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이 유일...10대 게이머 K-RPG에 관심 없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 천국이다. 3월 10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RPG 장르의 게임이다. 시장의 중심에 40대 게이머가 자리하면서 바쁜 시간 자동전투 등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RPG 장르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시장의 중심이 될 10대 게이머로 시선을 돌리면 RPG 장르 사랑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10대 게이머들은 시장의 주류인 RPG 장르에 큰 관심이 없으며, 더 나아가서는 한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자체가 적다. 이는 30~40대 게이머의 두둑한 지갑을 노려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20세 미만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의 사용자 수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쿠키런: 킹덤', 2위 '배틀그라운드', 3위 '브롤스타즈', 4위 '카트라이더 러시 플러스', 5위 '마인크래프트', 6위 '로블록스', 7위 '어몽어스', 8위 '좀비고등학교', 9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10위 '포켓몬고'다.
RPG 장르 게임은 '쿠키런: 킹덤' 한 작품에 그친다. 그리고 절반이 해외 게임이다. 그나마 1월 등장한 '쿠키런: 킹덤'의 흥행으로 '쿠키런'까지 동반 상승하며 10위 내 한국 게임 비중이 절반 정도로 늘었지만, 2020년 12월에는 상위 10위 내 한국 게임은 '카트라이더 러시플러스', '배틀그라운드', '좀비고등학교'가 전부다. 이 정도면 한국 게임에 관한 관심이 크게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RPG 장르를 즐기지 않는 10대들의 모습은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0대들이 주로 즐기는 모바일 장르에서 FPS를 포함한 슈팅 장르가 38.6%로 1위, 23.2%로 레이싱이 2위를 기록했다. 30대와 40대 게이머에서 RPG 장르가 각각 35.1%와 32.6%를 기록한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유일한 RPG 장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쿠키런: 킹덤'의 성공은 이례적이다. '쿠키런 킹덤'은 2013년 등장한 런 게임 '쿠키런'에 추억을 가진 어린 게이머들이 자라 10대 후반 게이머가 되며 몰린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흔한 판타지 수집형 RPG가 아니라 '쿠키런'을 통해 이미 익숙한 쿠키 캐릭터와 최신 인터넷 유행 코드를 가미한 캐릭터성과 소셜 요소 등이 10대 게이머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보인다.
국산 게임 중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시 플러스'의 경우도 MZ세대 공략을 위한 마케팅과 공략을 꾸준히 이어왔다. 펭수, 블랙핑크 지수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게임들이 30~40대에 집중하는 동한 10대 게이머 공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는 이야기다.
물론 10대 게이머에 당장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학업이 우선인 10대 게이머의 특성상 쉬는 시간 틈틈이 즐기거나 직접 조작하는 대전 형태의 게임이 인기라는 것이다. 이들이 나이가 들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게임 플레이 패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은 자금에 여유가 충분한 여유가 있어 그때 시점에 가서 유행하는 IP나 게임을 인수해 서비스하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현재 확률형 아이템으로 발발한 게이머들의 게임사에 대한 불신과 국내 게임에 비해 합리적인 형태의 과금 방식을 들고 오는 해외 게임의 모습을 보고자란 현재 10대가 미래에도 여전히 한국 개발사의 주요 고객으로 남아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30~40대 게이머와 같은 탄탄한 이용자층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대 게이머 공략을 위한 게임사들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