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퍼블리셔들, ‘게임이 없어요’ 발 동동

"돈은 충분히 있습니다. 많은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좋은 게임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하지만 씨가 말랐어요. 찾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한 온라인게임사 직원의 하소연이다.

이말 그대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각 포털들을 포함한 퍼블리셔들이 '게임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게임을 퍼블리싱할 자본금과 여력은 되지만 마땅한 온라인게임들을 찾지 못한 퍼블리셔들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3~4년 전부터 시작된 게임 '쟁탈전'>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2004~2005년에는 대형 퍼블리셔간의 게임 쟁탈전이 한차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몰아쳤었다. 당시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다수의 MMORPG와 캐주얼 게임들이 개발되고 서비스 되면서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던 시기였고, '스타 개발자'들이 개발한 온라인 게임이나 3~4년 이상의 개발기간을 들여서 개발되고 있던 '대작 타이틀'들이 등장하기 시작할 때였다.

대형 퍼블리셔들은 이와 같은 게임들을 퍼블리싱하기 위해 기획 초기부터 자신의 게임포털로 끌어안으려 했다. 또 경쟁적으로 실력 있거나 개발 능력이 있는 회사를 자회사로 인수하는 등 게임포털 간의 세력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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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이 끝난 후, 소강상태 계속되다>

그렇게 세력다툼이 마무리되고 각각의 포털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퍼블리셔들은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게임을 퍼블리싱할 자본금과 여력은 되지만 마땅한 온라인게임들이 보이지 않는 것. 웬만한 개발력이 있는 회사들이 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버린 탓이다.

퍼블리셔들은 최근 개발된 국내의 중소개발사들의 게임은 퀄리티가 낮은 것이 대부분이고 눈높이를 낮춘다고 해도 성공가능성이 부족한 게임들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게이머들의 성향과 요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참신하면서도 익숙한 게임들을 찾아야 한다. 국내 중소 개발사들이 게임을 하루에도 몇 개씩 들고 오지만 괜찮다고 판단되는 게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 퍼블리셔들, 자체 게임 보강 등 대비책 마련에 '고심'>

근 1년 가까이 제대로 '게임 맛'을 보지 못하자 퍼블리셔들은 자체 게임 보강, 해외 게임 유치 등 강경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블레이드앤소울 등 3개의 신작을 공개한 엔씨소프트처럼 많은 대형 퍼블리셔들이 경쟁적으로 자체 개발 게임 비중을 높여가고 있으며, 아스다이야기(미끄마끄온라인), 카몬히어로(오르카 온라인), 샴페인매니아(온라인 삼국지) 등 가능성은 있었지만 경쟁 작품들에 밀려 아쉽게 성공하지 못한 게임들의 리뉴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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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외에서 인기 있고 대작으로 불리는 '에이지 오브 코난', '워해머 온라인' 등의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한편, 중국의 값싸고 풍부한 콘텐츠를 가진 게임들의 수입도 경쟁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퍼블리셔의 한 관계자는 "다른 퍼블리셔들과의 경쟁을 위해서 막대한 비용과 출혈을 감수하면서 해외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게임 전문가는 "많은 중소 개발사들이 과거에 히트하거나 현재 시장에서 속칭 '잘나간다'는 게임들을 모티브로 게임을 컨셉만 살짝 바꿔서 양산해왔다"며 "재정이 열악한 중소 개발사들의 고충 역시 이해할 순 있지만 그런 게임이 퍼블리셔들 눈에 찰리 없다"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또 "퍼블리셔들 또한 문제다. 중소 개발사들이 참신한 형태의 게임을 들고 오더라도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거절하기 일쑤다"라며 "퍼블리셔들부터 새 가능성을 열고 게임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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