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까프 오즈, 신한銀 프로리그 후기리그 우승

"안연홍, 사랑한다"

르까프 오즈 게임단 조정웅 감독의 감격에 찬 한마디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후기리그 결승전에서, 르까프 오즈는 결승전 상대인 CJ엔투스를 맞아 역전에 역전이 거듭되는 치열한 공방 끝에 4대2로 승리했다.


지난 해 8월 르까프 오즈가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프로리그 전기리그 결승전에서 삼성전자 칸에게 4대0으로 패했던 후로 5개월여 만. 2006년 초 플러스팀에서 (주) 화승(대표 나은택)이 인수해 르까프 오즈로 창단한 지는 2년 여 만이다. 창단 초기에만 해도 하위권에 머물렀던 르까프 오즈 팀은 창단 당시 조정웅 감독이 말했던 '3년 안에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다짐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점점 승률을 높여 나갔고, 급기야 후기리그에만 18승으로 최다승을 차지해 결승전으로 직행, 결국 CJ엔투스를 꺾고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하지만 르까프 오즈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준 플레이 오프 부터 플레이 오프까지 이를 갈며 올라온 CJ엔투스가 그 상대였기 때문이다. 마재윤-변형태 라는 무시무시한 개인전 카드와 함께 '무관의 제왕''우승 제 1순위'로 꼽혀오던 CJ엔투스는 과거의 '오만'을 버리고 팀원들끼리 혼연일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르까프 오즈에게 충분한 위협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1경기부터 두 팀의 경기는 치열했다. 양팀의 선발로 나온 이제동과 변형태는 처음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공방을 펼치며 기세를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결과는 이제동의 승리. 이제동은 변형태의 병력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사이 자신의 병력을 드롭해 '빈집털이'에 나섰고, 이어 변형태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8시와 11시 멀티를 순차적으로 파괴해 숨막히고 처절했던 전투의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고분고분히 져줄 CJ엔투스가 아니었다. CJ의 주장 박영민이 2경기에서 구성훈이 준비한 필살 전략을 조기에 파악하고 드라군을 본진에 침투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3경기에서도 마재윤-서지훈이라는 조합을 내세워 르까프 오즈의 김성곤과 이학주를 침몰시켰다. 오히려 역전을 당한 르까프 오즈, '기세는 여기까지인가'라며 경기장이 웅성거렸고, 지난 삼성과의 4대0 패배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이를 보기 좋게 꺾어낸 것은 르까프 오즈의 에이스 오영종이었다.

오영종은 CJ의 김성기를 맞아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드라군이 김성기의 탱크에 허를 찔리며 녹아내리기도 했고, 이어 확장을 시도한 김성기의 4 탱크 방어는 너무나 단단해 보였다. 하지만 오영종은 다수의 드라군을 밀어붙인 필살 전략을 감행, 김성기의 멀티를 한 순간에 붕괴시켰다. 흡사 '오즈의 마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강력한 한방이 터져나왔고, 경기장의 분위기가 일순 변하더니 CJ의 기세등등함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경기 결과는 다시 2대2.

이어 승부의 분수령이된 5경기에서는 박지수가 한상봉의 확장앞 방어선을 불꽃 러시로 뚫고 승리하며 기세를 역전시켰고, 마지막 6경기 팀플레이에서는 손주홍과 최가람 조합이 CJ의 장육과 주현준을 짓밟으면서 결국 팀을 우승에 올려놓았다.


너무나도 간절히 염원하던 우승, 이날 승리로 르까프 오즈는 지난 전기리그 준우승의 한을 풀며 8천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또 이날 4경기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오영종이 후기리그 결승 MVP로 뽑혀 상금 2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르까프의 조정웅 감독은 "지난 프로리그 전기리그에서 준우승 했을 때 너무나 서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해주었던 삼성전자 칸이 지금은 고맙게 느껴진다. 이 고마움을 그랜드 파이널에서 꼭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르까프 오즈가 후기리그에 우승함에 따라 다음달 16일 열리는 그랜드파이널에서는 전기리그 우승을 한 삼성전자와 르까프 오즈의 리벤지 매치가 펼쳐질 예정이다.

인천 =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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