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3차 CBT, MMORPG의 새로운 장 열다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를 선보이며 국내 MMORPG 시장을 태동시킨 개발자 송재경의 신작으로 큰 관심을 얻고 있는 MMORPG 아키에이지의 3차 비공개테스트가 최근 실시됐다. 아키에이지는 전투와 퀘스트 중심의 MMORPG가 아닌, 다양한 자유도를 바탕으로 게이머들이 게임 내에서 다채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과 크라이엔진 3를 기반으로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적지 않은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관심과는 달리 앞선 1차와 2차 비공개테스트에서는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게임의 완성도를 논하기에는 테스트에서 공개된 부분이 부족했던 탓이다. 이러한 게이머들의 지적을 제작사인 엑스엘게임즈가 인지해서일까? 이번 아키에이지의 3차 비공개테스트에서는 지난 테스트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대폭 개선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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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그래픽과 아쉬운 디자인의 혼재
테스트 단계의 게임을 평가할 때 게이머들이 가장 크게 고려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게임의 외적인 부분, 즉 그래픽이다. 게임의 콘텐츠야 테스트가 진행되면서,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차츰차츰 채워져 나가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픽은 테스트 단계와 최종 서비스 단계의 수준이 크게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게이머들은 테스트 단계에서 콘텐츠가 조금 부실하더라도 후일을 기약하지만, 정작 그래픽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경우에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3차 비공개테스트에 보여진 아키에이지의 그래픽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고성능 그래픽을 지원하는 크라이엔진 3의 성능을 십분 발휘한 아키에이지는 게임 내내 빼어난 그래픽을 게이머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게임 속에 그려지고 있는 풍경은 지금까지 공개된 MMORPG 중에서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다. 나무와 풀들의 작은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풍경의 색감은 서정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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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질감 묘사 역시 매우 뛰어난 편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2D, 3D를 막론하고 가장 어려운 것이 물을 묘사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물의 질감 묘사는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 묘사에 일가견이 있는 크라이엔진을 사용한 덕분에 아키에이지는 물결의 움직임과 수면에 반짝이는 반사광의 묘사까지 효과적으로 해냈다. 특히, 이러한 수면 묘사는 게임의 주요 콘텐츠인 함대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해, 게임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배경과는 달리 캐릭터 묘사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캐릭터들의 텍스처와 모델링처럼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캐릭터의 생김새, 즉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이다. 아이템을 착용한 캐릭터의 외형이 어딘가 어중간한 느낌이라는 것이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게임의 배경이 빼어난 편이라 캐릭터 그래픽이 이와는 겉도는 느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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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전투의 재미
아키에이지는 분명 퀘스트와 전투 위주로 진행되는 기존의 MMORPG와는 그 궤를 달리 하는 게임이다. 전투라는 요소가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 MMO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야기다. 전투말고도 할 것이 많은 게임이 바로 아키에이지가 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키에이지의 전투는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전해준다. 아키에이지가 전투를 완전히 소외시하는 게임이라면 이러한 어색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투에<올인>하지 않았다 뿐이지, 전투를 즐기기 원하는 이들이라면 전투만 즐기면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캐릭터들의 동작이 크게 어색한 것도 아니고 타격 사운드가 부실해서 타격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아님에도 이 게임의 전투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캐릭터들이 서로 치고 받는 와중에 보여지는 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적을 때리면 적이 그 즉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피격 동작을 취한다. B급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남기는 것이다. 또한 동작과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 점도 어색함을 배가시키는 요소라 할 수 있다. 공격 중에 스킬을 사용하거나 공격 중에 피격을 당하는 등 각기 다른 상황 하의 동작과 동작을 연결시켜 주는 중간 단계가 아직은 구현되지 않은 느낌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아키에이지는 전투가 전부인 게임이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게이머들의 인식에 전투는MMORPG의 기본적인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몸매 좋은 여자를 선호하는 남자에게 "몸매는 나쁘지만 착하고 애교 있고 건강한" 여자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아키에이지가 추후 테스트를 통해 전투 콘텐츠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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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절제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다
아키에이지는 전투 이외의 즐길거리를 많이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물론 지금까지전투 이외의 콘텐츠에 중점을 둔 게임이 없던 것은 아니다. 전투에 초점을 두는 대신 퀘스트와 시나리오에 무게감을 둔 작품들이 이러한 노선의 게임들이다. 아키에이지는 이보다 조금 더 발전한 방식으로 자유도를 제공한다. 시나리오 외에도 채집, 제작과 같은 요소들을 강화시키고 여기에 노동력이라는 요소를 도입해 기존 콘텐츠에도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게이머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지낼 집을 만들기 위해 터를 잡고, 나무를 베서 집을 짓게 된다. 또는 바다로 나가기 위해 자신이 탑승할 배를 제작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노동력이 사용되며, 자연스럽게 게이머들 사이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직업을 꼽을 수 있다. 아키에이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직업은 총 120가지로 10가지 능력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얘기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기존의 게임들에 비해 대폭 상승됐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전투 이외의 즐길거리가 구현되어 있는 세계를 다양한 개성의 직업군이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새로운 재미가 형성된 것이다. 즉, 전투와 일방적인 퀘스트 수행을 원하는 이들은 물론, 자유롭게 게이머들끼리 아웅다웅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들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아키에이지의 다음 테스트와 정식 서비스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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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하기 위해서는 불안정한 서버, 불편한 인터페이스 개선이 필요
아키에이지의 게임 컨셉은 상당히 혁신적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기 원하지만 그 새로운 시도 자체가 전투라는 틀을 기반으로 재생산 되고 있는 판국에, "전투 이외에도 즐길 것이 있다"는 발상은 꽤나 신선하게 다가온다. 게이머들 역시 이러한 게임 컨셉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서버 상태와 동작 수행을 위한 마우스 포인터의 동선이 중첩되어 있는 인터페이스가 개선된다면 게이머들은 사뭇 다른 재미의 MMORPG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아키에이지의 다음 테스트에서는 전투 콘텐츠를 비롯해 서버 안정성과 편의 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앞선 테스트에서 아키에이지가 발전해왔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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