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4K 시대에 앞서 나가는 게임사들
게임 산업의 발전 덕분에 이제는 영화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사실적인 그래픽을 추구하는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으로 콘솔 시장에서 4K 해상도에 60프레임이 최고 화두로 떠오르면서,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점점 더 올라가고 있어, 게임사들 역시 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물론, PC에서 4K 해상도와 60프레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매우 고가의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며, 요즘은 비트코인 때문에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을 뚫고 있어서,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4K 해상도로 게임 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과 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더구나 모바일 게임에 편중되어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스마트폰 요구 사양을 높여야 하는 고해상도 그래픽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콘솔 게임 시장 진출 필요성이 떠오르면서, 대형 게임사들 위주로 서서히 대응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게임사중 4K 해상도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펄어비스다. 검은사막 북미, 유럽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3N을 견제하는 대형 게임사로 거듭난 펄어비스는 지난 2018년 4K 해상도에 대응하는 검은사막 리마스터 버전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검은사막 리마스터는 펄어비스가 2년여 동안 새로운 신작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는 공을 들인 결과물로, 그래픽과 사운드, 인터페이스까지 모든 부분을 바꿔 검은사막 팬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검은사막 콘솔로 이어져, 포브스에서 2021년 즐겨야 할 추천 콘솔 MMORPG 7위에 검은사막 콘솔이 이름을 올라가 화제가 됐다. 또한,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QLED 8K TV 광고에 검은사막이 등장하면서, 뛰어난 개발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통해 다져진 엔진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게임 엔진을 개발해, 올해 말 해외 차세대 콘솔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트리플A급 대작 붉은사막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흥행으로 모바일 게임사로 변신한 엔씨소프트 역시 4K 대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선보이면서 PC와 모바일에서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는 퍼플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이를 위해 리니지2M을 4K 해상도 대응 버전으로 선보였다. 리니지2M은 모바일에서도 최상급의 그래픽을 뽐내지만, PC에서 즐길 경우 4K 고해상도 모드를 선택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블레이드&소울2 역시 4K 해상도로 준비해, 모바일 MMORPG 시장 뿐만 아니라 PC MMORPG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포부다.
배틀그라운드 성공에 힘입어 세계적인 개발사로 성장한 크래프톤도, 일찍부터 콘솔 게임 시장에 진출한 배틀그라운드 덕분에 4K 해상도 대응을 빨리 시작한 편이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많은 이들이, 고성능 그래픽 카드와 게이밍 모니터 등 장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현재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 외에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롤로그 등 차세대 콘솔 게임 시장을 겨냥한 신작에서도 4K 해상도에 맞춰진 뛰어난 그래픽을 과시할 것으로 예측된다(크래프톤이 지난해 말 선보인 엘리온의 경우 4K 해상도를 지원하긴 하나 이전세대 그래픽 엔진인 언리얼엔진3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래픽 상승 효과가 크지는 않다).
최근 역주행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도 4K 해상도를 지원하긴 하지만, 언리얼엔진3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4K 해상도를 선택해도 그래픽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스마일게이트가 현재 준비중인 신작 크로스파이어X는 멀티플레이는 언리얼엔진4, 싱글 플레이는 레메디의 노스라이트 엔진으로 만들어져, XBOX ONE X에서 4K 60프레임으로 구동되는 시연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콘솔 FPS 게임 시장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외에 주목을 받은 한국산 게임이 없었지만, 크로스파이어X가 뛰어난 그래픽을 앞세워 또 다른 글로벌 흥행작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