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부개발자가 게임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자밥스튜디오'
게임 시장에서 독립 개발사로 살아남기란 어려운 일이다. 수 백명의 직원과 수 백억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작을 매 분기 선보이는 대형 게임사들과 어마어마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며, 한국 시장에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과 경쟁에서 소규모 개발사의 위치는 그만큼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
이러한 한국 게임시장에서 부부가 개발에 뛰어들어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지난 2013년 설립된 자밥스튜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자밥 스튜디오는 부부가 운영하는 개발사임에도 수 십 종의 게임을 출시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작지만 경쟁력을 지닌 개발사다. 실제로 용사 부부를 주인공으로 한 '무한더던전'과 '코인공주', '전투의신' 등의 색다른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이중 '코인공주'의 경우 지난해 '11월 지랭크 챌린지 서울상'을 수상하는 등 개발력을 인정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이 겪은 다양한 정보를 개발자에게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게만아TV'(게임만드는아빠)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에서 추진 중인 '2020 게임자료 공유마당 구축 및 운영사업'의 리소스선정평가위원회 참가업체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국내 독립 개발사 중에서도 꾸준한 성과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자밥스튜디오의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자밥스튜디오의 권대현 대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자밥스튜디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3년 11월에 결혼과 동시에 시작한 부부개발팀입니다. 창업 후 만든 게임들이 다 망했지만 남은 돈을 모아 미친 척 다녀온 두달의 유럽여행이 전환점이 되어 여행 후 만든 게임들이 작지만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재밌게 놀아야 재밌는 게임이 나온다고 믿으며 놀면서 게임을 개발하다가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육아를 하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워라벨을 중요시하며 일 평균 근로시간은 4시간이 채 안되는 회사입니다. 대표작으로 ‘무한더던전’,’코인공주’ 등의 게임이 있으며, 글로벌 누적 7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준비중인 신작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동물댄서’라는 신작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오랜만에 열심히 만들고 있으며 귀여운 아트가 돋보이는 ‘머지 게임’입니다. 기존 머지 장르의 게임과는 달리 다음 단계가 정해져 있지 않고 합성 후 나오는 동물이 랜덤머신에 의해 획득 가능함으로써 차별성과 불확실성의 매력을 높였습니다.
해당 작품은 첫 유니티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그동안의 자밥스튜디오 게임들은 cocos2d-x 라는 엔진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생산성면에서 한계에 봉착했고, 유니티 엔진도 많이 발전해서 유니티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작 ‘동물댄서’도 이미 상당 부분 cocos2d-x로 개발이 되어 있었지만 버리고 유니티로 재개발 중에 있습니다. 내년 3월 말 출시 예정입니다.
Q: 유튜브 '게만아TV'를 운영 중입니다.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나요?
올해 들어 매출이 많이 줄어들어서 위기를 느끼던 찰나 유튜브라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 시작은 순전히 나도 유튜브를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라는 호기심이었구요. 그래서 처음엔 이런 저런 영상을 찍다가. 조회 수가 나오는 건 제가 경험이 있는 게임개발 관련 영상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게임개발과 관련된 제 경험이나 발견한 노하우 위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모바일 게임 개발을 처음 시작한다면 유니티 같은 개발에 관련된 정보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출시해보고 서비스한 경험담도 필요합니다. 저의 경험과 역량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채널을 계속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 사업 만렙이 100 레벨이라면 저는 30~40레벨 정도는 될 테니 그 이하 분들에게는 충분히 유익한 채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게만아TV'에서 가장 공을 들인 영상은 무엇인가요?
사실 그때 그때 생각나는 소재에 충실히 영상을 만들어서 특별히 어떤 영상을 더 공들여서 찍은 적은 없는 것 같네요.(웃음) 유튜브 영상에 들인 노력은 사실 영상 길이에 비례합니다. 거기에 자막까지 있으면 더 노력이 들어간 것이죠. 그렇다고 현재 가장 조회 수가 많이 나온 영상은 길이가 그렇게 긴 것도 아니긴 하네요.
Q: 30여개의 앱과 게임 개발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인디 게임 시장에서 통할만한 게임은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최근 몇 년간 성공시킨 게임이 없어서 제 의견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레드오션인지라 소규모 게임 개발팀이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2013년 개발을 시작했을 때도 이미 레드오션이었지만, 실제로 그동안 수많은 소규모 게임 개발팀이 성공을 해오고 지금도 하고 있어서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제 생각에 가장 좋은 건 정말 괜찮은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바이럴을 탈만 한 게임을 만드는 거죠. 최고의 마켓팅은 최고의 제품이니까요. 그런 게임을 만들면 마켓팅에 대한 경험이 없어도 알아서 기회가 찾아오게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게임은 만들어 내기 정말 힘들죠. 제가 해드릴 만한 현실적인 조언은 개발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라는 것입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빨리 완성하고 지표를 개선해 나가는 방향을 추천합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진다고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시장의 반응은 개발 기간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지표는 리텐션입니다. 가벼운 캐쥬얼 게임이나 RPG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 리텐션은 게임을 출시해야지만 알 수 있는 수치이기에 출시하고 개선해 나가는 작업을 빨리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이퍼 캐쥬얼 게임류는 트래픽이 없으면 망하는 게임인지라 트래픽을 모아줄 수 있는 퍼블리셔를 찾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게 아니면 스토어의 피쳐드를 지속적으로 받거나 자체적으로 바이럴을 타고 순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는 매우 힘듭니다.
따라서 캐쥬얼 게임 같은 경우는 퍼블리셔를 찾거나 기대 없이 만들어야지 기대하고 올인하면 힘든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나가는 2인 이상의 회사라면 ARPU가 나오는 RPG게임을 만들기를 추천드리며 (잘 구성된 클리커, 방치형 게임 등등도 RPG입니다). 구글 애즈같은 광고를 사용해 1유저당 광고비 이상의 수익이 나는 구조라면 일단 성공입니다. 지속적으로 지표를 개선해 나가면서 컨텐츠를 추가하시면 됩니다. 길게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언제나 최대한 빨리 출시해서 지표를 개선해 나가는 방법이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Q: 2020 게임자료 공유마당 구축 및 운영사업 리소스선정평가위원회의 제작과정이 궁금합니다.
안내받은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리소스를 정리하고, 시스템에 업로드 하고 메일을 보내면 심사 후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Q: 해당 사업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듣고싶습니다.
좋은 취지의 사업인 것 같습니다. 개발사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되는 개발비를 보존할 수 있고, 또 해당 리소스들로 다른 게임 개발사나 학생분들에게 도움도 될 수 있으니까요.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좋은 선순환 구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면 저희도 괜찮은 타사의 리소스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할 생각입니다.
Q: 이용자(학생 및 인디게임개발자) 리소스 활용 방안에 대한 추천사항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가 제공하는 리소스는 주로 2D스프라이트 이미지입니다. 그동안 자밥스튜디오에서 만들었던 게임들의 리소스이며 잘 활용하여 프로토타잎을 만드시거나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여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