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2021] 한 방만 터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조이시티’
조이시티의 2020년의 행보는 그 어떤 해보다 바빴다. 2016년부터 쌓아온 SLG(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개발 노하우를 정립시킨 다수의 신작을 선보였고, 지분 구조 정립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크게 상승시켰으며, 지분 인수와 신규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신규 IP 확보와 웹툰 등의 콜라보 사업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조이시티의 2020년 실적은 매출 1,653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60.2%, 영업이익은 141.3% 증가한 수치로, 당기순이익의 경우 111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 475억 원, 영업이익 56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이시티의 매출 상승은 기존 인기작들의 건재와 SLG에 집중한 개발 라인업을 통해 등장한 주요 신작들의 성과가 뒷받침됐다.
국내 시장에서 SGL는 성공하기 어려운 장르로 인식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SLG는 전체 매출 비중 중 40.5%에 이를 정도로 탑 티어 장르로 분류된다. 실제로 '라이즈 오브 킹덤즈'와 ‘클래시 오브 클랜’ 등의 사례에서 보듯 한번 궤도에 오른 작품의 경우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하는 캐시카우로 자리 잡는 사례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주목한 조이시티는 꾸준히 SLG 장르의 게임을 선보였고, 지난 2016년 ‘오션 엠파이어’ 출시 이후 ‘캐리비안의 해적’, ‘건쉽배틀 토탈워페어’,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등의 작품을 출시하며, SLG 장르에 투자와 도전을 이어갔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0년에도 이어져 조이시티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크로스파이어의 IP를 활용한 '크로스파이어: 워존'과 ‘테라 엔드리스 워’ 등 2종의 작품을 한 달 간격으로 연달아 선보여 SGL 장르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틸팅포인트로부터 4,000만 달러(한화 약 43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건쉽배틀: 토탈워페어'의 글로벌 마케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주요 공략 시장이었던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으로 확장하는 등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2021년 출시될 신작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조이시티의 2021년 라인업은 프로젝트NEO’ 와 ‘프로젝트M’ 그리고 킹오브파이터의 IP를 사용한 ‘킹오브파이터즈: 스트리트워’ 등 3종으로 유명 IP와 SLG 특유의 시스템을 도입한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NEO’는 이세계 세계관을 컨셉으로 한 미소녀 SLG로, 캐릭터 수집 및 성장을 통한 몰입감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아울러 모히또 게임즈와 조이시티가 공동 개발 중인 ‘프로젝트M’은 미소녀 원화의 느낌을 그대로 전투에서 즐길 수 있는 캐릭터 수집 육성 RPG로, 오는 2021년 상반기 소프트런칭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엔드림에서 개발 중인 ‘킹오브파이터즈: 스트리트워’ 역시 기대작 중 하나다. 격투 게임인 ‘킹오브파이터’의 스핀오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SLG 장르의 작품이다. 조이시티 측은 기존 격투 게임을 넘어 KOF 대회의 주최자가 되어 감각적인 게임 아트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기반을 닦아 놓은 신규 사업의 진출도 2021년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조이시티는 지난해 1월 최대주주인 엔드림을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여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 자금과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조이시티는 지난해 두 개의 게임사에 지분 인수를 진행했고, 신사업 전개를 위한 새로운 자회사를 신설했다. 신규 IP 발굴과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연계된 크로스 플랫폼 구축과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이 그 목적이었다.
이중 신규 IP 사업은 경쟁력 있는 소재를 발굴하고, 적극적인 퍼블리싱에 나선다는 기조 속에 진행됐다. 실제로 조이시티는 지난 12월 조한경 대표가 설립한 '슈퍼조이'에 지분 투자를 진행해 ‘전설의 군단’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조이시티는 오랜 시간 쌓인 SLG 빅데이터 처리 및 분석 노하우와 수익화에 대한 경험을 적용하고, 약 100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혀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투자 공시를 통해 향후 3년간 디즈니와 픽사의 유명 애니메이션 IP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해 인지도 높은 디즈니 IP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여 지속적인 성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웹툰 등의 신규 사업 전개를 위한 준비도 끝마쳤다. 조이시티는 지난 11월 신주 인수 방식으로 퍼니브로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퍼니브로는 '에오스' '포트리스2' 등 국내 게임 IP를 중화권 시장에 선보인 것은 물론, 소설, 웹툰의 소싱을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진행한 바 있는 회사다.
이 지분 확보를 통해 중화권과 동남아 시장의 게임 사업 네트워크를 퍼니글루의 역량과 '룰더스카이' '프리스타일' '건쉽배틀' 등의 IP를 더해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조이시티의 전략이다.
또한, 웹툰 시장의 적극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로드비웹툰’을 설립하고, 웹툰 제작 기업 블루코믹스 박종길 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조이시티는 웹툰 작가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 웹툰 IP를 게임화하고, 자신들의 IP를 웹툰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시킬 예정이다. 이러한 조이시티의 시도는 오는 2021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M’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며, 게임과 웹툰을 동시에 선보이는 크로스 마케팅 플랫폼을 가동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복합적으로 진행되어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그룹 내 혼란을 막기 위해 벤처 캐피탈 그룹 라구나인베스트먼트의 대표로 조이시티의 박영호 대표를 새롭게 선임해 자회사들의 재편과 신규 사업 추진의 핵심 키를 맡겼다.
조이시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끈 박영호 대표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웹툰, 게임 IP 관리,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의 신규 사업 준비와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또한, 한국게임산업협회의 강신철 협회장과 데브시스터즈의 고원장 최고전략책임자를 사외이사로 임명해 신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신규 사업 전개와 함께 주식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도 지켜볼 만한 부분이다. 실제로 조이시티는 2020년 게임 분야 상장사 중 이례적일 정도로 주식 시장에 주기적으로 개입했다. 지난해 초부터 대주주인 엔드림이 조이시티의 주식 1만 주를 매입한 것을 비롯해 박영호 대표가 자사주 1만 3500주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주가 방어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 12월에는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하여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던 것이 사실. 이후 조이시티는 지난 3월 10일 자신들이 보유한 자사주 85만 주를 소각하여 무상증자로 낮아진 주가를 적극적으로 상승시키겠다는 뜻을 밝혀 또 한번 시장을 놀라게 했다. 회사가 자신이 가진 주식을 매각하는 게임업계 보기 드문 행보를 통해 주식의 안정성을 높인 셈이다.
이렇듯 조이시티는 2020년 새로운 IP 확보와 자신들이 가진 신작 및 기존 인기작의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 모델과 크로스 마케팅 플랫폼 구축 등 이전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게임사로 도약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그렇다고 조이시티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먼저 조이시티가 추진하는 신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가속도를 내어 추진한 만큼 빠른 시간 안에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여 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등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경우 유명 원작을 게임 IP로 활용해 성공한 사례는 많지만, 게임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이 성공을 거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이 사실. 때문에 일정 이상 흥행을 거둔 작품이 존재해야 조이시티가 시도하는 새로운 사업 구조의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이는 곧 글로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결과로 귀결된다.
물론, ‘프리스타일’, ‘주사위의 신’ 등 중화권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IP의 웹툰 및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동되는 방법도 있지만, 이들 작품이 현재 콘텐츠 소비의 중심 세대인 ‘MZ 세대’의 공략 포인트인 빠른 트랜드 반영을 통한 이슈 창출에 적합한 IP인지 아직까지 의문부호가 남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2021년 조이시티는 오랜 시간 노하우를 갈고 닦은 SLG 장르의 신작 중 성공작이 반드시 필요하며, 만약 신작들의 성과가 저조할 경우 새롭게 추진한 사업 로드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오랜 시간 굳건히 자리잡은 글로벌 히트작이 즐비한 SLG 장르 시장의 특성상 이 작품을 공략해하는 숙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과연 조이시티가 게임사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자신들의 계획을 이뤄줄 강력한 한방을 2021년 선보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