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간만에 느끼는 북미 서버의 매콤함 'D&D 다크 얼라이언스'
전세계 RPG 장르의 근본이자 근간이 되는 던전앤드래곤(이하 D&D) IP의 신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로 '던전 앤 드래곤: 다크 얼라이언스'(이하 다크 얼라이언스)가 그 주인공.
2001년 발매된 콘솔 액션 게임 '다크 얼라이언스'의 리부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레프트 4 데드’, ‘워해머 버민타이드’ 시리즈와 유사한 4인 멀티협동 장르의 게임으로 PC와 콘솔 두 플랫폼으로 개발되며,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다크 얼라이언스'는 해외 게이머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D&D의 소유권을 가진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가 캐나다 소재의 개발사 '투크 게임즈'를 인수해 직접 개발한 D&D 기반의 액션 게임이라는 점. 그리고 이 게임의 주인공으로 D&D 세계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캐릭터 중 하나인 '드리즈트 두어덴'과 그 동료들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는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매직더게더링' 등 트레이딩 카드 배틀 장르 이외에 다른 장르의 D&D 게임을 개발한 사례가 없었다. 대신 타 개발사에 D&D의 IP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 D&D IP를 바탕으로 개발된 작품이 바로 국내에서 서양 RPG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준 '발더스게이트 시리즈'와 '네버윈터나이츠' 등의 게임이다.
때문에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가 직접 개발사를 인수해 제작한 멀티플레이 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으며, 워낙 깐깐하고 엄격하게 IP를 관리하는 회사가 직접 만드는 작품인 만큼 D&D 세계관의 독창적인 몬스터와 캐릭터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D&D 세계관에서 가장 유명한 '포카튼렐름' 세계관에서 인기 캐릭터로 꼽히는 ‘드리즈트 두어덴’이 게임이 등장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드리즈트’는 악 성향을 지닌 드로우(다크엘프) 종족 출신임에도 선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다. 특히, 비극적인 운명과 사건사고를 겪으며 작게는 마을부터 크게는 세계를 구하며, 동료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 이야기를 그린 ‘드리즈트의 전설’ 시리즈는 세계 2천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번 ‘다크 얼라이언스’에서는 ‘드리즈트’과 그의 동료인 바바리안 ‘울프가’, 드워프 ‘브루노 배틀해머’ 그리고 브루노의 양녀인 ‘캐티브리’ 등 드리즈트 소설의 주요 인물 4명이 모두 등장한다.
이 캐릭터들의 특징은 ‘다크 얼라이언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4인 협동 코옵 플레이를 기본으로 진행되는 게임인 만큼 각 캐릭터는 고유의 스킬과 포지션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게임의 주인공인 ‘드리즈트’는 드로우의 특성상 암살자 포지션으로 등장하며, 크리티컬과 폭발적인 순간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여기에 ‘울프가’는 강력한 광역 대미지와 높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티브리’는 게임 내 유일한 원거리 딜러로 힐링 스킬을 지녀 파티 플레이의 핵심 캐릭터이기도 하다. 마지막 ‘브루노 배틀해머’는 드워프 특유의 단단한 방어력과 높은 체력 그리고 아군을 보호하는 스킬을 다수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CBT가 진행 중인 ‘다크 얼라이언스’의 콘텐츠는 ‘워해머 버민타이드’ 등 최근 다수 등장하고 있는 코옵 멀티플레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임의의 게이머와 랜덤으로 매칭되거나 친구들과 함께 맵을 클리어하고, 보상을 얻는 식인데, 다른 게임과 달리 같은 캐릭터는 매칭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캐릭터로 접속을 해야 한다.
아울러 전투가 끝난 이후 공격량과 숨겨진 보물을 찾는 등의 활약을 한 순서로 나누어 경험치 와 보너스가 분배되고, 획득한 아이템과 장비, 마테리얼 등이 표시된다. 다만 이 전투 이후 표시되는 이 과정이 스킵되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점이나, 마테리얼을 얻는 기준이 무엇인지 표시되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다.
전투는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게임 내 캐릭터는 2개의 스킬과 1개의 궁극기를 지니고 있으며, 이중 궁극기의 경우 강력한 대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일정 공격량을 채워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스전 같은 중요한 전투에서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D&D 특유의 장비와 성장 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먼저 장비의 경우 크게 3등급으로 나뉘며, 일반, 매직, 레어, 에픽, 레전더리 등 총 5단계로 나뉘어 있다. 다만 높은 단계 아이템이라도 등급이 낮으면 능력치가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더러 있으며, 아이템의 순수 스탯보다 부가 능력치가 더 중요한 D&D 아이템의 특성상 무조건 높은 등급, 높은 단계의 아이템이 효율적인 것은 아니니 상황에 맞추어 이를 활용해야 한다.
캐릭터 성장의 경우 기본 스탯과 특성 그리고 움직임 등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육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공격에 추가 효과를 줄 수도 있으며, 더 다양한 스킬을 획득해 전투에서 펼칠 수 있다.
이렇듯 ‘다크 얼라이언스’는 인기 소설 기반의 캐릭터 구성과 D&D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장비 시스템 등 나름의 매력을 지닌 작품이지만, 그 외에 나머지 부분은 기존 게임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네트워크 딜레이’ 이른바 ‘핑’의 문제였다. ‘LOL’ 북미 서버를 즐기던 2010년대 이후 이런 딜레이를 느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네트워크 딜레이’가 정말 심각해 움직이지 않는 적이 쑥 다가오거나, 갑자기 사망하는 등 멀티플레이 게임으로는 치명적인 상황이 계속 발생했다.
물론, 북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아직 CBT라는 것을 고려해도 ‘워해머 버민타이드’ 같은 다른 코옵 플레이 게임과 비교해 네트워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은 반드시 조정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액션 역시 기존의 코옵 게임과 비교해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밋밋한 수준이며, 캐릭터 밸런스 역시 궁수인 ‘캐티브리’의 효율이 압도적으로 좋고, 드워프 ‘브루노 배틀해머’의 스킬과 효율이 너무 떨어져 캐릭터 밸런싱도 향후 조절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아울러 그래픽 역시 2021년에 출시되는 게임으로 보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다수의 적이 쏟아져나오는 게임이 아님에도 스킬 연출이나 캐릭터 디자인의 퀄리티가 낮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일리시드’, ‘기스양키’, ‘비홀더’ 등 D&D의 저작권 때문에 타 게임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고유 명사 몬스터가 등장하지 않고, 고블린, 트롤이 주요 몬스터로 등장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여기에 체력 물약보다 사망한 뒤 부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이 높거나, 바닥에 떨어져도 아무 페널티 없이 다시 맵으로 복귀하는 것을 비롯해 함정이 매우 조악하게 등장하는 등 개선돼야 할 부분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