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 테라형 엘린이 왜 이래” ‘테라 엔드리스워’
다양한 스타일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하 SLG)을 선보이며, 국내 게임사 중 가장 선이 굵은 행보를 걷고 있는 조이시티의 신작 '테라:엔드리스워'(이하 엔드리스워)가 지난 11월 3일 정식 출시됐다.
테이크파이브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전 세계 2,000만 명의 게이머가 플레이한 MMORPG 테라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작품으로, 원작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도시를 성장시키는 전략 장르의 특성을 섞은 RPG와 SLG의 중간에 있는 작품이다.
게임의 진행은 크게 캐릭터 전투와 도시 육성 및 세력전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캐릭터(영웅) 육성의 경우 현재 약 50여 종의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으며, 각 캐릭터마다 궁수, 방패병, 영지 발전 속도 증가 등의 추가 버프를 가지고 있어 게임 진행에 매우 중요하다.
캐릭터 레벨업은 '시공의 균열' 및 성장 아이템으로 육성시킬 수 있는데, 이중 ‘시공의 균열’은 약 9개의 스테이지를 돌파해 다음 단계로 나서는 수집형 RPG의 전투와 유사한 전투 콘텐츠다. '시공의 균열'에서 게이머는 캐릭터 배치나 직접 조작은 할 수 없지만, 스킬은 수동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경험치와 각종 자원 및 추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레벨업을 진행하다 보면 캐릭터를 다음 등급으로 진급 시킬 수 있다. ‘엔드리스워’에서는 캐릭터의 등급이 높을 수록 통솔할 수 있는 병력이 많아지고, 상급 군단스킬과 액션스킬이 해금되기 때문에 주력 캐릭터의 등급을 우선적으로 육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문제는 이 캐릭터 육성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다. 레벨은 어떻게 '시공의 균열'이나 일종의 반복 전투인 소탕 등으로 높일 수 있지만, 장비가 없는 대신 추가된 '룬'의 경우 캐릭터에게 추가 능력치를 부여하여 대단히 중요하지만, 지능, 힘, 민첩 등의 캐릭터에 따라 별로도 등장하여 초반부터 육성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더욱이 등급이 높아지면 필요한 룬도 달라지고, 한 캐릭터마다 창작할 수 있는 룬이 무려 6종이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적인 방법으로 군단 최소 인원인 5명을 한 번에 육성하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 여기에 무기 강화 및 진급에는 또 다른 소모 아이템인 ‘아크데마의 광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육성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캐릭터 하나를 육성하는데, 6개의 룬과 아크데마의 광석이 별도로 들어가고, 등급이 높아질 때마다 상위 등급의 룬과 광석이 추가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는 여느 육성형 RPG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육성 난이도를 지닌 모습이며, 게이머가 투자한 병사 능력치, 성장 능력치 1%에 따라 전투에서 승패가 갈리는 SLG 장르에 이런 하드한 캐릭터 육성까지 더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재창조에 가까운 캐릭터의 외형도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테라는 “엘린으로 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엘린'의 중요성이 남다른 게임이었다. 하지만 '엔드리스워'의 '엘린'은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캐릭터로 등장해 ‘귀여움’이라는 단어가 1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 아무리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노린 게임이라지만, 테라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를 이렇게 만든 것은 다소 의아했다.
다른 캐릭터 마찬가지로, 원작과 유사한 캐릭터도 분명 존재하지만 대부분이 이질적으로 느껴져 육성을 할 만한 동기도 찾기 어려운 것이 본 기자의 느낌이었다.
SLG 장르의 재미는 다수의 게임을 출시한 조시티에서 선보인 게임답게 무난한 느낌이었다. 엔드리스의 워의 월드맵은 헥사 타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신의 도시가 커질수록 영토 범위와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더욱이 길드의 경우 다른 게이머의 건물 개발, 기술 연구를 도울 수 있으며, 길드의 영토가 커질수록 각 길드원의 도시가 하나로 이어지게 되며, 작은 토지에서 거대한 도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엔드리스워’는 도시를 육성하고, 성장시켜 다른 게이머와 대결을 벌이는 SLG의 재미와 수집형 RPG가 지닌 캐릭터 육성의 재미를 동시에 노린 게임이다. 하지만 캐릭터 육성의 난이도가 너무 높고, 이 캐릭터의 매력마저 떨어져 두 장르의 밸런스가 어긋나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과연 SLG 명가로 거듭나려 하는 조이시티가 추후 업데이트와 패치를 통해 이러한 밸런스를 다시 맞출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