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 모드가 돋보이는 길드워 : 챕터2

바람의 별 wind@gamedonga.co.kr

엔씨소프트의 숨겨진 명작, 길드워의 두 번째 이야기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이라면 누구나 '리니지' 브라더스를 손꼽는다. 1과 2, 모두 지금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순위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브라더스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려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공개될 때마다 놀라운 그래픽과 다양한 재미요소, 그리고 시대를 앞서나간 혁신적인 게임성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IT분야에서는 최첨단 제품을 먼저 내놓는 쪽이 승리하는 것과 같이 게임에서도 한 발 앞서 나가는 작품이 크게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늘 앞서 나간 선구자들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오랜 개발 시간, 막대한 투자금, 획기적인 기획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에게 외면 받거나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천재로 알려진 시인 이상의 시가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리는 것과 비슷하달까? '길드워' 역시 이러한 비운의(?) 케이스 중 하나다. 해외에서는 패키지 판매는 물론 각종 온라인 게임 인기 순위를 휩쓸 정도로 선전하면서 '세계적인 게임'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효자 종목이지만, 국내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왜 저런 게임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라는 혹평을 받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 말았다. 세계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게임이라 분명 기존의 국내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부분이 상당히 많았지만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그저 생소한 게임으로만 받아들여져 외면 받고만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절치부심, 챕터1 이후 인고의 시간 끝에 챕터2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전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챕터2에서는 국내 게이머들도 만족할 수 있는 요소들을 다수 적용했고,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했다'라고 밝힌만큼 이번 챕터2를 통해 '길드워'의 부흥을 노리는 엔씨소프트의 야심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번 챕터2에서 선보이는 '길드워'의 필승카드는 무엇일지 알아보도록 하자.(참고로 필자는 챕터1부터 해보지 않고 챕터2부터 시작을 했다. 챕터1부터 즐긴 게이머라면 게임 내용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고, 필자가 미처 차이점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챕터2긴 하지만 거의 새로운 게임을 접한다는 느낌의 리뷰라는 것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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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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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선택한 새로운 캐릭터 어쌔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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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2의 핵심은 롤플레잉 모드
챕터2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롤플레잉 모드의 강화가 아닐까 싶다. 기존의 챕터1과 기본 시스템적인 부분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롤플레잉 모드와 PVP 모드는 각 모드별 특징이 더욱 강화되었다. 기존의 챕터1는 PVP에 주력하는 바람에 게임 자체 세계관의 재미는 떨어져 국내 게이머들이 외면했는데, 챕터2에서는 이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롤플레잉 모드를 확실하게 강화한 것이다.
롤플레잉 모드는 '길드워'의 메인 스토리를 따라 진행하는 일종의 패키지 게임 형식의 모드다. 챕터1부터 게임을 해온 게이머라면 세이퉁 항구부터 시작하게 되며, 챕터2부터 시작하는 게이머라면 싱지섬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롤플레잉 모드는 레벨1부터 만렙인 20까지 챕터2의 스토리를 따라 그야말로 정신없이 퀘스트의 연속으로 진행되는데, 메인 스토리만 쭈욱 따라가도 빠른 레벨 업이 가능하고 그야말로 쉴틈없이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도중에 지루함이라던가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없다. 그 정도로 스토리가 굉장히 짜임새 있게 연결되어 있어 '이번 퀘스트를 해결하면 다음은 무슨 일이 생길까?'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고, 또 그에 따른 연계 퀘스트가 발현하게 된다. 더불어 퀘스트 내용들도 간단한 사냥이라던가 심부름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고 여러 지역을 자연스럽게 탐험하게 되는 방식이라 퀘스트 하나하나에도 상당히 정성을 들여 진행해야 한다. 다른 게임들은 '사냥을 통한 레벨 업 - 서브 퀘스트로 적당한 놀이 - 메인 퀘스트로 스토리 진행' 수순을 밟는 것에 비해 '길드워'는 사냥 노가다를 통한 레벨 업 단계를 배제하고, 기본적인 메인 퀘스트 진행만으로도 레벨 업과 게임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도록 배치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혼자서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느낌이 드는데 솔로 플레이를 통해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밸런스나 게임 방식이 훌륭하다. 다른 게임의 경우 파티 플레이나 길드 단위의 연계가 필요하지만 굳이 그렇지 않아도 혼자서도 정말 재미있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솔로 플레이를 선호하고 혼자서 게임에 집중해 몇 시간씩 플레이 하기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이번 챕터2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초반에 조금 심심하긴 했지만, 대략 레벨 10까지는 게임 내에서 말 한 마디도 안하고 정신없이 게임을 진행한 것 같다. 이 정도라면 엔씨소프트의 목적인 롤플레잉 모드의 강화는 충분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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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에서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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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게임을 하는 것처럼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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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진행되는 퀘스트와 새로운 스토리 라인
이러한 롤플레잉 모드의 강화에는 친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퀘스트의 높은 완성도가 핵심이다. 굳이 게이머가 여기 저기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친절한 설명과 맵상에 표시를 해줘 해당 NPC를 쉽게 찾아갈 수 있고, NPC들의 대화 내용만 주의 깊게 살펴도 퀘스트 진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온라인 게임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등장 이후 사냥 위주의 게임에서 퀘스트 위주의 게임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번 챕터2는 이러한 트랜드에 발맞춰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플레이하는 동안 불편한 점이 거의 없었고 계속해서 연계되는 퀘스트로 인해 자리를 떠나기 싫을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높은 몰입도도 돋보였다.
더불어 챕터2의 새로운 스토리 라인도 합격점이다. 이번 챕터2는 싱지섬에서 시작되는 의문의 사건들을 시작으로 본대륙까지 펼쳐지는 음모와 사건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룩손과 쿠르직족간의 대결이 주 내용이다. 게이머는 플레이 도중 룩손과 쿠르직 둘 중 한 곳과 손을 잡아야만 하는데, 이는 앞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예전에 티비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그래 결심했어!'라는 멘트와 같이 순간의 선택이 이후의 플레이 내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게이머가 단순히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에서 점차 핵심 인물로 성장해가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는 스토리 라인도 보다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게이머라면 단순한 병사A보다는 멋진 영웅이 되는 것이 목표 아니겠는가? 챕터2의 시나리오는 훈련병에서 시작한 게이머가 각 지도자와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는 존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점차 성장해가는 자신을 보면 흡족함을 감출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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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저 훈련병에 지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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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중요한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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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퀘스트가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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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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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는 나의 용병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길드워'는 기본적으로 몬스터들을 사냥하면서 열랩을 하는 것보다는 퀘스트 하나를 해결해서 얻는 경험치가 더 많은 게임이다. 즉, 레벨 노가다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캐릭터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 그리고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용병들이다. 게이머는 게이머의 레벨에 상응하는 다양한 직업의 용병들을 파티로 구성해 함께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용병들의 직업 조합에 따라서 게임 진행의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인데, 용병이 있기에 굳이 파티 플레이를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도 게임을 유유히 즐길 수 있다. 용병들은 자신의 직업에 따라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워리어라면 몸소 적들의 공격을 받아가며 돌진을, 몽크는 아군의 회복과 각종 버프를 담당하며 엘리멘탈리스트는 다양한 마법으로 적들을 공격한다. 적들의 공격 범위안에만 들어오면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기 때문에 AI는 정말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퀘스트 도중에 함께 진행하게 되는 NPC들 역시 게이머와 함께 같은 타겟을 공격하던가 여러 가지 연계 플레이로 도움을 주기 때문에 게이머는 굳이 다른 게이머와의 파티 플레이를 기다릴 필요없이 용병들과 함께 충분히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게이머의 컨트롤과 스킬의 조합도 게임 진행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용병들이 자신의 역할에는 충실하지만 공격할 대상을 정확히 정해주지 않으면 분산 되버리기 때문에 게이머와 함께 공격할 타겟을 빠르게 지정해줘야 한다. 또한 게이머의 캐릭터 움직임에 따라 용병들도 움직이기 때문에 진형을 유지하거나 적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열심히 자리를 바꿔가면서 용병들을 이끄는 컨트롤이 필요하다. 스킬 역시 중요한데 '길드워'에서는 보조직업을 선택해 두 가지 직업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스킬을 익힐 수 있다. 다양한 스킬 중에서 자신의 캐릭터와 상황에 맞는 스킬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스킬을 충분히 인지하고 상황에 알맞는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길드워'는 다른 게임과 달리 HP와 MP양이 적은 대신 회복이 빨리 되는데, 기본적으로 게이머가 용병과 함께 파티플레이 형태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는 밸런스 조절을 위해 동레벨의 몬스터라 해도 상당한 집중력과 긴장감이 따르게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게이머는 마음 놓고 손쉽게 몬스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용병들과 함께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면서 한 마리 한 마리 전력을 다해서 잡아야 한다. 어찌보면 조금 피곤한 짓일 것 같지만 그만큼 게임 내내 집중력과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고 또 그만큼 회복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스킬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는데 큰 부담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즉, 레벨의 압도적인 차이나 아이템의 이점보다는 게이머의 컨트롤과 상황 판단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점은 PVP에도 연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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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혼자 다니는 것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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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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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들과 함께 파티를 이뤄 퀘스트를 진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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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만 골라서 때려주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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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P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챕터1부터 '길드워'의 핵심으로 손꼽혔던 PVP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시간이 부족해서 PVP를 많이 즐겨보지는 못했지만 챕터1에 비해서 상당 부분이 보충되어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어렵다고 느꼈던 PVP를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먼저 PVP모드에서는 처음부터 레벨20으로 시작하는 전용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즉, 레벨 차이로 인해 저레벨과 고레벨이 함께 PVP를 즐길 수 없던 문제점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용병의 조합과 스킬의 조합, 즉 게이머 자신의 기량으로 게임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튜토리얼 모드의 강화다. '길드워'가 워낙 다른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체계를 갖추고 있다보니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절하게 한 단계씩 PVP의 요령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과정이 생성되어 게이머들은 손쉽게 PVP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길드전을 통해서 얻는 보상도 대폭 강화되었다. 단순하게 길드간의 힘을 겨루는 길드전이 아니라, 특정 지역을 점령하고 있으면 그에 따른 보다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형식으로 변경되어 이제는 단순히 힘으로 꺾는 것이 아니라 길드의 영향력을 발휘해 지역을 점령하는 것이 핵심이 되었다.
이러한 PVP 및 길드전은 '길드워'에서 내세우는 최고의 축제이자 궁극적인 목표, '길드워 세계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매년 개최되는 이 대회는 작년에 세계 각 국가 대표들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특히나 세계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길드워'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치루는 행사가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챕터2를 통한 새로운 승부를 연출할 것으로 보이며,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각 국의 길드들이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는 후문이다. e스포츠와 같이 단순히 즐기는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함께 경기를 관전하면서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길드워가 노리는 최종 목표일 것이다.

새로운 도전, 성공인가 실패인가?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챕터2는 챕터1에 비해서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선보였다. 전작보다 많은 즐길거리, 혼자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 보다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PVP 등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재미요소는 충분하다. 하지만 챕터2가 과연 국내에서 '길드워의 부흥에 앞장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분명 뛰어난 게임일지는 모르지만,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아직도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솔로 플레이로 인한 커뮤니티의 단절을 지적하고 싶다. '길드워'는 기존의 국내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퀘스트 위주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앞서 잠시 언급한 것과 같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퀘스트를 통한 게임의 재미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길드워'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으니 바로 커뮤니티 문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자연히 파티 플레이나 길드와의 연계가 필수적이고, 게이머는 게임의 진행을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중 하나는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솔로 플레잉으로 진행할 수 있는 부분들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드워'는 용병 시스템으로 인해 이러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굳이 다른 게이머와 파티 플레이를 하지 않더라도 용병들을 꽉꽉 채워 파티를 구성하면 충분히 솔로 플레잉이 가능하다. 물론 사람으로 구성된 파티와 용병으로 구성된 파티의 효율성이나 플레이 내용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길드워' 내에서는 용병만으로도 충분한 게임이 가능하다. 이렇게 솔로 플레이 위주로 게임이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 내 게이머간들의 교류가 줄어들게 된다. 다른 게이머와 파티를 이뤄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용병과 함께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연히 다른 게이머와 대화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다른 게임과 같이 드롭 아이템이 많거나 다양한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다 보니 거래도 거의 없어 커뮤니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길드워'는 상점에 돈을 주고 아이템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작 재료를 모으거나 산 뒤에 대장장이에게 수수료를 주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방식이다.)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을 진행할 필요성이 없는데다가, 굳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본다. '혼자서도 잘해요'가 불러오는 폐단이라고나 할까. 퀘스트든 PVP든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면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즐기는 국내 게이머들의 성격상, 이러한 '길드워'의 약점은 꽤나 치명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용병들의 컨트롤 문제를 언급하고 싶다. 분명 뛰어난 AI 성능을 갖고 있지만 게이머가 원하는 궁극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단 용병 개개인의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흔히 말하는 마이크로 컨트롤)상황에 따른 조작이 어렵다. 전체적인 운영은 될지 몰라도 세세한 부분까지는 컨트롤을 지원하지 않다 보니 답답한 경우가 많다. 간단하게 캐릭터의 이동이라던가 상황에 따른 스킬 사용, 공격 대상 설정 정도는 지원했으면 보다 전략성이 뛰어난 게임이 됐을텐데 말이다. 세세한 마이크로 컨트롤이 필요한 이유는 그야말로 게이머 자신의 능력을 120% 활용하는 전략과 운영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누가 마린으로 럴커를 잡는 생각을 했을까? 하지만 임요환은 마린 한 기로 럴커를 잡는 기적과 같은 컨트롤을 선보였고 지금도 소수 병력의 컨트롤에는 최고봉으로 손꼽히고 있다. 작은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게임 내에서는 이 부분이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용병들의 마이크로 컨트롤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이 외에도 중반 이후에는 상당히 어렵게 느껴지는 난이도 문제(아무리 용병을 많이 데려와도 원하는 컨트롤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수의 적들에게 당하기 십상이다), 빡빡한 재정난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캐릭터의 외관(레벨1부터 15까지 장비는 변하는데 캐릭터의 외모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실망했다는), 챕터1을 즐기는 게이머와 챕터2를 즐기는 게이머들를 연결 해주는 '멘토'들의 미비한 활동 등이 '길드워'의 발목을 잡는 약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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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혼자서만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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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료를 모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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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용병이고 뭐고 툭하면 죽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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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터는 높은 난이도에 좌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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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2는 절반의 성공, 챕터3를 기대해본다
'길드워'는 챕터2를 통해서 보다 높은 게임의 완성도를 선보이는데 성공했지만,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시스템과 게임 방식을 고집하면서 게이머들과의 타협점을 찾는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어찌보면 엔씨소프트의 고집 같이 보이는 '길드워'의 게임성은 단순히 북미와 유럽 등 세계의 게이머들의 취향을 맞추는 게임보다는, 기존의 온라인 게임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흔히 게이머들에게 혹평을 받았던 롤플레잉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지나친 노가다와 그래픽 위주로 꾸며지는 게임, 한계에 부딪친 시스템적인 발전 등)에서 벗어나 보다 새로운 방식의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엔씨소프트가 '길드워'를 통해서 게이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고 혹평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해서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생긴다. 현재 온라인 게임 시장, 특히나 롤플레잉 게임 시장 분야는 더 이상의 발전이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근래에 발표된 대작 게임들도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개발사들의 노력은 계속 되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새로운 게임성의 시도와 탄탄한 콘텐츠 구성으로 필자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길드워 챕터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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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재미있는 게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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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3를 기대하면서 즐거운 챕터2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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