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밥의 재현을 넘어 독특한 콘텐츠로

최근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니켈로디언에서 제작한 인기 애니메이션 '보글보글 스폰지밥'을 보게 된 후, 스폰지밥에 푹 빠져 살았다.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다양한 등장인물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황당한 사건, 사고들.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유머와 위트, 풍자까지 보는 평소 애니메이션을 그리 보지 않는 필자에게 스폰지밥 만큼은 매력 가득한 녀석이었다. 그러던 중 최근 NDS로 스폰지밥 게임의 최신작 스폰지밥의 아틀란티스(이하 아틀란티스)가 발매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게임을 플레이했다.

*충실한 스폰지밥 세계의 재현
아틀란티스와 같이 원작이 있는 게임의 경우,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되는 것은 원작을 얼마나 잘 재현했느냐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틀란티스의 원작 재현은 훌륭한 편이다. 스폰지밥이 코로 피리를 부는 오프닝에서부터 등장 캐릭터들은 NDS라는 플랫폼의 특성만 고려하면 금방이라도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똑같은 모습이며, 배경인 비키니 시티도 잘 표현됐다.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하는 게임으로 이 정도로만 전환된다면 필자는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 소설의 게임화도 얼마든지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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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의 아틀란티스


*아틀란티스
스폰지밥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이 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이전의 게임들이 원작의 재현에 중점을 둔 그 인기에 편승해보려 했던 게임이었다면 아틀란티스는 다르다. 먼저 아틀란티스는 원작의 재현에도 신경을 쓰기는 했지만 스폰지밥과 뚱이가 우연히 아틀란티스에 대한 단서를 획득하고, 아틀란티스의 보물을 찾아 친구들과 함께 떠난다는 원작과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고 있다. 또한 휴대용 게임기라는 플랫폼 특성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단순한 조작방식과 빠른 게임 진행 속도로 이뤄져있다. 게다가 NDS라는 기기의 특성을 살려 위 화면은 게임 플레이, 터치스크린은 게임 보조 및 옵션 화면으로 구성됐고,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미니게임도 다수 존재한다. 또한 게임 내 자막이 깔끔하게 한글화돼 간간히 원작의 위트와 유머도 볼 수 있어 스폰지밥의 유쾌한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 점도 얼마든지 애교로 넘어가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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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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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터치를 활용해야 하는 미니게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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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아틀란티스를 플레이하며 인상 깊게 생각한 것 중의 하나는 협력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스폰지밥은 이단 점프와 몸 부풀려 띄우기, 뚱이는 장애물 밀기와 동료 들고 점프하기, 집게사장은 집게를 이용한 자르기, 다람이는 장애물 부수기 등 게임 진행에 필요한 저마다의 특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특기를 이용해 게임 중간 중간 발생하는 장애물을 해쳐나가야 한다. 징검다리가 다소 멀게 설정돼 있다면 뚱이로 스폰지밥을 들고 점프한 후 스폰지밥의 몸 부풀리기 기술을 이용해 풍선을 타고 가듯이 건너가면 되며, 장애물과 같은 경우에는 밀 수 있는 장애물은 뚱이 아이콘이 표시되고, 부숴야 하는 것은 다람이 아이콘이 표시되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파티를 구성하면 된다. 이는 NDS용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이 단순히 길 찾기와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퍼즐만 제시되던 것에서 발전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지 시작 부분이나 일부 특정 부분에서만 파티 구성을 할 수 있으며, 때때로 어떤 식으로 퍼즐을 풀어야 할지 단서가 부족한 상황이 있어 조금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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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이 나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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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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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게임을 통한 전환
다양한 재미가 내재된 아틀란티스지만 아무리 그래도 본 게임만 플레이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틀란티스에는 본 게임에서 다소 부족했던 터치스크린 기능을 살린 다양한 미니게임도 준비돼있다. 나쁜 해파리들을 스크린 터치와 슬라이드로 잡는 게임과 돈을 보고 달려드는 집게사장 떼어내기 등의 미니게임을 통해 게임 플레이 중 어느 정도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미니게임들은 모두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플레이하도록 돼있어 본 편에서 다소 부족했던 터치스크린 활용 부분을 미니게임을 통해 잘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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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게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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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게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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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건 시야확보
아틀란티스를 플레이하다 문득 든 생각은 게임이 전체 이용가인 등급에 비해 난이도가 다소 높다는 것이었다. 물론 요즘의 어린 친구들이 게임을 일찍 시작하고, 기존의 게이머들보다 적응속도가 빠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게임 진행 속도와 게이머들의 컨트롤 속도를 카메라 시점이 따라가지 못해 길이 잘 안보이거나 시야 미확보로 떨어져 죽는 경우는 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필자의 경우에는 미숙한 컨트롤도 한 몫 했고, 전체 이용가라고 해서 굳이 어린 친구들의 경우에서만 생각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화면이 작은 NDS인 만큼 시야 확보를 위해 카메라 시점에 어느 정도 여유를 뒀어야 했다. 게임 진행 중 터치스크린의 카메라 아이콘을 클릭해 약간의 앞뒤 상황을 파악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게임 진행 속도가 빨라 자주 사용하게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임의로 시야를 바꿀 수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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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아!


다행히 죽는 것에 대한 패널티가 관대한 편이라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어려운 난이도에도 어느 정도 적응할 수는 있다. 몬스터에게나 길에서 떨어져 죽을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캐릭터의 체력이 약간 줄어드는 패널티만 있을 뿐이다. 체력은 주변의 적들을 물리치거나 구석구석을 뒤지다보면 집게버거를 찾아 채울 수 있어 체력이 다소 부족하거나 확신이 들지 않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망설이지 말고 몸을 던져 위기를 해쳐 나가도록 하자.

*무슨 전투가 이렇게나...
아틀란티스는 단순 액션이라기보다는 액션 어드벤처로서 캐릭터들의 모험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적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공격해 물리쳐야 하는 만큼 전투도 어느 정도의 비중은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전투가 타격감이나 액션성은 둘째 치고 싱크가 맞지 않아 게임 중반 쯤 되면 전투가 귀찮아 질 지경이다. 적들을 물리치며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바른 게임 플레이 방식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공격을 하고 있어도 끄떡없이 무언가를 던져대거나 드롭킥을 날리는 적들을 보고 있자면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다. 게임을 주로 지하철에서 플레이했던 필자는 치밀어 오르는 화로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 표정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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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참으로 힘들구나


*스폰지밥의 새로운 도약
카메라 워크와 전투 부분에 있어 문제점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재현을 넘어 차별화된 게임성으로 아틀란티스는 단독 게임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서 지내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보기만 하던 스폰지밥과 친구들의 모험에 동참해 보는 것도 이 겨울을 따뜻하게 후딱 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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