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K로 돌아온 '유다희' 양과 첫 데이트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
전 세계 게이머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유다희(YOU DIED)' 양과의 첫 데이트가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돌아왔다. 최신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5에 맞춰 4K 그래픽으로 돌아온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가 그 주인공이다.
'데몬즈 소울'은 프롬소프트와 SCE재팬 스튜디오가 2009년 플레이스테이션3 독점 작품으로 내놓은 액션 RPG다. 이번 PS5 리메이크 버전의 개발에는 완다와거상 리메이크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블루포인트 게임즈가 참여했다.
'데몬즈 소울'은 출시 당시 기존의 일본 RPG가 가진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고, 불합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높은 난이도로 관심을 받았다. 게임은 보스의 공격 1~2방이면 게임 오버로 이어졌다. 게이머의 긴장을 풀게 만들고 갑자기 적이 등장해 공격하는 등 여러 상황을 마련해 놨다. 여타 게임과 달리 스태미나가 존재해 무한정 피하거나 공격을 막을 수도 또 공격을 펼칠 수도 없다.
난이도가 상당한 만큼 게이머는 캐릭터가 사망하면서 화면에 수도 없이 나타나는 'YOU DIED' 메시지에 좌절했다. '데몬즈 소울' 이후 등장한 '다크 소울'시리즈 등에서도 'YOU DIED' 화면을 계속해서 본 게이머들은 한국어 발음이 비슷한 '유다희'라 부르며 일종의 '밈(Meme)'처럼 자리 잡았다. '유다희'양과의 두근두근 데이트의 시작이 '데몬즈 소울'인 셈이다.
'데몬즈 소울'을 비롯한 소울 시리즈 게임은 일반적인 RPG와 달리 전투를 통해 직접 레벨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해 아무리 전투를 해도 캐릭터가 강해지지 않는다. 때문에 캐릭터의 레벨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레벨이 올라야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는 인간 육성 게임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데몬즈 소울' 등 소울 시리는 적을 물리치고 모은 소울을 별도의 NPC를 통해 능력을 투자해 강화하고, 아이템을 구매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캐릭터가 죽으면 소울도 잃어 버린다. 방금 전에 죽은 그곳까지 다시 가야 회수 할 수 있는 식이다.
물론 단순히 '데몬즈 소울'은 난이도가 높아서 시장에 성공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이 아니다. 게임을 익히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보스와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클리어하고 쾌감이 기존의 어떤 게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또 게임을 풀어가는 방식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얼핏 보면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치밀하게 설계된 게임 플레이가 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어떤 캐릭터를 만들고 어떤 무기를 쓰고 특정 상황에서는 어떤 아이템과 스킬을 사용할지 게이머의 선택에 달렸다. 겉으로는 불합리해 보이지만, 막상 게임을 즐겨보면 제일 합리적인 게임이 될 수도 있다.
2020년 11월 12일 PS5의 론칭과 함께 공개된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는 원작의 완성도도 훌륭했지만, 역대급 PS 론칭작이 되기에 큰 부족함이 없다. PS5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게임 곳곳에서 노력한 부분이 엿보이며, 이러한 장치들은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먼저 그래픽이다. PS3에서 PS5로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만큼 비주얼적으로 큰 발전을 이뤄냈다. 특히 단순 리마스터가 아니라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완성도는 더 높다. 거대한 비룡이 화면에 등장할 때의 전율이 PS3 시절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소울류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빛의 조화도 상당하다. 여기에 배경 처리나 각종 몬스터의 디자인 변경 등도 눈길을 끈다. 원작을 즐겨본 게이머라면 발전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물론 역대 콘솔 기기의 발전과 비교하면 PS4에서 PS5로의 발전은 게이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이 적은 편이다. 과거 PS2에서 PS3가 됐을 때처럼 30배 이상 성능이 뛰어오르지 않는다. 게이머들이 꿈꿔오던 4K 해상도에서 초당 60 프레임으로 구동하는 정도가 이번 세대 게임기가 보여주고 꿈꾸는 모습이다. '데몬즈 소울'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에 많이 다가갔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부분은 PS5의 강점인 듀얼센스와의 조화다. 진동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했던 소니가 이처럼 완성도 높은 진동 기능을 갖춘 컨트롤러를 완성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데몬즈 소울'을 즐기는 내내 내가 즐기는 화면과 컨트롤러의 진동이 찰떡궁합처럼 손에서 느껴진다. 여기에 듀얼센스에 별도로 마련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타격음도 기대 이상으로 게임의 몰입을 돕는다. 적을 공격할 때 정말로 '찰진' 소리가 난다.
외에도 리메이크답게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과 플레이를 그대로 구현했기에, 원작의 팬들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좌우가 반전되는 분열된 세계 등을 넣어 새로운 재미를 전하기도 한다. 또 그래픽 자체가 발전한 만큼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도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다. 소울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가 PS5를 여는 게임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