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전략판'과 '원펀맨'의 역습..더 무서워진 중국향 게임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삼국지 전략판'과 '원펀맨: 최강의 남자'(이하 원펀맨) 열풍이 거세다.
지난 1월 21일에 출시되어 돌풍을 일으킨 '쿠키런: 킹덤' 이후 이 두 게임은 국내의 정통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들이 장악한 국내 최상위 순위를 뒤흔들며 명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국지 전략판'과 '원펀맨' 모두 전략성이 높고 게임성이 강한 데다, 광고 화력까지 갖춘 중국산 게임이라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삼국지 전략판, 정통성 갖추고 광고 마케팅도 '압도적'
'삼국지 전략판'은 출시하자마자 순위 싸움이 살벌하기로 유명한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상위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3월 30일 기준 순위는 8위에 올라와 있다.
이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에이 테크모 삼국지 시리즈의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90년대부터 '믿고 즐기는' 삼국지 시리즈를 현세대에 맞게 높은 퀄리티로 구현해냈고, 코에이 테크모의 감수를 받았으며 아트 디자인까지 그대로 담아냈다. 때문에 어릴 적 '삼국지' 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복이나 요격, 지름길, 함정 등 사실적인 지형과 지물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원작 요소를 충실히 재현해낸 부분에 대해 젊은 층은 물론 40대 이상의 아재들도 폭발적인 호평을 보내고 있다. 또 200인 연맹 대규모 인원이 한 번에 참여 가능한 90일 시즌제 전장을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띈다.
이외에 마케팅적인 측면으로도 '삼국지 전략판'은 압도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영화계 거장 '오우삼' 감독이 전쟁 연출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기대를 모았으며, 최근에는 홍보모델 성동일, 김성균, 최무성 3인방이 참여한 독특한 콘셉트의 TVC 영상으로 국내 게임 광고계를 휩쓸고 있다.
게이머들 중에 '삼국지 전략판' 광고를 본적 없다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삼국지 전략판' 광고가 유튜브나 구글 게임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상황이다.
원펀맨, 정식 라이선스와 애니메이션 성우가 그대로
두 번째 '원펀맨'도 상황이 뜨겁긴 마찬가지다. 중국 게임나우테크놀러지가 개발한 이 게임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9위에 올라와 있다. 모바일 게임 통계사이트 게볼루션에서는 6위로 집계됐다.
이 게임은 일본의 히어로 코믹만화 '원펀맨'의 라이선스를 획득한데다 애니메이션 성우가 그대로 참여한 게임으로 출시전부터 기대를 모아왔다. 국내 사전 예약자 2백만 명을 돌파했고, 출시 후에도 입소문을 통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 달성에 성공했다.
게임의 백미는 친숙한 '원펀맨'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과 화려한 필살기를 담은 연출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작 고증이 워낙 잘 되어 있는데다 캐릭터 디자인도 애니메이션과 위화감이 없을 만큼 고퀄리티라서 원작 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게임 내에서 히어로와 괴인들이 가진 특성을 파악하고, 진영을 배치하고 자신만의 조합을 꾸밀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반 진행 외에도 히어로 대결, 괴인 대결, 경기 협회 등 실시간 PVP 콘텐츠가 잘 꾸며진 것도 이 게임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형 MMORPG를 뚫어낸 중국 게임들,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
문제는 이들 중국 게임들이 게임성이나 기획력, 마케팅까지 모두 두루두루 준비를 갖춘,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한국 시장을 뚫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중국 게임하면 붉은색이나 황금색이 다량 함유된 조악한 색감과 양산형 MMORPG들을 떠올리기 십상이었지만, 이번에 등장한 '삼국지 전략판'이나 '원펀맨'은 말 그대로 '완벽한' 구성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어느 하나 약점이라 할 것 없이 탄탄하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양산형 RPG에 올인하고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홍역을 치르는 동안, 이들 중국 게임들은 전략성과 고퀄리티 그래픽, 그리고 대자본을 활용한 마케팅 능력을 과시하며 국내 시장에 효과적으로 침투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글로벌 지역에서도 한국 게임보다 중국 게임의 성적이 더 높다. 일본을 장악한 '벽람항로', '붕괴', 북미 시장을 장악하며 3개월 만에 매출 2조 원을 넘긴 '원신' 등도 국내 게임사들을 추월한 글로벌 히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들이 이제는 절대 중국을 얕보지 않아야 할 것이며, 천편 일률적인 양산형 RPG가 아니라 게임성 자체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상위 10위권 내에 중국 게임은 '기적의검', '삼국지전략판', '원펀맨'이 포함됐고 20위권 내에 '라이즈 오브 킹덤즈', S.O.S 스테이트'가 포함됐다. 100위권 내에 포진된 중국 게임도 약 25개에 이른다."며 "특히 국내의 10대들이 한국 게임들을 외면하고 중국 게임을 즐기는 현 상황을, 한국 게임사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