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덕후’위한 수준급 액션 RPG ‘스칼렛 스트링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스칼렛 스트링스(해외명 스칼렛 넥서스)'가 지난 6월 24일 출시됐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는 '몬스터 헌터'나 '다크소울'류 게임을 '덕후(오타쿠)' 게이머 취향에 맞춰 미소녀 캐릭터로 즐길 수 있는 '갓이터' 시리즈나 '코드 베인' 등의 게임을 선보여온 회사다.
게임은 Xbox Series X|S, Xbox One, PS5와 PS4, PC에서 만날 수 있다. (아래 리뷰는 PS5 기준이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스칼렛 스트링스'는 어딘가 조금씩 모자랐던 기존의 '갓이터'나 '코드베인' 등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재미를 갖췄다. 게임이 보여주는 '룩앤필(Look and Feel)'이 마음에 든 게이머라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큰 고민 없이 즐겨도 될 정도다.
'스칼렛 스트링스'는 하늘에서 알 수 없는 생명체 '괴이'가 등장해 인간의 뇌를 포식하며 인류를 위협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인류는 '괴이'에 대항하기 위해 뇌의 능력을 개발시켜 '초뇌능력'을 보유한 괴이 토벌군을 조직한다. 괴이에 맞서 싸우는 괴이 토벌군은 매스컴의 모든 관심을 받는 스타이자 영웅으로 떠올랐다.
게이머는 괴이 토벌군 후보생 '유이토 스메라기'와 '카사네 랜들' 중 한 명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유이토 스메라기'는 흔히 말하는 '금수저' 집안의 아들로 어릴 적 '괴이'의 위기에서 구조된 것을 계기로 괴이 토벌군에 지원했다. '카사네 랜들'은 괴이 토벌군에 스카우트된 엘리트로, 훈련소에서 항상 수석을 도맡아온 인물이다.
'유이토 스메라기'는 검을 활용한 근접 위주의 액션, '카사네 랜들'은 독특한 형태의 무기를 활용한 중거리와 화려한 공중 액션으로 무장했다. 두 주인공은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게임의 진면목을 느끼기 위해서는 2회 이상 즐기는 것이 좋다. 어떤 주인공을 먼저 플레이해도 큰 문제는 없으며, 각 주인공은 게임 후반부에 가면 동료로 사용할 수 있다.
'스칼렛 스트링스'의 가장 큰 강점은 비주얼이다. 게임은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카툰렌더링 형태의 완성도 높은 3D 그래픽을 구성했다. 게임 플레이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찍어보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또 수준 높은 비주얼을 기반으로 주인공과 동료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인 외형을 보여준다. 남녀 게이머 모두를 대상으로 '이 중에 네 스타일 하나는 있을 거야'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에서 보여주는 액션도 빠르고 화려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눈이 즐겁다.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외형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주얼과 연관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 진행 과정을 대부분을 실시간 화면이 아니라 만화의 한 장면처럼 구성했다는 점이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캐릭터가 직접 움직이며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이 상당히 적다. 연출이 더 화려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만화의 한 컷처럼 구성한 화면이 나온다.
고품질의 비주얼에 기반한 액션은 합격점을 주기가 충분하다. 게임의 주인공인 '유이토 스메라기'와 '카사네 랜들'은 게임을 진행하며 레벨업과 함께 '브레인 맵' 오픈으로 능력을 개방해 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동시에 '초뇌능력'인 염력을 사용해 신선한 재미를 전한다.
염력을 활용한 공격은 염력 게이지를 사용하며, 게이지는 일반 공격으로 적을 공격하면 회복된다. 염력 능력은 단순 타격을 위한 방식과 물체의 특징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나뉘어 있어 이를 활용하는 재미가 있다.
플레이스테이션5 기준으로 R2 버튼을 길게 눌러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염력으로 들어 올려 적에게 던질 수 있다. 특정 물체는 L2 버튼을 길게 눌러 염력으로 조작도 가능하다. 하늘에 달린 샹들리에를 바닥에서 팽이처럼 굴려 조종하거나 지하철을 밀어 적을 물리치고, 버스에 올라타 적을 밀어버리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하다. 게임 곳곳에 독특한 액션이 마련됐다.
또 게임 내 적은 HP 게이지 외에도 별도의 게이지를 가지고 있다. 적을 공격해 해당 게이지를 모두 제거하면 강력한 공격인 '브레인 크러시'를 먹일 수 있다. 일반 몬스터는 한방에 제거되며 보스급 캐릭터에게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준다. 뇌의 능력을 사용하는 콘셉트에 맞춘 '스칼렛 스트링스'만의 특징이다.
또 주인공의 드라이브 상태와 브레인 필드 전개 상태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이브 상태에 돌입하면 주인공의 능력인 염력을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고, 브레인 필드를 전개하면 뇌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적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
동료들의 능력을 활용하는 SAS 액션도 게임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다. SAS는 스트러글 암즈 시스템으로, 뇌를 가상의 케이블로 연결해 일시적으로 동료의 초뇌능력을 빌려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게임에는 주인공 2명 외에도 8명의 동료가 더 등장한다. 8명의 동료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발화, 경질화, 투시, 순간이동, 초고속, 복제, 방전, 투명화다. 주인공 자신 외에 8명을 등록해 해당 캐릭터들이 가진 능력을 불러와 도움받고 직접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시야에 안개가 가득 차거나 적이 보이지 않을 때는 투시를 활용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방어에 돌입하는 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순간이동을 활용하거나 적이 눈치채기 전에 초고속으로 이동해 물리쳐야 한다. 다양한 상황에서 SAS 액션을 활용하는 것이 필수다.
게임을 즐기면서 SAS를 활용한 액션이 추가돼 게임에 볼거리와 조작하는 재미를 더한다. 능력을 빌려오는 것 외에도 일종의 스킬처럼 잠시 등장해 적에게 공격을 퍼붓는 형태의 SAS 활용 공격도 있다.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됐다. 서브 퀘스트나 동료 캐릭터와의 유대가 대표적이다. 게이머는 서브 퀘스트를 해결해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언제든지 맵 이동이 가능해 스토리를 진행하다가도 레벨을 올리거나 장비 제작을 위한 아이템 확보도 가능하다.
유대는 게임 내 커뮤니티 요소로 유대 레벨을 높이면 더 다양한 SAS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게임 내 등장하는 동료는 성격이 모두 달라 이들과 쌓아가는 우정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더 이상 소꿉친구로 남아있기가 싫은 소꿉친구나 부끄럼이 많은 캐릭터, 까칠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 유대를 올리면 팀 유대 레벨도 올라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적어도 모든 캐릭터의 유대관계 4레벨은 달성해야 게임을 즐기는데도 좋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스토리 부분은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익숙할 법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기에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게임 후반부 플레이 비중을 억지로 늘렸다는 생각이 좀 들지만 몰입해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다. 또 이야기는 완전하게 마무리되며 후속작이나 속편을 염두에 둔 '떡밥' 정도는 남아있다.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등장한 '스칼렛 스트링스'의 후속작이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