십은 물론 특정 조건하에 진행되는 기습대전 등이 준비돼 눈길을 끈다.
싱글플레이의 경우 앞서 설명한 커리어 모드를 기본으로 일반 경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정해 즐길 수 있다. 체급을 구분을 없애는 무제한 경기도 가능하다. 다만, 남자와 여자 선수의 대결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일종의 도전과제와 같은 시스템이 마련돼 이를 해결하며 계정 레벨을 올리는 재미도 있다. 레벨이 오르면 다양한 복장이나 아이템이 오픈된다.
2020년 어김없이 돌아온 'UFC4'는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전해주기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현재 시점은 PS4와 엑스박스원의 황혼기다. 때문에 'UF4'가 차세대 기종으로 발매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EA 입장에서도 여러 고민을 거듭해 내린 결과물로 보인다. 아마 다음 작품부터나 차세대기에 어울리는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