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 전국 최강자전, '신들린 플레이에 전율하다'
"와아아~! 말이 안됩니다. 어떻게 저기서 저런 반응이 나오죠? 세계 최강 플레이! 보고도 믿기지 않습니다!"
지난 5월1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 전국 최강자전, 해설을 맡은 박동민 해설자는 국내 최강급 선수들의 신들린 플레이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많은 대전 격투 게임 해설을 맡았던 그였지만, 그를 전율시킬 만큼 이번 최강자전의 수준은 높았다.
게임 커뮤니티인 구닥동의 '경기아재모임'과 레트로장터 운영진이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게임인의 밤' 행사의 메인 콘텐츠인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 전국 최강자전은 시작 전부터 대전격투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노량진 정인오락실 주축 멤버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화려한 대진표로 '신들의 대전'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던 것. 칼같은 콤보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갈고 닦여진 선수들의 경기 운영은 소시적에 오락실에서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탄하게 할만큼 대단했다.
드디어 시작된 1경기, 한방다이와 검은켄 선수가 먼저 상대팀인 장갑차와 칼가트 선수를 4대1로 제압했다.
선봉에선 검은켄(가일) 선수는 칼가트(사가트) 선수와 장갑차(바이슨) 선수를 상대로 신들린 운영을 보여주며 압도했다. 사가트의 하단 장풍 압박을 서서 중단 차기로 피하고, 바이슨의 니프레스를 약손으로 쳐내는 모습은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이어 후속 주자로 나온 '한방다이' 선수는 '한방'만 걸리면 죽는다는 닉네임처럼 상대를 사정없이 몰아치면서 상대 선수를 압박했고, 두 번의 승리 끝에 먼저 4강의 한 귀퉁이를 차지했다.
이어진 2경기, 일당백-LSK 선수와 태수켄-진원켄 선수의 대결이 펼쳐졌다. 국내 최정상의 가일팀과 켄팀의 대결로 화제를 모은 이번 대결은 4대1로 가일팀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극적인 더블케이오, 그외 1미리 차이의 숨막히는 대결이 펼쳐졌고, 매번 긴장감 넘치는 대등한 경기가 진행됐으나 아쉽게도 매번 승리의 여신은 태수켄과 진원켄 선수의 곁을 지켜주지 못했다.
3경기인 섹시류-아트핫도그와 아랑-페르소나의 대결도 명승부가 이어졌다. 아트핫도그와 페르소나의 바이슨 동캐전은 두 선수 모두 콤보와 운영 면에서 완벽이란 단어가 부끄럽지 않았다. 한 번의 틈을 타 아트핫도그 선수가 콤보를 넣어 승리를 했지만, 페르소나 선수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이어 아랑 선수가 두 번째 기회만에 아트핫도그 선수를 꺾어냈으나, 뒤이어 등장한 섹시류 선수의 노련한 잡기에 결국 무릎을 꿇으며 8강에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4경기는 류신-뱀파이어 선수와 슌장기에프-대마왕 선수의 대결이었다.
국내 최고의 장기에프로 살아있는 진공청소기로 불리우는 슌장기에프 선수, 그리고 방어형 가일로 이름난 대마왕 선수가 분전했으나, 뱀파이어 선수의 춘리와 류신 선수의 류가 역가드 공격과 거리 싸움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들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어 4강으로 좁혀진 경기, 한방다이-검은켄 선수와 일당백-LSK 선수의 대결은 긴장감부터 남달랐다. 한 명의 바이슨과 세 명의 가일, 이 경기에서는 한방다이 선수의 엄청난 한방 콤보와 검은켄 선수의 대 가일전이 돋보였다.
일당백 선수와 LSK 선수가 숙련된 가일 운영을 보여줬으나, 구석에 몰아넣은 한방다이 선수의 압박에는 결국 체력이 버티지 못했다. 이어 검은켄 선수까지 견제면 견제, 장풍 싸움이면 장풍 싸움, 역잡기 등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면서 결국 승부는 4대1로 한방다이-검은켄 선수의 승리로 돌아갔다.
또 다른 4강 경기, 섹시류-아트핫도그 선수와 류신-뱀파이어 선수의 경기는 동캐전이라는 부분, 그리고 8강전에서 각자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선승은 아트핫도그 선수의 몫이었다. 아프리카 고인물게임대전 우승자였던 류신 선수를 상대로 아트핫도그 선수는 1라운드를 극적인 잡기로 잡아내더니, 2라운드에서는 아예 퍼펙트를 이뤄내며 승점을 따냈다.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부터 상황은 좋게 흘러가지 않았다. 뒤이어 뱀파이어 선수가 바이슨 동캐전을 시연했고, 체력적으로 리드하던 아트핫도그 선수가 회심의 하단 슬라이딩 킥을 했으나 이게 막히면서 뱀파이어 선수가 콤보를 적용, 승기를 잡았다.
이후 뱀팡이어 선수의 기세는 놀라울 정도여서, 섹시류와 아트핫도그 선수가 번갈아 막강한 전력을 뽐냈으나, 체력 1미리 싸움을 반복하며 간소한 차이로 뱀파이어 선수가 결국 승리를 거뒀다.
한방다이-검은켄 조와 류신-뱀파이어 조의 마지막 결승전, 6점 선승으로 펼쳐진 이 대결은 그야말로 세계 최강자들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채팅창 곳곳에서 '엄청나다' 등의 환호성이 쏟아질만큼 대결은 치열했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해외 유저들까지 몰려들어 '원더풀'을 남발했다.
먼저 첫 경기는 한방다이 선수가 뱀파이어 선수와의 바이슨 동캐전을 이기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약간의 틈도 놓치지 않고 특유의 역잡기를 성공시키는 한방다이 선수는 말 그대로 한 방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한방다이 선수와 검은켄 선수 앞에 갑자기 류신의 류가 각성해서 거세게 반격하기 시작했다. 찰나의 순간에 승룡권으로 한방다이 선수의 기습적인 사이코 프레셔를 쳐내고, 검은켄 가일을 구석에서 압박해 조이는 류신의 모습은 정말 류 신 그 자체인 것 같았다.
각성한 류신의 활약으로 당장 4대1까지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류신-뱀파이어 조가 여유있게 우승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기 시작할 무렵, 하지만 한중전에서의 최종병기로 평가받았던 검은켄 가일이나 국내 바이슨 정점에 섰다고 평가받는 한방다이 선수가 그대로 호락호락 져줄리가 없었다.
극한의 장풍 견제와 방어 전략으로 각성한 류신을 꺾어낸 검은켄은 연이어 뱀파이어까지 퍼펙트에 가깝게 잡아내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다시 등장한 류신 선수를 한방다이 선수가 신들린 플레이로 다시 2연속으로 잡아내면서 결국 5대5. 마지막 포인트까지 승부를 몰아갔다.
단 1점만 남고 원점이 된 승부, 이번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 전국 최강자전의 승리자가 누가될지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한방다이 선수와 뱀파이어 선수가 다시 맞섰다.
해설자의 침넘기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순간적으로 고요해진 긴박한 대전, 1대0 스코어로 리드하던 뱀파이어 선수는 한방다이 선수를 구석으로 몰았고, CPS 기술을 통한 무한 가드 압박을 통해 전체 대미지를 전부 가드 대미지로 뽑아내며 극적인 승리를 거둬 최종 6점을 따냈다.
한방다이 선수와 검은켄 선수는 4대1로 몰린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추격하며 우승 트로피 코 앞까지 다가갔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단 한 번의 실수없이 CPS 가드 대미지 전략을 실행한 뱀파이어 선수의 기술에 아쉽게도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렇게 제2회 게임인의 밤의 메인 콘텐츠였던 '스트리트 파이터2 전국 최강자전'의 우승은 류신-뱀파이어 선수에게 돌아갔으며, 이 두 선수와 준우승을 거둔 '한방다이-검은켄' 선수는 7월에 플레이엑스포에서 열릴 '제 2회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 전국 최강자전'에 시드를 받게 됐다.
한편, 이번 게임인의 밤 행사는 '스트리트 파이터2 전국 최강자전' 외에도 '킹오브파이터즈 14 전국 최강자전', 그리고 '테일즈런너' 대회로 화제를 모았으며, 이외에도 꿀딴지곰 퀴즈쇼, 게임토크쇼 등으로 지난 5월1일부터 2일까지 레트로 게임 축제로 성대하게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