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의 폐허를 자유롭게 누비는 게임
게임소개
PC 게임으로 등장했던 폴아웃 2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스토리의 흐름과 수많은 분기점, 핵전쟁 이후 세기말을 묘사한 황량한 그래픽, 진지함 가운데 곳곳에 숨어있는 개그 코드와 같은 요소는 게이머들을 그야말로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폴아웃 2의 후속작이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여전히 핵전쟁 이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 (Fallout이라는 단어 자체가 낙진이라는 뜻이니까 어쩔 수 없죠.)과 높은 자유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전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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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나 발더스 게이트에서 볼 수 있던 방식의 시점은 FPS 장르에서 사용하는 1인칭 시점으로 변경됐습니다. 전투 방식 역시 FPS와 똑같이 변했죠. 이에 게이머들은 폴아웃 3의 정보가 공개된 이후부터 '엘더스크롤의 SF버전이 아니냐?'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폴아웃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세기말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작품이 등장했고 국내외의 게이머들은 역시 폴아웃 시리즈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죠. 메인시나리오 자체의 길이는 길다고 할 수 없습니다만 서브퀘스트가 워낙에 다양하고 방대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게이머는 폴아웃의 세계에서 입맛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레벨은 20으로 제한이 되어있습니다. 레벨이 오르고 오르다보면 대부분의 스킬을 몽땅 찍어서 통칭 '먼치킨 캐릭터'가 될 수 있는 다른 롤플레잉 게임과는 달리, 폴아웃 3는 스킬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지만 그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는 것이죠. 또한 같은 미션이라도 어떤 스킬을 보유하고 있냐에 따라 공략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미션이라도 게이머가 지금까지 진행한 내용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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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2회차 플레이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엔딩을 보면 그대로 게임은 끝나버려서 엔딩을 보고도 계속해서 하고 싶은 행동을 하길 원하는 게이머에게는 못마땅한 요소라고 할 수 있죠. 대신 엔딩을 봐야하는 시간 제한이라거나 여러 제약이 없기 때문에, 엔딩을 보기 전까지 그야말로 착한 짓이던 나쁜 짓이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전작에 비해 개그 코드가 많이 줄었다고는 합니다만 여전히 군데군데 코믹 코드가 있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이죠. 적들은 모두 돌연변이, 핵전쟁으로 삭막해진 세상,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 게임의 연출 역시 머리가 날아가버린다거나 하는 고어한 연출이 대부분이라 게이머의 정서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한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에 이런 코믹 요소는 윤활유와도 같죠. 물론 서양인 입맛에 맞는 개그이기 때문에 국내 게이머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요소이긴 합니다만 -_-;
개그 요소 얘기를 꺼냈지만 영어를 모른다면 서양 개그에 대해 아무리 낙관적이고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라도 이 게임의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글화가 되지 않았거든요 -_- 오블리비언, 매스이펙트가 출시 됐을 때 '어머! 이 게임은 내용을 이해해야만 해!' 하고 영어 사전을 펴들고 게임을 즐긴 게이머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라지만, 그 방대한 텍스트를 모두 번역하며 게임을 즐기기란 쉽지 않았거든요. 물론 서양 개그를 좋아하고 영어가 되시는 분이라면 'HA!HA!HA!' 하고 웃으실 수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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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 3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공략본이 제공되고, 그 공략본은 메인 퀘스트에 대한 세부적인 대사와 공략이 충실히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까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메인 퀘스트보다 서브 퀘스트를 즐길 거리가 훨씬 많습니다. 공략본만 봐서는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파고 들 수 없다는 것이죠. 게임 자체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출시 과정에서 생긴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블리비언에서 보이던 오브젝트가 춤추는 버그가 이번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단점을 찾기도 어려우며, 전투 중에 프레임도 쾌적합니다.(XBOX360 버전의 이야기입니다. PS3 버전의 프레임은 상당히 불안정합니다.)이런 소소한 버그는 있지만 벌써부터 해외의 게임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올해의 게임은 폴아웃 3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이런 분위기가 돌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완성도와 재미를 보이는 게임, 폴아웃 3. 핵전쟁 이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여러분의 손으로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게임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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