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액션은 지겹다? 전략적인 덱 구성 앞세운 수집형 게임들 주목받는 이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리니지 형제를 앞세운 모바일MMORPG가 여전히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 캐릭터 수집 요소를 강조한 게임들의 돌풍도 예사롭지 않다.
데브시스터즈 주가를 10배 이상 끌어올린 기적의 게임 쿠키런 킹덤을 비롯해, 원펀맨:최강의 남자, 그랑사가, 서머너즈워:백년전쟁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게임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형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모바일MMORPG들은 형태가 비슷해, 출시 초기 급등하다가 다른 신작이 나오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모바일MMORPG에 비해 훨씬 다양한 개성을 자랑하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은 신작이 나와도 서로 다른 타겟층으로 인해 상승세가 크게 꺾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장르적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략적인 덱 구성의 재미를 극대화시킨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MMORPG의 경우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을 자랑하긴 하나,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터치 조작의 불편함으로 인해 자동전투 의존도가 높아, 과금을 통해 좋은 장비를 착용하고, 사냥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은 똑같이 자동전투를 지원하기는 하나, 어떤 캐릭터들로 덱을 구성하는가에 따라 전투의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머리 싸움의 묘미가 있으며, 직접 캐릭터를 움직이는 복잡한 조작이 없는 대신,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발동하는 재미를 강화해, 자동 전투를 켜두고 지켜보기만 하는 일이 많은 모바일MMORPG보다 조작의 재미가 더 있는 편이다.
다양한 덱으로 맞붙는 PVP는 기본이고, 강력한 몬스터의 약점에 맞춰 덱을 구성해 도전하거나, 제한된 조건 하에 덱을 구성해서 도전하는 형태 등 PVE 콘텐츠도 매우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서머너즈워 IP의 위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을 보면 캐릭터 수집형 게임의 진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기존에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이 자동전투를 켜두고 같은 스테이지를 여러번 반복 사냥하는 형태가 많았지만, 이 게임은 철저히 PVP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영웅으로 덱을 구성하는 전략적인 재미와 실시간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조작의 재미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상대가 스킬을 사용할 때 바로 다른 스킬로 반격할 수 있는 카운터 요소 덕분에 높은 등급의 영웅을 가지고 있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비주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디펜스에 덱 구성의 묘미를 더한 라인게임즈의 가디언 크로니클의 사례도 흥미롭다.
디펜스는 길목에 아군들을 적절히 배치해 몰려드는 적들을 막아내는 재미를 강조한 장르로, 가디언 크로니클은 아군 배치에 덱 구성을 더해 전략적인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여러 등급으로 나뉜 가디언들은 저마다 특성과 속성,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공격력만 센 가디언을 배치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격형, 수비형, 성장형, 보조형 등을 적절히 조합해야만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또한, 같은 가디언을 합치면 다음 단계의 가디언 중 하나가 랜덤으로 등장하고, 조합시 특별한 효과를 내는 가디언도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현재 상황을 유지할지, 조합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노릴지 적절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선택의 재미가 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디펜스 장르에 캐릭터 수집형 게임의 장점을 더해 좀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추구한 것이다.
이처럼,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이 덱 구성을 통한 전략적인 재미를 강조하다보니,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전략의 판도가 달라져, 업데이트 때마다 매출 순위 역주행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으며, 덱 구성에 대한 활발한 토론 덕분에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는 부가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만, 등장하는 캐릭터 수가 적고,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한 전투력 상승에 더 초점에 맞춰져 있는 모바일MMORPG와 달리 캐릭터 밸런스가 전투 승패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흥행 가도를 달리다가도 밸런스 패치, 운영 실수 한번에 급격히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 요소가 있는 편이다.
모바일MMORPG 흥행 이전에 대세 장르로 군림하던 캐릭터 수집형 게임 장르가 전략적인 덱 구성의 재미를 극대화시킨 진화한 게임성을 앞세워, 여름 시장에 쏟아질 예정인 대형 IP 기반 모바일MMORPG들의 공세에서도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