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크고 무거웠지? 이제 가벼운 PSP go로 간다

개인적으로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이하 PSP)을 쓰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조금만 더 작으면 안 될까'였다.

플레이스테이션을 능가하는 수준의 게임도 즐길 수 있고, PMP 저리가라 할 만큼 시원한 액정에, 외장 메모리가 허락하는 수준 내에서 영상과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생긴 커다란 크기는 가방도 귀찮아하는 기자에게는 쥐약이었다.

그러다보니 좀 더 작은 PSP go의 등장을 은근슬쩍 기대했다. 다행이도 그런 바람이 소니 개발자들에게 닿아서 새로운 형태의 PSP가 등장했다. 물론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이기에 조금 아쉽긴 하지만 게임기 그 이상을 추구했기에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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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띄게 줄어든 PSP, go가 되면서 생긴 장점들>

전 세계 정식 발매가 이루어진 PSP go는 기존 PSP보다 크기가 대폭 줄고, 전체적으로 휴대성과 기능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추구했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단순히 게임기로써 PSP가 아닌 멀티미디어 기기로써 PSP go를 접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장점은 슬라이드 형태의 액정으로 생긴 여러 가지 편리함이다. 홈 버튼이 상당부에 있기 때문에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다른 여러 가지 활동을 할 때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PMP 기능에 필요한 요소들은 상당부에 모두 위치해 굳이 음악을 바꾸거나 움직일 때 슬라이드를 열지 않아도 됐다.

또한 전 기종보다 전면부 스피커가 성능이 향상돼 영상을 볼 때나 음악을 들을 때 매우 편리하다. 액정이 조금 작아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선명도가 높아져 오히려 눈에 부담이 덜하다. 실제로 전 기종과 함께 비교 해봐도 PSP go의 액정이 잔상 현상도 없고, 더 깨끗하게 연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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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크기와 두께가 줄어들면서 나온 그립감에 대한 우려는 더 이상 안 해도 된다. 여성이나 남성이 들기에 이 제품은 전혀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기 위해 슬라이드를 올린 후 즐길 때도 흔들림 현상이나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아날로그 스틱을 제외하면 오히려 십자키의 움직이나 버튼의 반응 등 전체적인 조작감은 PSP go가 확실히 좋았다.

넉넉한 16GB 메모리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번 제품이 PMP로써의 역할에도 충실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 이 메모리는 기존 메모리 스틱에 들어 있는 자료보다 어느 정도 빨라진 속도를 체험할 수 있으며, 커다란 용량의 게임도 좀 더 개선된 속도로 즐길 수 있다.

< 실제 게임을 즐길 땐 어떨까>

PSP go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게임 플레이를 먼저 시도해봤다. 일단 십자키 자체의 인식이 좋아 대각선 방향도 무리 없이 인식됐다. 특히 격투 게임 '소울 칼리버 브로큰 데스티니'에서는 띄우기 기술이나 중단 형태의 기술이 대각선 입력이 많은데, PSP go에서는 PSP-3000 제품보다 오히려 부드럽게 나갔다. 물론 듀얼쇼크3에 비하면 아직도 편하다, 좋다고 딱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지만, PSP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보면 소니가 이 제품에서 조작감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 부분만큼은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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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자체에 잔상 현상이 적어진 점도 큰 매력. 액정 자체가 개선되면서 그동안 길게 행동이 늘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잔상 현상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격투 게임에서 가장 개선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최근 발매된 '그란투리스모' PSP 버전에서도 어느 정도 체험할 수 있다. '그란투리스모'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야로 볼 수 있는 리플레이 모드에 들어가 보면 된다.

이 외에도 다운로드해 즐기는 게임들은 전체적인 느낌은 꽤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건 '몬스터헌터 포터블' 시리즈나 '철권5 DR' 등 PSP 성능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게임들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UMD 자체를 구동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게임 라인업이 부족한 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 당신의 구매욕을 떨어뜨리는 PSP go의 아쉬운 점>

분명히 PSP go는 매력적인 기기다. 특히 그동안 크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부분도 PSP go로 확장되면서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고, 가볍고, 넉넉한 용량 덕분에 충분히 여성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PSP go가 꼭 좋아졌다고만은 할 수 없다. 우선 가격이 아쉽다. 기능이나 여러 가지 특징이 강화됐다는 것은 알겠지만 328,000원이라는 가격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물론 액정부터 여러 가지 개선 사항이 있다는 점은 알겠지만, 220,000원이면 구매가 가능한 PSP-3005 시리즈와 비교하면 조금 아쉽다.

예전 PSP 시리즈의 주변기기를 쓸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PSP로 DMB를 보는 사용자라면 PSP go에서 주변기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확장기기를 구매해야 한다. 이게 은근슬쩍 불편하다. 덩치도 커질 뿐만 아니라 휴대하기도 불편하게 변하기 때문. 물론 향후에 PSP go에 맞춘 DMB 주변기기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당장 쓰기엔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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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언급한 UMD 및 게임 관련 부분도 답답한 부분이다. 게임 다운로드로 구매할 수 있는 게임이 너무 적고, 고전 게임이 많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지만 꽤 인기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덕분에 16GB의 넉넉한 용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하지만 이 외는 큰 불편함이나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조작감부터 여러 가지 기능적 편의성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만약에 PSP를 구입해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는 것 위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PSP go는 정말 매력적이다. 충분한 배터리 시간부터 넉넉한 용량까지 아쉬울 것이 없다. 아직까지 PSP를 구매해보지 않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PSP go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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