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옮겨내다. 넷마블, '제2의 나라'
2011년 등장한 레벨5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합작 '니노쿠니'와 2018년 등장한 후속작 '니노쿠니2'의 비주얼은 많은 게이머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던 지브리 특유의 화풍이 게임 속에 고스란히 구현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게임에는 지브리를 대표하는 음악가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더 해져 있다. 게임은 한 편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플레이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다만 '니노쿠니' 시리즈는 국내 출시 버전이 한국어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콘솔 버전이 중심이 되면서 지브리의 이름값에 비해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넷마블이 '니노쿠니'를 모바일화한 '제2의 나라: Cross Worlds(이하 제2의 나라)'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작의 존재를 인식한 게이머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 본다.
넷마블은 지난 2019년 '제2의 나라'의 개발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그해 열린 지스타에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는 버전을 들고나왔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같은 비주얼의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구현한 '제2의 나라'는 게이머들의 눈길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많은 시간이 흘러 2021년 6월 '제2의 나라'가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됐다. 큰 기대를 모아온 작품이었고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8일 선 출시된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흥행을 질주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과 홍콩에서는 출시 당일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러한 뜨거운 열기는 10일 국내와 일본 출시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제2의 나라'는 출시 하루 만에 국내 앱스토어 매출 1위 일본 애플 앱스토어 3위에 올랐다. 15일 현재에도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3위, 애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쪽에서 모두 최고 매출 5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흥행은 '제2의 나라'가 가진 매력적인 비주얼과 다양한 콘텐츠 등이 게이머들을 사로잡았기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제2의 나라'는 '니노쿠니'의 핵심 세계관인 현실과 환상이라는 두 세계가 공존한다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넷마블은 여기에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더했다. '제2의 나라' 주인공은 가상현실 게임 '소울 다이버즈'의 베타 테스터다. 주인공이 테스트를 위해 게임에 접속하고,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게임 속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다른 세계일지도 모른다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넷마블이 마련한 환상의 세계인 '제2의 나라'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이 정도면 플레이스테이션4로 등장한 '니노쿠니2'도 모바일로 이식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넷마블은 모바일 기기라는 한계 안에서 최고 수준의 비주얼을 완성했고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매력적인 배경 그래픽은 굳이 사진 모드를 활용하지 않고 스크린샷을 찍어도 그림이고, 스토리 컷신은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귀여운 요정 캐릭터부터 어마무시한 외형을 자랑하는 드래곤 등 다양한 몬스터가 시선을 훔친다. 가히 카툰렌더링 형태의 그래픽의 정점에 있는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부족하지 않다.
수준 높은 비주얼은 최적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출시 2년 가까이 된 스마트폰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별도의 PC 버전을 제공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다양한 앱플레이어들을 통해서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
눈과 함께 귀도 즐겁다. 지브리의 다양한 애니메이션 음악을 담당한 거장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흘러나온다. '니노쿠니2'를 즐겨본 게이머라면 익숙한 음악들일 것이라 본다. 여기에 성우들의 연기도 더해져 있어 몰입감을 더 높인다. 원작이나 일본 문화에 친숙한 게이머라면 일본어 더빙을 선택해 즐기면 게임의 만족감이 크게 오를 수 있으리라 본다.
게임의 내부 시스템에는 검증된 콘텐츠를 더하고 동시에 차별화를 꾀해 완성도를 높였다. '제2의 나라'는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에 한 획을 그은 개발진들이 개발을 맡았다. '리니지2 레볼루션'을 즐겨온 게이머라면 익숙할 수 있는 도감 등의 요소를 게임에 구현했다. 각종 던전 시스템과 카오스 필드 등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전투력 성장은 '장비'나 일종의 펫인 '이마젠' 등의 수집과 육성으로 진행된다.
원작의 다양한 요소들도 게임에 녹였다. '니노쿠니2'의 경우 전작보다 한층 발전한 전투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특히, 3가지 무기를 착용하고 이를 상황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넷마블은 이러한 시스템을 채용해 속성별로 캐릭터가 3가지 무기를 착용하고 상대하는 몬스터에 맞춰 무기를 교체할 수 있게 했다. 원작처럼 게이지를 모두 모으면 특별한 스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차별화 포인트도 준비했다. 스페셜 스킬이다. 스페셜 스킬은 5종의 직업으로 구분되는 직업 스킬 외에 스킬 북을 통해 획득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말한다. 카오스 필드 사냥이나 상점 등 다양한 곳에서 스페셜 스킬북을 구할 수 있으며, 어떤 스페셜 스킬을 장착했느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 방식이 변화한다.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탱커형 클래스도 아군의 회복을 담당하는 등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모바일 MMORPG답게 다양하게 마련한 PVP 콘텐츠도 눈에 띈다. 일반적인 결투장 개념인 '왕국 훈련장' 외에 3:3으로 붙는 '하늘섬 대난투'가 매력적이다. 15마리의 후냐를 상대 팀보다 더 빨리 모으는 전투다.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로 즐기는 '브롤스타즈'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작은 전장에서 짧은 시간 동안 펼쳐지는 전투와 전략적인 플레이가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다양하게 마련된 소셜 요소도 강점이다. 일종의 SNS 시스템도 게임 내에 마련됐으며, 게임 내 커뮤니티 요소의 마지막은 킹덤이다. 킹덤은 길드 시스템으로 게이머는 킹덤 활동을 통해 전투에 유리한 버프 등을 얻을 수 있고, 추후에는 킹덤의 대결까지 펼칠 수 있다. 서비스 초반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킹덤 콘텐츠의 막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향후 게임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킹덤'의 경우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가는 왕자의 이야기를 그린 '니노쿠니2'편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였다. 개발진이 원작의 요소들을 게임에 살리면서 MMORPG다운 재미를 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원작의 요소를 모바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 외에도 게임에는 든든한 동료인 '이마젠'을 활용해 진행하는 '이마젠 탐험',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카오스 게이트', 강력한 '필드 보스'와 '월드 보스'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AI모드는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니노쿠니'를 모바일 MMORPG로 옮겨내 출시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제2의 나라'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