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피처폰 시절 인생게임! 게임빌 프로야구로 추억을 소환하자!
(해당 기사는 지난 2019년 11월 20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모바일 야구 게임의 살아있는 신화! 게임빌프로야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바일 야구 게임의 대명사! 게임빌프로야구!]
꿀딴지곰 : 오 게임빌프로야구! 참 그리운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2002년도부터 피처폰 시절에 훨훨 날던 그 게임 아닙니까. 귀여운 SD 캐릭터들이 야구를 하던 바로 그 게임. 엄청난 인기였었죠.
조기자 : 그렇습니다. 피처폰 시절에 국내에서 아무도 당할 수 없었던 야구 게임 시리즈 '게임빌프로야구'죠. 스마트폰 게임 이전 시절에 피처폰으로 게임을 좀 즐겨봤다 하면 절대 모를 리 없는 게임이 바로 이 '게임빌프로야구'입니다.
꿀딴지곰 : 휴.. 그런데 조기자님께서 갑자기 이 게임빌프로야구라는 게임을 꺼내드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기자 : 네에 제가 2002년도부터 게임빌의 출입기자를 했었거든요. 당시에는 피처폰 게임시장이 상당히 척박했고, 기자 중에서 아무도 모바일 게임 분야를 다루지 않았었지요. 당시에도 게임빌이나 컴투스도 굉장히 작은 게임사였었고 출입하던 기자는 저 혼자나 마찬가지였죠.
시간이 흘러흘러 20년 가까이 게임빌이나 컴투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게임빌에서 '게임빌프로야구'의 신작이 출시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참 옛날 피처폰 시절의 생각이 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해서 교수님께 다뤄보자고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꿀딴지곰 : 그렇군요~ 저도 피처폰 시절의 모바일 게임에 일가견이 있었죠. 울산에 있던 피엔제이의 RPG들.. EA모바일에서 나왔던 '영웅서기' 시리즈.. 게임빌의 '제노니아'와'놈;.. 컴투스의 '붕어빵 타이쿤'.. 등등.. 새삼 피처폰 시절의 게임들이 그리워지네요. 언젠가 꼭 한 번 다루고 싶은 주제네요..
조기자님!! 언젠가 피처폰 특집을 꼭 하시죠!!! ㅎㅎㅎ
[게임빌프로야구.. 최고의 피처폰 야구게임!]
꿀딴지곰 : 피처폰 시절.. 게임빌프로야구가 등장했던 그 시기에도 국내에 야구 게임들이 활개치지 않았습니까?
조기자 : 네 그렇죠. 2000년대 초.. 칼라폰이 보급되기 시작했던 시절이지만 당시에는 다른 스포츠 게임보다도 유독 야구 게임들이 강세를 보였었습니다.
폰 메모리도 부족하고 칼라수도 모자라고 조작도 편하지 않았던 시절에, 턴제로 진행되는데다 조작도 비교적 간단한 야구 게임이 다른 스포츠 게임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이죠.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특히 게임빌은 2002년도부터 빠르게 야구 게임 개발을 시작했었죠. 게임 제목도 '2002프로야구'인데요, 영문으로는 '2002 BASEBALL'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기자 : 네에 저도 기억이 나네요. 첫 시도여서 상당히 조악하고 또 단순한 모습이었는데요, 국가대항전 방식으로 한국팀의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투수, 타자, 수비수, 감독 등 모든 역할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지금 관점에서는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나름 중독성있는 플레이를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꿀딴지곰 : 당시부터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나 '스타디움 히어로즈'의 짝퉁게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조기자 : 아니 교수님 너무 노골적인 말씀을.. ㅎㅎ 그냥 벤치마킹을 많이 했다 정도로 표현해주시죠;
그래도 게임빌은 2002프로야구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할 수 있고요, 더 절치부심하여 2003년도 말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2004 프로야구’를 출시했습니다. 2004프로야구는 그래픽이나 사운드, 게임성, 속도 등 모든 측면에서 당대 최고의 야구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었지요.
조기자 : 특히 이 2004 프로야구에는 큰 의미가 있는데요, 2004년도로 넘어오면서 국내 피처폰 게임시장에는 야구 게임의 르네상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형 야구 게임 브랜드가 튀어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게임빌, 컴투스, 지오인터랙티브, 포켓스페이스에서 나온 4개의 게임이 가장 강력한 4천왕이라고 불렸었죠.
꿀딴지곰 : 오~ 당시에는 시장을 주름잡던 명 개발사들이군요~
조기자 : 이런 내로라하는 명품 모바일 야구 게임들의 대결중에 게임빌의 '2004프로야구'는 다른 모든 야구 게임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야 맙니다. 특히 컴투스나 지오인터랙티브가 라이선스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게임빌 프로야구에 밀렸던 것은 '2004프로야구'가 그만큼 우수했다는 반증이죠.
꿀딴지곰 : 게임빌의 2004프로야구가 기라성같은 타사의 야구게임을 쓸어버리게 된 비결이 있을까요?
조기자 : 흠... 비결이라면 깔끔한 SD 풍의 캐릭터 디자인이 전작보다 업그레이드 되었고, 당시 야구로서는 최초인 마타자, 마투수가 등장하였으며 과거 고전 게임 명작인 '스타디움 히어로즈'의 아케이드적인 게임 요소가 가미됐던 게 컸다 싶습니다. 거기에 원버튼으로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편리한 조작성도 갖추고 있었죠.
여기에 시대적 상황도 유리했다고 보입니다. 컬러 폰의 사이즈가 확대되고, 모바일 게임 처리 속도 증가하였으며 당시에 이승엽의 일본 진출로 인한 인기 상승, 그 이후로는 WBC 등의 국제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인한 국내 프로야구 전반적인 면의 인기 상승한 것도 주효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가장 캐주얼하고 접근성이 쉬웠던 '2004프로야구'에 유저분들이 몰려든 거죠. 당시에 썼던 기사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
http://game.donga.com/21353/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게임빌프로야구의 인기는 2005년에도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조기자 : 이듬해 출시한 2005프로야구는 또다시 연타석 홈런을 치게 되는데요, 이 2005프로야구부터 게임빌프로야구는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할만큼 제왕적 행보를 진행해나가게 됩니다.
일단 그래픽 업그레이드가 크게 되어서, 전작에 없었던 줄무늬 잔디, 일반잔디, 인조잔디, 황토의 네가지 구장이 추가되었고 10명이었던 수퍼 투수와 타자가 14명으로 늘었으며 올스타 팀까지 새롭게 등장했죠.
꿀딴지곰 : 2004 버전에 비해 게임성도 많이 보강되었나요?
조기자 : 물론이죠. 2004프로야구가 공격과 수비에 좀 단조로운 구성이 있었고 경우의 수도 좀 적었었는데, 2005로 넘어와서 좀 수비수가 영리해지고 경우의 수도 늘어난 느낌이 있었습니다. 또 시즌 모드에서 우승하면 등장하는 '히든 히어로'가 나오는 등 즐길 거리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었죠. ^^
또 2005년 버전부터 마타자, 마투수의 유니크한 그래픽이 도출되었고, 사운드의 리얼성이나 게임 연출도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이러한 2005프로야구를 지나 '2006프로야구'로 넘어오면서 게임빌프로야구는 계속 승승장구하여, 시리즈 단일 3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게 되는 초 히트 타이틀로 거듭나게 되지요.
조기자 :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이 '2006프로야구'부터 게임빌이 런칭쇼를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2005년 12월로 기억하는데요, 당시에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슈퍼모델 김새롬 양이 출연해 기념사진 촬영, 싸인볼 증정 등을 증정했었습니다. 모바일 게임업계에선 최초의 런칭쇼여서 저도 꽤 인상깊게 취재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 김새롬 양은 '게임빌프로야구' 통산 500만 다운로드와 '2006프로야구' 300만 다운로드를 기원하는 기념식에도 참석을 했었죠. 이때부터 게임빌이 '프야걸' (프로야구걸) 이라는 형태로 여성 모델분을 홍보모델로 기용하기 시작했기도 합니다. (첫 홍보모델은 스타크래프트의 '영웅' 박정석 프로게이머였지만 이후부터는 전부 여성 모델로 바뀌었었죠)
꿀딴지곰 : 단독 300만 다운로드! 2006프로야구가 진짜 대박을 쳤군요. 비결이 있나요?
조기자 : 아무래도 ‘나만의 리그’라는 개인 육성 모드가 도입된 것이 크게 히트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나만의 리그에서는 1년마다 연봉협상을 할 수 있었고 10년을 진행하면 엔딩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선수를 시즌 모드의 라인업에 등장시킬 수 있어 육성이 곧 팀의 경기력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죠.
또 훨씬 파워업 된 마투수-마타자 시스템, 실감나는 사운드, 슬라이딩 등 대폭 업그레이드 된 기능들이 탑재되어서 '야구의 완전판'이라는 찬사까지도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기는 '2007프로야구'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조기자 : '2007프로야구'가 전작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팀 육성과 선수 육성, 그래픽의 전면 업그레이드였습니다. '2007프로야구'에는 트레이드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되어 팀 선수를 타 구단의 선수와 트레이드해 최강의 슈퍼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됐고, 시즌 동안 모든 선수들의 전적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어 육성의 재미를 높였죠.
특히 '2006프로야구'에서 호평받았던 나만의 리그 '타자편'에 이어 '투수편'이 새롭게 추가되어 두 명의 슈퍼 선수 육성이 가능해졌고,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도 전면 업그레이드 되어 다운로드받을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죠.
이 밖에 필드를 가르는 시원한 사운드는 물론, 새롭게 등장하는 마투수, 마타자, 3가지 난이도와 5가지 속도 조절, 디테일하고 다양한 아이템 등도 받았습니다.
꿀딴지곰 : 2004년도부터 연타석 홈런.. 슬슬 사회에서 게임빌프로야구에 대한 위상도 높아졌겠군요?
조기자 : 네 그렇죠. 당시 조이온에서 서비스중이던 온라인 게임 '거상'과 제휴를 하기도 하고 온게임넷과 제휴해서 CF모델을 공개모집하기도 했었으니까요. 다른 모바일 게임과는 격이 달랐었죠.
특히나 이 CF모델 선발대회는 큰 화제를 모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기자 : 참고로 이 2007프로야구 CF모델 선발대회에는 100여 명의 여대생들이 지원했었죠. 그만큼 '2007프로야구'가 인기가 많았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꿀딴지곰 : 이런 행보를 보니 게임빌이 당시에는 꽤 파격적인 마케팅을 많이 진행했던 것 같네요.
조기자 : 네에. 생각해보면 게임빌에 참 엉뚱한 마케팅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놈2'의 경우 우주에 유저들의 메시지를 모아서 보낸다거나...
꿀딴지곰 : 네? 우주에 메시지를 보낸다고요? ㅋㅋㅋ 그런 게 있었어요?
조기자 : 네 상당히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많이 했었던 회사였지요. 지금은 마케팅에 별반 개성이 없지만 당시엔 참 파격적이었어요 ㅎㅎ
제 기억으로 '놈투' 외계 메시지 송출은 게임빌이 미국 NASA와 동급 수준인 러시아의 NSAU(National Space Agency of Ukraine. 우크라이나 소재)와 독점계약을 맺음으로써 성사됐는데요, NSAU가 보유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전파망원경(직경70m)을 통해 60광년이나 떨어진 행성에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조기자 : 흠흠.. 잠시 이야기가 샜는데요, '2008프로야구'부터 다시 시작하시죠; 갈 길이 머니까요;;
꿀딴지곰 : 네 그러시죠; 주변 지식이 많으시다 보니 얘기가 자꾸 옆으로 새는군요 ㅎㅎ 물론 주변 얘기도 재미있습니다. ㅎ
조기자 : '2008프로야구' 출시 전부터 게임빌은 마케팅으로 큰 이슈를 끌어내게 됩니다. '2008프로야구'에는 스왈로즈 선수단이라는 해외파 선수들로 구성된 새로운 팀이 등장하는데요, '2008프로야구'에 대한 리뷰나 리플을 단 게이머들 중 추첨을 통해 스왈로즈 선수들의 이름으로 등록시켜준다는 이벤트를 진행한 겁니다.
특히 선정된 선수들은 향후 게임 발매 이후 스왈로즈 선수단의 선발 투수 및 교체 투수 명으로 삽입돼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모든 게이머들이 볼 수 있게 했고, 이 조차 엄청나게 이슈가 되었죠.
꿀딴지곰 : 그렇군요. 유저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재미나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자기가 이름을 만든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하는 것이니 말이죠.
조기자 : 당연히 게임도 최고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12명으로 증가한 마투수와 마타자, 선택 가능 팀도 10개로 늘어났고, 특히 마구와 마타법 등의 스킬 시스템이 새롭게 등장해 전작과 다른 재미를 안겨줬다는 평가를 받았죠.
또 수준 높은 BGM과 '2006프로야구'에서 인기를 모았던 ‘홈런더비’가 부활했으며, 미션모드와 홈런더비까지 탑재해 실제 야구 못지않은 충실한 게임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 이벤트로 획득할 수 있는 히든 마타자로 게임빌의 또 다른 인기 IP ‘놈’의 주인공 ‘놈’이 등장해 재미를 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네에. 저도 이때부터 슬슬 '연애시뮬레이션'처럼 나만의리그를 즐기기 시작했었죠; 은근히 재미있었어요. ^^
조기자 : 거기에 게임빌은 2007년 12월 경에 신촌 이화여대 근처에서 해피스윙 동호회와 함께 하는 이색 코스프레 댄스 페스티벌을 열고 '2008프로야구' 캐릭터인 캡틴잭, 백작D, 석호팔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참여시키는 등 여전히 이색 마케팅 행보를 계속 해나갔죠;; 게임의 인기는 주욱 계속~~
꿀딴지곰 : 뭐.. 이런 파격 행보만 봐도 게임빌프로야구가 여전히 2000년대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던 게임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조기자 : 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수치가 꺾이는 시기가 옵니다만, 이때까지는 굉장히 건재했었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지요. 특히 이 시기에는 코나미에서 '2008프로야구'를 꺾기 위해 '파워풀 프로야구' 모바일 게임을 내는 등 위협이 되는 요소가 많았는데도, 게임빌은 꿋꿋하게 이겨냈습니다.
조기자 : 이어 대망의 2009년! 게임빌의 마지막 피처폰 버전인 '2009프로야구'가 출시되지요. 이 시기에는 피처폰도 발전할 만큼 발전해서, 꽤 그럴듯한 그래픽과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조기자 : 게임빌의 야구 개발 노하우도 숙성될만큼 숙성됐는데요, 특히 피처폰의 성능이 극대화되면서 ‘2009프로야구’는 비약적으로 그래픽의 발전을 이루어 냈으며 연애 시뮬레이션과 코믹 요소의 본격적인 도입, 넉넉한 콘텐츠 볼륨을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첫 출시와 동시에 4만 다운로드를 이룰 정도로 큰 효과를 누렸고, 호쾌해진 타격감과 더욱 다양해진 마투수, 마타자의 등장으로 재미를 높였습니다. 주야간 경기와 삼진 콤보, 패시브 스킬 등 다양한 신 시스템에 멀티엔딩 시스템까지 추가되는 등 막강한 모습을 보였죠.
더불어 이때 레이싱 모델 구지성 양을 기용한 프로모션도 꽤 주효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기자 :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때 즈음에 제가 게임빌 측과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았었죠.
꿀딴지곰 : 음? 왜요?
조기자 : 게임빌프로야구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상당히 찝찝한 사실을 알게 되었었는데요, 뭐였냐면 개발자들이 매년 바뀌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음? 이렇게 잘나가는 게임 시리즈인데 개발자들이 매번 바뀌다니요? 게임빌 내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조기자 : 네에. 게임은 계속 승승장구하는데 '개발자들이 잘한 게 아니다. 원래 시리즈가 잘되었던 거다' 라면서 인센티브가 굉장히 박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에 격분한 개발자들이 매번 퇴사하는 통에.. 게임빌프로야구는 매 시리즈마다 개발자가 달랐다고;; 여튼 그 관련으로 게임빌에 안 좋은 기사도 냈었고, 내부 임원분들과 점심식사하면서 정책을 바꾸라고 직접 요청도 했었고 그랬었네요.
꿀딴지곰 :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한 업체를 오래 담당하다 보면 그런 일도 생기는군요. 직원의 편에 서서 부조리함을 알리는..
조기자 : 네에. 제가 나름 약자편에서 기사를 쓰는 쪽이에요. 피처폰 시절에는 특히나 이동통신사들이 슈퍼울트라갑이었는데, 그래서 이통사의 불합리함을 꼬집는 기사들도 많이 냈었던 기억도 나네요.
험험.. 지금은 게임빌도 엄청 커졌고 내부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개발자들에 대한 보상이나 그런 부분도 다 합리적으로 책정된다고 하더군요. 당시의 귀여운 에피소드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아 각설하고.. 다음 시리즈인 '2010프로야구'로 넘어가 보도록 하죠. 자꾸 다른 에피소드 얘길 하다가 논점에서 벗어나게 되네요;;
조기자 : 이제 슬슬 지치니까 조금 속도를 내 보겠는데요, '2010프로야구'는 피처폰 버전 출시 1년 후, 스마트폰으로도 출시가 됐습니다.
시리즈 통산 천만 다운로드라는 영예와 함께 이 게임에서는 야수의 수비 포지션, 투수의 변화, 타자의 수비 능력치가 추가되었으며, 마선수와의 연애 이벤트가 추가되었죠.
패러디를 근간으로 하는 코믹성도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게임은 메타크리틱 87점을 기록하는 등 당대 최고의 야구게임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꿀딴지곰 : 마케팅적인 측면은 어땠나요? 이전 시리즈도 꽤나 마케팅이 강했었는데요.
조기자 : 아 상당히 잘 했죠. 가장 인상깊은 마케팅은 스마트와 GS25의 제휴가 아니었나 싶네요. 게임빌은 전국 250여 개 스마트 매장에 쿠폰북을 배포하고 '2010프로야구'에 1천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GS25의 도시락에 게임빌 전용 쿠폰을 동봉하기도 했었습니다.
조기자 : 슬슬 전국으로 단위가 커진 마케팅! 게임빌프로야구니까 가능했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뭐랄까, 당시에 피처폰과 스마트폰이 교체되던 시기여서.. 이전만큼 무한정으로 미래의 승리를 담보하긴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개발도 2배로 진행해야하고.. 개발사들이 고달픈 시기였지요...;;
그리고 이후 등장한 ‘2011프로야구’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지원하기 시작했지요. 피처폰 버전 이후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모바일 버전, 아이폰 버전으로도 출시됐습니다. (아이폰 버전부터는 시리즈 최초로 가로모드를 지원)
조기자 : 전작인 '2010프로야구'에 이어 '2011프로야구'는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퀄리티를 극강으로 끌어올린 게 특징입니다.
나만의 리그에서 스토리 모드가 2배 이상 확장되었고 스피드형 타자와 중계 투수 보직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코스튬 기능을 통해 60여 종의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기자 : 또 직접 공의 궤적과 구속 등을 에디팅할 수 있는 '나만의 마구'와 히트율, 장타율 등을 직접 키워나갈 수 있는 '필살 타법'이 추가되어 추가되었고 공수에 있어 대규모 인공 지능 업그레이드, 그리고 국가대항전과 GBC리그가 펼쳐지는 '토너먼트 모드'와 매일 온라인으로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는 '일일 과제'가 추가되는 등 게임의 규모가 커졌지요.
대주자, 날씨에 따른 컨디션 변화, 수비위치 변경 지원, 토너먼트 시스템, 선수영입 모드 등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꿀딴지곰 : 맞아요. 저도 아이템 모으기 위해 엄청나게 육성에 몰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홍보모델 이해인 양도 기억이 나네요.
조기자 : 그리고 1년 뒤, 2012프로야구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죠.
조기자 : 2011년 10월에 출시된 ‘2012프로야구’는 2012년 6월에 KBO의 라이선스를 받아 2012프로야구 스페셜 에디션으로도 출시되는 등 변혁을 꾀했습니다. 실명으로 등장한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이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와 연애를 할 수도 있었던 게 새로웠습니다.
또 이 버전부터 피처폰 시리즈가 나오지 않고 본격 스마트폰 기반으로만 출시되어 해상도가 2배가 되었고, 게임빌의 모바일 서비스인 '게임빌 라이브'가 적용돼 보다 강력해진 소셜 네트워크 기능도 탑재되었지요. 후에 이 '게임빌 라이브'는 이후 서클이라는 형태로 바뀌게 되고, 컴투스의 플랫폼과 합쳐져 '하이브'가 됩니다 ^^
조기자 : 또 하나 이 2012프로야구와 함께 축하하고 싶은 점은, 2011년 11월 30일을 기점으로 야구 모바일게임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가 통산 3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는 것이죠. 참 대단한 게임시리즈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조기자 : ‘2013프로야구’는 배경이 3D로 바뀌었으며, 실황중계가 추가되어 현장감이 향상됐던 버전입니다.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하고 아이템을 모으는 수집요소, 그리고 발전된 일러스트와 한층 부드러워진 애니메이션으로 호평을 받았죠.
하지만 마선수가 줄어들었으며 전반적으로 콘텐츠와 볼륨이 축소되어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이후 게임빌프로야구 시리즈는 모바일 게임시장의 다변화와 동종 장르 게임 포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침묵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꿀딴지곰 : 음? 그런데 왜 시리즈를 계속 내지 않고 이렇게 침묵기에 접어든 건가요?
조기자 : 이 당시에 게임빌이 퍼블리싱 사업을 크게 강화하면서 자체 개발을 줄였던 것도 있고요, 또 '이사만루'라는 게임을 런칭하는 등 게임빌 내부에 엄청난 변혁이 있었습니다. 또 많은 회사들이 게임빌프로야구를 따라서 비슷한 게임을 쏟아내기도 했었구요..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이 시리즈를 중단하게 만들었던 것 같네요.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활짝 열리면서 3D 게임들이 대거 등장하고.. 과거 2D로 만들어진 시리즈에 대한 회의감 같은 게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꿀딴지곰 : 쩝.. 그렇군요. 아쉽습니다. 게임빌이 이 시리즈를 뚝심있게 계속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긴 합니다.
[게임빌프로야구, 다시 부활..매니아들 '움찔']
꿀딴지곰 : 오호~ 이렇게 12년간 활성화됐던 '게임빌프로야구'가 다시 부활했군요.
조기자 : 네 그렇습니다. 2013프로야구 이후 6년이 지난 2019년 8월, 게임빌은 게임빌프로야구 시리즈의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최신작의 명칭은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죠.
조기자 : 그리고 여담이지만.. 저와 2002년도부터 친하게 지내던 게임빌 담당자분이 최근에 큰 사고를 당하셔서 더이상 만나뵐 수 없게 되었거든요... 20년 가까이 친분이 있던 그분에 대한 추모에 대한 성격도 조금은 있습니다.
꿀딴지곰 : 그렇군요.. 그런데 조기자님, 궁금한 게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분야에서 옛날엔 야구 게임이 계속 1등을 했었는데, 요즘은 10위 안에 들어가기도 힘들어보이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조기자 : 네에.. 현재 컴프야 등의 리얼 야구 게임, 프로야구 H2를 필두로 한 매니저 게임의 양대산맥이 있는데요,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게임의 재미 요소 및 UI에 대해서는 아직 발전 및 재고의 여지가 매우 많다고 봅니다.
둘다 PC나 콘솔 야구 게임의 재미를 이식하는데 급급하다고 보이거든요... 모바일 플랫폼 자체를 풀로 활용하는 재미 요소를 구현해야 하는데 말이죠.
꿀딴지곰 : 네에.. 다만 이 '슈퍼스타즈'가 현재 반응이 썩 좋지 않지만, 모쪼록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게임빌 화이팅하시길!
조기자 : 휴.. 교수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자아 이번 시간에는 '피처폰 시절 인생게임 게임빌프로야구 시리즈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 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