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콘텐츠 삭제한 심즈4 “겨울이야기 속 콘텐츠 즐겨보시길”
심즈4의 새로운 확장팩 겨울이야기(Snowy Escape)가 오는 11월 13일 정식 출시된다.
‘겨울이야기’는 심즈4 세계의 겨울을 배경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는 심즈4의 10번째 확장팩이다. 이번 겨울이야기에서 게이머는 스키, 클라이밍, 눈썰매 등 겨울 시즌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으며, 대나무 숲과 눈 덮인 숲속을 하이킹하면서 다른 심들과 다양한 감정을 교류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라이프스타일의 도입이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다른 심(캐릭터)와 상호 작용이 일어나며, 심의 행동과 습관을 통해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심즈3에 비해 캐릭터 간의 상호 작용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심즈4에 더욱 깊이 있는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팬들에게도 큰 논쟁거리가 됐던 욱일기 등장 및 신사참배 등의 콘텐츠도 전면 개선되어 등장한다. 사실 ‘겨울이야기’ 확장팩은 코타츠, 일본풍 가구나 정원 등 일본의 건축 양식이 대거 등장하여 일색이 너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새롭게 공개된 영상에서 욱일기가 등장한 것은 물론, 신사참배 모션이 포함되어 있어 국내 심즈4 팬들에게 큰 이슈가 된 바 있었다.
이에 EA Maxis 측은 지난 24일 공식적으로 한국 팬들이 우려한 욱일기 콘텐츠와 신사참배 모션 등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빠른 대처를 통해 논란을 잠재우기도 했다. 그렇다면 역대 심즈4 확장팩 중 국내 팬들에게 다양한 이슈를 몰고 온 겨울이야기는 과연 어떤 컨셉으로 개발된 것일까?
심즈4의 개발을 맡은 그레이엄 나르돈(Graham Nardone) PD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이번 겨울이야기(Snowy Escape)는 어떤 콘텐츠와 상호 작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르돈 PD: 겨울이야기 확장팩은 여러 겨울 액티비티에 집중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추운 겨울 산에서 즐기는 스노보딩과 썰매 타기, 따뜻한 지역에서의 하이킹, 온천 등 코모레비 산을 중심으로 하는 16개의 새로운 생활 콘텐츠가 추가된다.
상호 작용의 경우 ‘심’(SIM)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것들을 다른 ‘심’과 교류하여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게이머가 다른 ‘심’과 하이킹을 하는 등 액티비티를 함께하면 감정이 달라지고, 다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이는 서로의 감정으로 연결되는데, 센티멘탈(정서)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이번 확장팩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등산을 즐기는 중 ‘심’이 사망하는 등의 극단적인 경우에도 상호 작용이 일어나나?
나르돈 PD: 가능하다. 실제로 등산을 하게 되면, 여러 장소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소셜 이벤트가 추가됐다. 이를테면 암벽 등반 중 캐릭터나 ‘심’이 스킬을 충분히 쌓지 못하고, 올라가면 곤경에 처하게 되며, 천둥, 번개, 폭풍우 등 극한의 날씨 시스템이 추가되어 ‘심’이 곤경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말씀한 대로 캐릭터의 ‘심’이 사망한다면, 다른 심들의 트라우마를 동반한 반응을 수도 있다.
Q: 심즈4는 2018년 6월 이미 겨울 콘텐츠인 ‘사계절 이야기(Seasons)’가 추가된 바 있다. 이번 확장팩이 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사계절 이야기’에서 겨울이라는 개념이 있긴 했지만, 이는 계절이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에 초점에 맞춘 확장팩이었다. 이에 반해 ‘겨울이야기’ 겨울에 특화된 설산이나 슬로프 그리고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등장하며, 바위나 나무에 눈이 쌓여 있는 등 깊은 겨울에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Q: 심즈4를 즐기는 한국 게이머 층 상당수가 여성이다. 패키지 게임 중 이렇게 여성들이 많이 즐기는 게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엄청나다. 이를 EA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지?
나르돈 PD: 물론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심즈는 PC든 콘솔이든 여성 유저들의 인기가 높은데, 다양한 게이머들에게도 어필하는 심즈만의 독특한 특성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의 역시 심즈가 여성들이 즐기는 PC게임 1위라는 것이다.(웃음) 여기에 코어 유저층의 나이대 역시 높은데, 심즈의 라이프스타일 위주의 콘텐츠가 모든 게이머 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Q: ‘겨울이야기’의 경우 일본의 문화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게 들어가 거부감을 느낀다는 한국 게이머가 많다. 이중 욱일기가 디자인에 등장하고, 신사에 기도하는 것이 큰 논란이었는데, 이를 내부에서도 파악하고 있는가?(해당 인터뷰는 23일 진행됐습니다)
나르돈 PD; 트레일러가 출시되고 나서 유저 반응을 모니터링을 했다. 한가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번 일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EA 맥시스는 포용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내부적으로 특정 문화권의 문화를 들여올 때 여러 고민을 하는 중이다.
따라서 이번 확장팩의 이슈로 매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입장 표명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게임의 변화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현재 해당 콘텐츠는 삭제됐다)
Q: 심즈4에는 다양한 유저 제작 모드가 존재한다. 개발자로서 인상 깊었던 모드는 무엇이었나?
나르돈PD: (유저 모드에 대해) 항상 놀라고 있다. 이들이 보여준 창의력에도 감탄스럽고, 그들의 아이디어는 언제나 개발팀에 영감을 준다. 이중 유저 커뮤니티 모드 중 ‘세크라힐스’라는 일본풍의 커스텀 모드가 있었는데, 해당 콘텐츠는 이번 겨울이야기 확장팩과 유사하다. 이처럼, EA 맥시스는 유저 커뮤니티와 공감을 하고 있고, 더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Q: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나르돈 PD; 우선 이번 확장팩은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는 심즈의 세계가 실제 인생에서 벗어나 삶을 즐길 수 있고, 일탈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장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때문에 이번 확장팩과 관련된 이슈는 개인적으로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해결 방법에 대해 확실한 소식이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겨울이야기’는 정말 다양한 콘텐츠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 팬들 역시 확장팩을 즐겨 주시고, 즐거운 시간을 즐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