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까지 섭렵한 '엑스박스', 콘솔 게임의 판을 넓혀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신형 콘솔 기기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를 오는 11월 10일 출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조합해보면 신형 엑스박스는 동시기에 발매되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직접적인 경쟁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임패스를 활용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플레이 등을 더해 콘솔 게임의 판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MS가 11월 내놓는 4세대 엑스박스는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Xbox Series X, 이하 엑시엑)와 엑스박스 시리즈 에스(Xbox Series S, 이하 엑시에스) 2종이다. 이중 엑시엑은 역대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콘솔 기기다.
엑시엑은 AMD의 Zen2 기반 라이젠 커스텀 CPU와 AMD RDNA2 기반 라데온 커스텀 GPU를 장착했다. 엑시엑의 GPU의 성능을 수치로 표현하면 12.1472 TFLOPS(테라플롭스)에 달한다. 현세대 기종 중 가장 강력한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 원 엑스보다도 단순 2배 이상의 성능이다. 게이머들이 꿈꿔왔던 4K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는 사양이라고 보면 된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는 '플레이스테이션5'보다 기기 스펙이 뛰어나다.
많은 게이머의 시선이 11월 등장하는 엑시엑으로 쏠려 있는 가운데, 엑스박스의 게임 사업 전략도 흥미롭다. 엑스박스 진영은 기존의 콘솔 게임 시장 접근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처럼 'PS5'와 기기 판매량을 경쟁하는 형태가 아니다.
엑스박스는 국내 기준으로 한 달에 16,700원만 내면 게임을 콘솔, PC,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스트리밍 플레이로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게임패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모델로 게임을 구매하지 않고 즐기는 형태다. 한 해에 게임 2~3개 구매할 돈이면 1년 내내 수백 종의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게임패스에 포함되는 게임 라인업도 강력하다. 엑스박스 진영의 대표작인 '헤일로' 시리즈나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 등은 물론 앞으로 출시되는 퍼스트파티의 게임들이 출시와 함께 게임패스에 등록된다. MS는 게임의 역량 강화를 위해 '베데스다 스튜디오'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베데스다의 게임들도 엑스박스 독점 콘텐츠가 될 확률이 높다.
이러한 강점을 가진 게임패스는 엑시엑 시대 엑스박스가 나아가는 방향일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구매에서 구독으로 넘어가고, 클라우드 스트리밍 플레이를 통해 높은 퀄리티를 가진 콘솔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기기라면 냉장고라도 상관이 없다. 실제로 해외에서 게임패스의 스트리밍을 통한 '둠 이터널' 플레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미 게임패스는 전 세계에서 크게 호응받고 있다. MS는 지난 9월 게임패스 가입자 수가 1,5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MS의 회계연도 4분기(4~6월) 실적 발표를 보면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게임패스가 매출 증대에 기여해 게임 부분 매출이 65% 증가했다.
앞으로 MS는 게임패스를 무기로 삼아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판 자체를 넓히는 시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창기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게이머들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유입된 것처럼 말이다. 게임패스가 콘솔 게임을 즐기지 않은 게이머들도 이제 콘솔 게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몰려드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또 국내의 경우 이동통신사 SKT가 게임패스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 국내 성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