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시장 K-무협 게임에 다시 주목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온라인게임 시장은 판타지 기반의 MMORPG와 무협 기반의 게임이 양대 산맥을 구축했다. 판타지를 대표하는 작품에 ’리니지‘, ’뮤‘ 등이, 무협에는 ’영웅문‘, ’천년‘, ’미르의전설‘ 등의 작품이 존재했다.
이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아이온‘과 같은 판타지 MMORPG의 대흥행으로 판세는 판타지 쪽으로 크게 기울었지만, 그 사이 ’구룡쟁패‘나’ 십이지천‘과 같은 게임들이 등장하며 무협게임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후에도 ‘테라’, ‘아키에이지’ 등의 판타지 공세에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이 등장하며 무협 MMORPG의 파괴력이 여전함을 과시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대세는 판타지 게임으로 기울었지만, 중국에서 물 건너온 본고장의 게임들이 꾸준히 무협 MMORPG의 명맥을 이었다. 그리고 올해(2021년)에는 주목할만한 국산 무협 게임들이 연달아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의 움직임이 기대된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다. ‘블레이드&소울’은 국산 무협 MMORPG의 맥이 끊겨가던 시점에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대형 게임이다. 현재 시프트업의 대표를 맡고 있고, 국내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로 꼽히는 김형태 대표의 일러스트를 3D 그래픽으로 그대로 구현해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게임은 다른 무협 MMORPG를 뛰어넘는 수준 높은 완성도와 자유롭게 하늘을 거니는 경공, 그리고 심리전과 컨트롤의 재미가 살아있는 비무 등이 게임의 강점이었다. 게임은 201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블레이드&소울2’는 한층 더 발전한 무협 MMORPG의 세계로 안내할 전망이다. 지난 2월 9일 김택진 대표는 온라인 간담회에 직접 등장해 “액션에 관해서는 정점을 찍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며, “블소2를 통해 MMO 영역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새로운 액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블소2’를 소개했다.
‘블소2’는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탐험할 수 있는 3D 오픈 월드, 새로운 스타일의 전투 및 경공 시스템, 서포터 타입의 신규 클래스 ‘법종’, 오픈월드 레이드 컨텐츠 ‘토벌’, 블소2만의 오리지널 스토리 ‘사가’ 등의 특징을 갖췄다. ‘블소2’는 사전예약 시작 23일 만에 400만 명이라는 예약자를 모았으며, 이는 국내 MMORPG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게임은 상반기 중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원조 무협 게임 개발사인 위메이드도 ‘미르M’으로 가세한다. 위메이드는 국내 무협 게임은 물론 게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르의전설’ 시리즈를 개발한 회사로, 지난해 말 ‘미르4’를 국내 시장에 내놓으며 또 다른 무협 게임 부흥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4’를 준비하며 언택트 중심의 지스타 2020의 메인스폰서로 나섰고, 서예지와 이병헌 등 유명 배우를 게임의 모델로 섭외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론칭한 ‘미르4’는 국내 4대 마켓의 인기 순위 1위를 정복했으며, 현재까지 주요 마켓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미르M’의 출시를 본격화한다. ‘미르M’은 원조 한류 게임 ‘미르의전설2’에 가장 가까운 게임이다. ‘미르의전설2’는 2005년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수 80만 명 기록하며 기네스에 등재됐으며, 중국에서 6억 명 이상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중국에서 강력한 IP(지식재산권)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르4’가 언리얼 엔진을 통해 3D로 새롭게 태어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면, '미르M'은 그때 그 시절의 재미를 떠올릴 수 있는 형태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미르M’은 막바지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이며, 위메이드는 출시 준비가 완료되면 일정을 공개한다.
스마트나우는 '조선협객전M'을 준비 중이다. 국내 무협 MMORPG가 김용의 소설이나 중국 무협에 근간을 두고 있었다면, 1999년 등장한 ‘조선협객전’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 작품이다. ‘조선협객전’은 중국의 색을 배제하고 한국형 무협 게임으로 등장했다. 일본 무사와 조선 협객의 치열한 다툼을 그린 게임으로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선협객전’은 2021년 ‘조선협객전M’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 게임은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대륙 진출을 위해 조선에 분란을 만들고, 이를 눈치챈 광해군과 류성룡이 조선 협객들의 도움을 받아 분란을 막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게임은 지난해 원스토어를 통해 1차 CBT(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원스토어 우수 베타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PC 버전보다 발전한 그래픽 등이 강점이며, '조선협객전' 특유의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재탄생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스마트나우는 지난 2월 원스토어에서 ‘조선협객전M’의 2차 CBT를 진행했으며, 현재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게임은 구글 플레이, 원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 출시될 예정이며, 사전예약이 증가할 수록 좋은 아이템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미르4’ 이후 국내 개발사들의 주목할만한 무협 작품들이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블소2’의 경우는 역대 최고 기대작으로 꼽힐 정도다. 이런 게임의 출시가 무협 장르의 팬이라면 반가울 것이며,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중국의 무협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줄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