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중국산 전략 게임에 계속 털리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엔씨, 넥슨, 넷마블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MMORPG 장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빈자리를 치고 들어온 중국산 전략 게임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에 올랐던 라이즈오브킹덤즈는 최근 시즌4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다시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정우성과 혜리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 좀비 소재 전략 게임 SOS 스테이트 오브 서바이벌은 한 때 9위까지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이렇듯 지난 2018년 삼국지M 시절부터 전략 장르의 잠재력이 이미 검증된 상태이지만, 국내에서 주목할만한 작품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보니, 계속해서 중국산 전략 게임들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다.
물론, 그동안 국산 모바일 전략 게임이 아예 안나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에 넷마블에서 아이언쓰론이라는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고, 지난해 베스파의 자회사 코쿤게임즈에서 임모탈즈라는 게임도 선보였다.
국내에서 유일한 모바일 전략 게임 전문 회사로 자리잡은 조이시티는 오션 앤 엠파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 전쟁의 물결,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일게이트와 손잡고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전략 게임 크로스파이어 워존, 그리고 테라 IP를 활용한 테라 엔드리스 워를 선보이는 등 꾸준히 전략 장르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다.
다만, 대부분의 작품들이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게임을 선보이다보니, 국내에서는 기대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중국산 전략 게임들을 보면 국내 전략 장르의 잠재력도 MMORPG 장르 못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사들이 만든 게임들이 국내에서 외면당하는 이상한 분위기다.
이처럼 국산 전략 게임에 비해 중국산 전략 게임들이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는 이유는 공격적인 마케팅에서 오는 차이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선보이는 전략 게임들은 새로운 도전 개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책정을 못하고 있지만, 중국산 전략 게임들은 이미 해외에서 성과를 거둔 게임들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 책정에 망설임이 없는 상황이다.
홍진영, 이시언을 내세운 삼국지M, 하정우, 김영철, 그리고 송강호 카드까지 꺼낸 라이즈오브킹덤즈, 그리고 정우성과 혜리를 내세워 신작 드라마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SOS 스테이트 오브 서바이벌까지 모두 대형 MMORPG 못지 않은 과감한 홍보 모델 기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흥행성을 검증한 게임들을 들여오기 때문인지,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만든 전략 게임들은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다보니 과거 웹게임 시절부터 검증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서 만든 전략 게임들은 RPG와의 접목 등 새로운 시도를 다수 선보여 기존 전략 게임들에 비해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OS 스테이트 오브 서바이벌의 경우 차근 차근 자신의 영지를 발전시키는 초반 튜토리얼 과정을, 좀비의 습격을 방어하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마치 싱글 게임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별다른 설명없이 순서대로 건물 짓고, 병력 생산까지 하게 한 다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어막을 풀어버리고, 고인물들이 가득한 사지에서 알아서 생존하라고 등 떠미는 기존 전략 게임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P 기반 모바일MMORPG들이 연이어 매출 상위권에 오르면서 흥행성이 보장되고 있긴 하지만,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다보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MMORPG보다 전략 장르가 강세를 보이는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다면, 전략 장르에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