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FPS 온라인 게임 열풍, 무엇이 문제일까?

한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포인트로 자리 잡은 FPS 온라인 게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을 시작으로 거침없이 몰아치던 FPS 온라인 게임 열풍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게임 순위 사이트에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CJ인터넷의 '서든어택'을 제외하면 10위 권 내에는 신작 FPS 게임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올해 초부터 등장한 많은 FPS 온라인 게임들이 순위 50위 내에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어 FPS 게임 열풍이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많은 학교들이 개학을 하면서 갑작스럽게 게이머들이 줄어들었고 아직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아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냄비처럼 끓던 FPS 게임에 대한 열기가 빠르게 시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갑작스럽게 불어난 FPS 온라인 게임들

재작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된 FPS 게임 열풍은 국내 대형 포털들을 비롯해 개발사들에게도 FPS 온라인 게임 개발을 시도하게 만들었다.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캐주얼 온라인 게임 개발과 빅3의 실패로 침체된 MMORPG 장르 개발보다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던 FPS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안전해 보였기 때문. 특히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이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훌쩍 넘기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유료화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성공적인 콘텐츠로 자라잡자 이 같은 반응은 잠깐의 열기가 아닌 돌풍으로 변했다.

올해 상반기에 공개된 게임은 한빛소프트의 '테이크다운'을 비롯해 효성CTX의 '랜드매스', 네오위즈게임스의 '크로스파이어' '아바', 프리챌의 '투워' 등이며, '컴뱃암즈' '오퍼레이션7' '울프팀' '블랙샷' '포인트블랭크' 등도 하반기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에 비해 캐주얼 온라인 게임이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은 2~3개 정도만 모습을 드러내 FPS 게임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총만 쏘면 무슨 재미? 게이머들 반기 들다

하지만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FPS 게임들은 처음에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새로운 인기작으로 자리 잡을 것 같았지만 몇 번의 게임을 즐긴 게이머들은 이내 흥미를 잃고 구작으로 다시 돌아갔다. 분명히 각각의 게임들은 기존 게임들과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향상된 그래픽과 물리엔진 사용 등의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게이머들이 원하는 부분에 큰 변화를 추구한 게임은 없었다.

차세대 FPS 게임이라고 주목 받았던 '아바'의 경우 너무 높은 사양과 어뷰저 문제, 포인트맨으로 발생한 밸런스 문제 등으로 기대보다는 선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테이크다운' '크로스파이어' '랜드매스' 등도 저격총 문제, 큰 변화가 없는 그래픽, 콘텐츠 부족 등으로 초창기 받았던 기대치에 한참 부족한 결과를 냈다.


* 해외 대작 FPS 게임들 본격적인 국내 게임 시장 공습

이 같은 상황에 자신들만의 게임성과 뛰어난 완성도로 무장한 외산 FPS 게임들이 대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9월6일 정식 발매되는 EA코리아의 '메달오브아너 : 에어본'은 자신이 직접 낙하지점을 선택해 뛰어내릴 수 있는 점이 특징인 게임으로 철저한 고증에 맞춰 제작된 무기와 복장,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뛰어난 적들의 인공지능까지 시리즈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계급에 따라 총기의 개조가 가능하며, 최대 12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모드를 지원해 국내 온라인 게임을 위협할 첫 번째 존재로 부각됐다.

또한 9월 달에는 전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Xbox360용 기대작 '헤일로3'도 모습을 드러낸다. '헤일로3'는 Xbox용으로 발매돼 1,400만장이라는 판매량을 기록한 '헤일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선주문만 100만장을 넘기는 기록을 세우는 많은 마니아들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헤일로' 시리즈의 경우 Xbox 보급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해 '헤일로3'에 대한 한국MS의 기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번 '헤일로3'는 전작을 능가하는 그래픽과 새롭게 변경된 물리엔진, 베일에 가려진 마지막 스토리를 풀어놓을 예정.

이 외에도 PC용으로 눈을 의심하게 하는 그래픽과 광원 효과, 크라이엔진2를 이용한 사실적인 물리효과 등으로 무장하고 있는 '크라이시스'와 다양한 탑승 장비와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에너미 테리토리 : 퀘이크워즈', 현대전으로 전환하면서 최첨단 장비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새로운 기대주로 급부상 중인 '콜오브듀티4' 새로운 플랫폼으로 출시가 예정된 '메트로프라임3', PS3의 기대주 '헤이즈' '킬존2', 해외 웹진의 최고 점수를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바이오 쇼크'까지 연말까지 10개 이상의 신 FPS 게임이 국내 FPS 게임 시장에 쏟아진다.


* 한국 FPS 게임만의 자존심 찾도록 노력해야

1,000억대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희망으로 자리잡은 FPS 게임. 하지만 이대로 변화 없는 모습을 계속 선보인다면 게이머들은 점점 국내 FPS 온라인 게임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 빨리 국내 FPS 게임만의 게임성과 재미, 그리고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완성도로 지금까지 이어진 FPS 열풍을 계속적으로 살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성공한 게임을 쫓아가는 것보다 그들에게 다방면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무의미한 학살만 반복하는 FPS 게임보다는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목적을 제공해야 게이머들을 잡아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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