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의 물결, 온라인게임에도 몰려온다

요즘은 어딜 가나 UCC가 대세다. 인터넷은 물론이고 TV, 신문, 라디오, 옥외광고에서도 UCC란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UCC를 통해 자신의 끼를 드러내려고 아우성이고, 기업들은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분출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다. 이런 흐름에 온라인게임업계 역시 술렁거리고 있다. 왜 이렇듯 커다랗게 화제가 되고 유행이 되는 걸까. UCC가 뭐길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지금을 프로슈머(prosumer)의 시대로 정의했다. 기업의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점차 소비자의 다양한 구미를 쫓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고, 이제는 제품의 소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생산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의식 향상은 물론이요, 인터넷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창구역할을 주도적으로 해낸 탓이다. 그리고 이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최근 UCC라는 새로운 단어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UCC 라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간 우리가 어디서든 접해왔던 것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로 재정의된 것일 뿐, 수년 전부터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홈페이지 개설이나 공모전, 유저간담회 개최 등 사용자콘텐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미 UCC를 활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UCC가 게임업계에 새롭게 조명되는 이유는, 활용방법에 따라 수익은 물론 게이머들의 게임체류시간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새로운 UCC 활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은 '지속성'과 '개방성'이라고 주장한다. 이 지속성을 위해서 기업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게이머들에게 주었던 방식에서 이제는 게이머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냈다. 더 이상 기업 자체만으로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끝임없이 만들어 내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변화로 게임의 주도권이 업체에서 사용자에게로 점차 이행되었고 게임업체들은 주기적인 공모전이나 간담회 개최, 끊임없는 화제거리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이고, 게이머들을 위한 커다란 무대를 만들어 게임이 문화코드가 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콘텐츠가 풍부해지면 UCC는 그에 비례해 더 많이 생겨난다. 이로써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미 UCC는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 패러다임을 실현하고 있고, 이는 구전 마케팅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게임업체와 사용자간의 교류>

유명 게임기획자 홈페이지나 위키에서는 게임론이나, 밸런스 등의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NC소프트의 기대작 '아이온'은 아직 베타테스트도 시행되지 않았지만 '아이온'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이머들의 의견 듣기에 한창이다.


또한, 한빛소프트는 1차 '한빛게임원정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최근 '2기 원정대'도 모집했다. 대상게임은 MMORPG '미소스'로 원정대가 된 게이머는 알파테스트를 통해 게임 품질을 확인하는 작업인 QA(Quality Assurance)나 UI(User Interface)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엠게임의 기대작 '홀릭'은 '게임 2.0 시대. 10만 명의 사용자를 위한 100만 개의 시나리오'를 모토로 내걸고 사용자가 퀘스트를 직접 만드는 UCQ(User Created Quest), 사용자가 던전을 직접 기획에서 구성하는 UCD(User Created Dungeon)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한 올 3월 1차 오픈베타 서비스를 마친 GFgame의 '토스온라인'은 게임 내에서 UCC 환경을 제작할 수 있는 대기룸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대기룸을 직접 꾸미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감상도 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만든 게임 기업이 상품화한 예도 있다. 일본 동인그룹 프랑스빵에서 제작한 '라그나로크 배틀 오프라인'이 그 주인공. 온라인 '라그나로그'에 대한 사용자의 사랑과 그 사랑을 상품화로 보답한 그라비티의 예는 UCC를 통해 수익을 낸 기념비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CJ인터넷은 지난 1월부터 '아바타 오픈마켓'을 통해 사용자가 만든 의상, 액세서리, 배경 등에 제작자의 닉네임을 노출해주고 판매하며 수익을 분배하고 있다.

<동영상 UCC에 주목하라!>

UCC 영역에서도 동영상은 단연 두드러져 보인다. 근래에 들어서 동영상 제작이 쉬워졌고 동영상이란 수단 자체가 직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미 전달을 하는데 가장 쉽기 때문이다.


덕분에 최근 검색이나 커뮤니케이션 수단에서도 동영상 비중이 커지고 있다. 비쥬얼이 중시되는 게임 또한 동영상 UCC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게임 내 무비는 물론이고 흥미성 콘텐츠나 길드 홍보용 동영상, 게임 공략 등의 정보자료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무척 넓어지고 있다.

이런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게임업체들도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제작하는 동영상은 게임업체 입장에서도 업체가 가지고 있던 콘텐츠를 게이머 스스로 재생산해주는 것이므로,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 마케팅의 신기원을 꿈꾸며…>

국내 온라인게임의 역사는 10년이 넘었다. 온라인게임계는 이미 많은 경쟁자들이 포진한 레드오션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의 적극적인 UCC 장려는 사용자들의 충성심 고양과 자발적인 제품 홍보, 양질의 게임제작 수단과 게임의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매우 훌륭한 방안으로 대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시도된 바 없는 새로운 문화나 신개념 마케팅의 장이 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게임과 창조를 함께 즐기는 게이머들의 UCC는 이미 단순한 유행을 넘어섰다. UCC가 게임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게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의 게임업체는 게이머들이 제안하는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게임 내에 반영하고, UCC의 질적인 유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추세다. 꾸준한 발전을 통해 사용자들과 함께 나아가는 것이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업계에도 몰려온 UCC의 물결이 게이머들도 더욱 흥을 내며 제작할 수 있고, 기업 또한 득을 보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로까지 다가설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게임동아 객원필자 블루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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