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차세대마저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MLB더쇼21’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대표적인 독점작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을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으로 끌어들인 ‘더쇼’ 시리즈의 최신작 ‘MLB The Show21(이하 더쇼21)’이 20일 정식 출시됐다. 그리고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플레이스테이션4와 5는 물론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원과 엑스박스 시리즈 X/S도 발매됐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이지만 미국 내에서 NFL이나 NBA의 인기에 밀리고, 평균 팬 연령이 60세에 가까울 정도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가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인기 비디오 게임 ‘더쇼’ 시리즈의 플랫폼 확장을 원했던 것으로 보였고 그것이 현실이 됐다.

MLB더쇼21
MLB더쇼21

게다가 엑스박스로 발매된 ‘더쇼21’은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도 월정액 게임구독 모델인 게임패스로 즐길 수 있다. ‘더쇼21’의 출시 전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진영의 게이머들은 서로 다른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본다. ‘더쇼21’의 발매로 엑스박스에 진영에도 드디어 할만한 야구 게임이 생겼다.

‘더쇼21’은 차세대기인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로 처음 등장한 작품이다. 때문에 게이머들이 구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경우 스탠다드에디션이 PS4, PS5 등 기종마다 별도로 판매되며 재키로빈슨 에디션이나 디럭스 에디션을 구매해야 PS4와 PS5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엑스박스 진영의 게이머라면 게임패스로 ‘찍먹’하고 구매 여부를 검토해도 충분하다.

엑스박스원에서 이 로고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 듯 하다
엑스박스원에서 이 로고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 듯 하다

아울러 최근 물량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PS5의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이머라면 재키 로빈슨 에디션 이상을 구매하는 것이 좋으나 PS4 버전과 PS5 버전의 큰 차이가 없어 ‘로드 투 더쇼(RTTS)’나 다이아몬드 다이너스티(DD) 등 ‘더쇼’ 모든 콘텐츠를 즐기는 마니아 층이 아니라면 상위 에디션 구매는 한 번쯤 더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 리뷰는 PS5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게임 내 그래픽은 큰 발전이 없는 수준
게임 내 그래픽은 큰 발전이 없는 수준

PS5로 만난 ‘더쇼21’은 매년 만나던 그 모습 그대로다. 그냥 봐서는 차이점을 찾기가 힘들다. 그래픽이나 선수들의 움직임 등이 그대로라 아직 차세대 게임답지는 못하다. PS4 버전과 PS5의 버전의 차이도 바로 옆에 두고 보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다. 앞으로 몇 년 정도 시간이 흘러 엔진의 대대적인 개선 등으로 차세대 기종 버전만 발매되어야 차세대 기종의 힘을 느껴볼 수 있을 듯하다.

정말로 PS5 버전 맞다
정말로 PS5 버전 맞다

‘피파21’이나 ‘NBA2K21’과 같은 스포츠 게임들은 차세대 기종이 게임 출시 이후에 나와 차세대 기종 버전은 게임의 그래픽 등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차세대 기종이 발매된 지 한참 뒤에야 나왔음에도 이 정도로 차세대 기종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2006년 첫 출시 이후 완성도를 꾸준히 올려온 게임이기에 야구 게임으로 가진 완성도는 상당하다. 야구나 메이저리그의 팬이라면 지금 ‘더쇼15’을 플레이해도 재미있는데 그래도 밸런스 등 어딘가 조금씩은 바뀌면서 변화했을 ‘더쇼21’이 재미없을 수가 없다. 게다가 PS5로 등장하면서 로딩 시간 등의 대폭 개선돼 게임을 즐기기가 수월하다. 게임 내 마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오가도 로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예전 야구게임 처럼 즐기는 레트로 모드
예전 야구게임 처럼 즐기는 레트로 모드

겉모습은 기존 시리즈와 판박이지만 게임 내 일부 변화 포인트는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공을 던지는 방식의 추가다. 기존의 버튼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방식 외에도 아날로그 스틱을 활용해 공을 던지는 ‘핀포인트 피칭’ 인터페이스가 새롭게 도입됐다.

핀포인트 피칭이 추가됐다.
핀포인트 피칭이 추가됐다.

‘핀포인트 피칭’은 크게 제스처, 투수의 릴리즈, 방향 등 3가지 부분에서 판정을 가진다. 먼저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공을 던지는 곳을 결정한다. 이때 핀포인트를 조작하는 부분 하단에는 조그만 파란 원이 게이머가 공을 던지려고 하는 방향에 맞춰 5시에서 7시 방향 사이에 자리하게 된다. 볼과 스트라이크의 경계에 자리한 외곽으로 목표를 설정할수록 원의 방향이 5시나 7시에 더 가까워진다.

패스트볼의 제스처는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위로 올려 12시에 자리하게 두면 되고, 만약 슬라이더를 던지고자 한다면 9시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원을 그려 12시에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두면 된다.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이는 순간부터 피칭이 시작되며, 제스처 입력은 단순히 모양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 투수의 폼 등에 맞춰 속도까지 조절해야 한다. 화면에 나타나는 제스처의 예시를 보고 따라 하다 보면 완벽한 타이밍은 아니어도 금방 따라 할 수 있다.

핀포인트 피칭이 재대로 들어가면 짜릿하다
핀포인트 피칭이 재대로 들어가면 짜릿하다

투수의 공을 던지는 모션이 진행되면서 투수가 공을 놓는 릴리즈 타이밍이 온다. 이때 12시에 자리하고 있는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아래로 내리면 된다. 아래로 내릴 때는 공을 던지는 곳을 정할 때 파란색 원이 자리한 방향을 목표로 하면 된다. 이렇게 제스처, 릴리즈, 방향을 맞추고 타이밍까지 맞추면 완벽한 피칭이 나온다. 중요한 순간 완벽한 피칭이 나오면 제법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기존의 단순한 버튼 입력이나 타이밍을 맞추는 피칭 인터페이스보다 한층 발전하고 재미있는 형태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MLB 2K 시리즈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좀 더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고 본다.

RTTS모드에서 투타 겸업이 가능하다
RTTS모드에서 투타 겸업이 가능하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하는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의 성공 때문일까. RTTS 모드에서도 이도류가 지원된다. 게이머는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다. 타격에 집중하고 가끔 투수로 등판하는 플레이 등 제법 세세한 설정이 가능하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어떤 포지션으로 나가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세팅 값을 제대로 불러와야 게임을 망치지 않을 수 있다. 또 RTTS에서 육성 중인 내 캐릭터는 DD 모드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양쪽 모두에서 스타 플레이어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RTTS모드 수비 화면
RTTS모드 수비 화면

여기에 메이저리그의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야구 선수인 재키 로빈슨 에디션을 준비한 만큼 흑인 선수들이 활약한 주요 경기들은 모멘트 플레이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재키 로빈슨, 행크 에런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재키 로빈슨을 다룬 영화를 ‘42’를 본 팬이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이 외에도 레트로 모드나 프랜차이즈 모드, 마치 투 옥토버 모드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췄다.

기본적인 타격 화면
기본적인 타격 화면

이 외에 듀얼센스의 진동을 활용한 타격, 캐치, 충돌 등의 표현은 아직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듀얼센스는 트리거 버튼 활용이 매력적인데 ‘더쇼’에서는 트리거 버튼을 활용하는 동작이 투구 확인 등이 전부라 듀얼센스를 활용한 플레이가 엄청나게 매력적이지는 못해 아쉽다. 여기에 PS5 버전은 사운드 교체인 ‘사운드 오브 더쇼’도 지원하지 않는다.

한국인 좌완 투수 두 명
한국인 좌완 투수 두 명

몇몇 아쉬움에도 ‘더쇼21’은 콘솔 게임기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야구 게임임은 분명하다. 특히 올해는 엑스박스 진영으로의 플랫폼 확장으로 게이머들에게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왕이면 앞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욕심을 더 내서 야구가 인기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의 현지화까지 욕심을 내보는 것이 어떨까란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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