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귀여움으로 무장한 또 하나의 리니지, '트릭스터M'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가 지난 2020년 7월20일에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개최한 신작 발표회 'TRINITY WAVE'에서, 엔트리브소프트 이성구 대표는 '트릭스터M'을 "귀여운 리니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 이 대표는 캐릭터간 충돌처리 기술과 끊김없이 이어지는 '심리스 월드(Seamless World)', 원작에 없는 대규모 전투와 부분유료화 아이템 도입, 그리고 원작 미완의 결말 스토리도 완전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15개월이 지나고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트릭스터M'. 플레이해보니 '트릭스터M'은 너무나 '귀여운 리니지'스럽게 등장했고, 출시 후 계속 승승장구하며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에 올라와 있다.
'겉 모습만 바뀐 새로운 형태의 리니지'가 왔다
필자는 '리니지M'이나 '리니지2M'을 플레이하지 않고 있다. 초창기에 플레이하다가 도저히 과금러 분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서 중간에 접었기에 현재 근황이 어떤지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릭스터M'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아하 리니지 그대로구나!' 라고.
우선 '트릭스터M'의 UI(사용자 환경)는 '리니지M'과 흡사하다. 캐릭터 성장 방식이나 강화 등의 과금 방식도 판박이다.
당장 체력게이지, 방어력, 리덕션, 스킬저항력 같은 구성에 맵 위치 같은 겉면의 UI 뿐만 아니라, '트릭스터M'의 패션은 '리니지M'의 변신이라고 보면 되고 펫은 '리니지M'의 인형이라고 보면 된다. 각각의 컬렉션을 마쳐야 캐릭터가 쓸만하게 성장하는 기본 구조도 같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리니지'와의 유사성은 더 확신이 가고, 말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스템이 '리니지'와 흡사하지만, 비단 '리니지' 뿐만 아니라 한국형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을 즐겨오던 분들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귀엽다, 너무 귀여워서 정감이 가는 외형의 매력
'트릭스터M'의 외형은 정말 귀여움 그 자체다. 개인적으로 레트로 게임 성향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통통 튀는 귀여운 8방향 2D 도트 그래픽은 이 게임에 호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비단 레트로 게임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 아름다운 파스텔톤 색감과 쫀득거리는 움직임은 여성 게이머들이나 젊은 층이 좋아할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외형상으로는 스토리 중시형 게임처럼 등장 캐릭터들의 개성도 살아있으며, 퀘스트 연결성도 부드럽다. 거기에 꽤 많은 부분이 성우처리 되어 있으며 적 몬스터들도 SD 캐릭터처럼 꽤나 귀여워서 하나 하나 인형같은 굿즈를 만들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처럼 귀여운 캐릭터 성과 캐릭터 육성도 다 좋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원작 '트릭스터' 때의 화끈한 타격감이 많이 사라진 느낌이라는 것이다.
PC로 큰 화면에서 즐기다가 오랜만에 작은 모바일 화면으로 즐겨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톤 다운된 느낌이다. 조금만 더 타격감이 좋았어도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외형에 대해 100점 만점을 주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 개성있는 클래스 구성
게임의 초반 진입 장벽은 낮은 편이다. 체력이 다해서 기력을 잃어도 5번은 경험치를 가져가지 않는다.
게이머들은 처음 들어가서 닉키(격투가), 니아(복서), 소울(주술사), 미코(사서), 로니(고고학자), 홀든(자산가), 제니(크리에이터) 등에서 하나 선택하고 퀘스트를 주욱 따라가면 된다.
직업별로 무기도 다양하고 공격 장비를 맞추고, 스킬북을 통해 배워 나가면 되지만, 각 클래스에 들어가 제대로 익히려면 스탯과 무기, 장비 등을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근거리형 캐릭터인 '닉키'와 '니아'를, 원거리 형 캐릭터를 원하는 분들은 '로니'와 '레오' 중에 선택하면 괜찮을 것 같다.
필자는 '닉키'를 선택했는데 필자가 원래 마초 캐릭터 성향이기도 하고 상대를 기절시키는 '흔들어택'이나 시전작을 공격하게 만드는 '방해공작', 방어력이 증가하는 '눈부신 방어' 스킬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원거리의 경우 '레오'가 고속 유탄이나 시야 차단, 총열 개량 등으로 대상의 방어력과 대미지를 낮추는 디버프 스킬 쪽이 강하니 선택할만 하고, 로니는 결박탄으로 상대방의 발을 묶거나 날카로운 감과 정밀한 사격으로 딜이 좋으니 선택할만 하다.
이들 캐릭터들의 구성은 향후 공성전을 염두에 둔 티가 난다. 광역기나 딜러, 탱커 등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
개인적으로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돈 주반니 NPC가 자꾸 코스프레한 엔트리브의 고윤호 팀장이 생각나서 오히려 게임에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긴 했는데.. 여튼 초반 진입장벽은 엔씨(NC) 게임 치곤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트릭스터M'만의 유니크한 시스템, 드릴 액션
원작 '트릭스터'을 즐겼던 분들이라면 드릴에 대한 기대감도 꽤 높았을 것이다. '트릭스터'를 즐기지 않았던 분들 입장에서도 이 드릴 부분은 참 특이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원작에서의 드릴은 아이템과 경험치를 획득하는 단순한 작업이었다면, '트릭스터M'에서는 경험치와 겔더(게임 내 재화) 획득은 물론 새로운 모험을 떠나기 위한 장치도 된다. 원작에서 별도 펫이 필요했던 자동 드릴 시스템도 기본 지원된다.
초반부터 얻을 수 있는 드릴은 참 독특하고 매력적이지만, 다만 주변에서 하도 드릴질을 하고 있다보니 게임 내내 드릴 소리만 들어야하는 고충이 있기도 하다. 내가 파는 드릴 소리도 짜증나는데 다른 캐릭터의 드릴 소리까지 울려퍼지니 귀여운 그래픽을 상쇄시키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닉키의 기본 칼 휘두르는 소리도 별로여서.. 아예 사운드를 끄고 플레이하기도 했다)
게이머들은 드릴의 발굴 깊이 별 발굴 횟수인 드릴력을 잘 조절하는데, 등급의 높은 드릴이 땅을 더 깊게 파는 것이 가능하며 숫돌을 사용해 발굴 횟수를 다시 채울 수 있다.
'드릴 액션'의 꽃은 트레저 스팟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희귀 등급 이상 드릴에는 모두 다우징 스킬이 있으며 일부 고급 드릴에도 다우징 스킬이 장착돼 있다. 다우징을 활용하면 랜덤으로 스팟이 생성되며, 확률적으로 상위 스팟인 트레저 스팟도 등장한다.(물론 트레저 스팟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지겠지만...)
여기에 일반 발굴을 통해 획득한 유물을 합성해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템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에 지칠 때 ‘드릴 액션’을 진행하는 것이 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초반은 쉬웠으나.. 커뮤니티성에 집중된 후반부
'트릭스터M'의 초반은 매우 쉽고 재미있다. 각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음성 안내와 함께 차분히 스킬북이라거나 드릴을 보수하는 멧돌 등 하나 하나 가르쳐주고, 어떻게 발전시켜나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즐기는 부분에 한계가 온다. 혼자 솔플처럼 주구장창 재미있게 즐기는 게 점차 불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는 것.
레벨 25 즈음이 1차 고비로, 이후부터는 메인 퀘스트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오르고 각종 서브 퀘스트와 의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재료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진다.
이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묶여지게 되는데, 캐릭터를 키우려면 어느정도 과금이 필요하다. 컬렉션, 명상 등 채워야할 것들이 많고 고렙 게이머들의 성향을 보면 이미 사냥터 통제 경쟁도 엿보인다. 때문에 게임 후반부에 이르면 '리니지' 같은 형태의 플레이를 해야할 것이다.
'트릭스터M'. 원작의 모험 위주의 게임은 아니지만, 역시나 완성도 높은 그래픽과 함께 초반의 플레이 재미는 확실히 있다.
후반부가 다소 고민되긴 하나, 엔씨(NC)가 젊은 캐주얼 게이머들을 잔뜩 유치한 만큼 다양한 형태로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리라 생각한다.
때문에 막 MMORPG에 빠진 게이머라면 너무 긴장하진 말고 편하게 게임을 즐겨보자. 필자 또한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엔씨(NC)의 게임이고, 또 아직까지는 그렇게 압박이 강하지 않기에 당분간 '트릭스터M'으로 재미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