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앞으로 다가온 셧다운제, 성인들 “남의 얘기 아니네”

셧다운제 시행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게임중독 해결을 위해 내어 놓은 해결책 아닌 해결책이 셧다운제로 처음 밝혀졌을 당시부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재 게이머들이 인식하고 있는 심각성은 그 때와 비교가 안될만큼 더 커졌다. 셧다운제의 영향이 청소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게 상황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성인 게이머들은 게임 셧다운제 시행에 대해 다소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셧다운제 자체가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성인 게이머들이 이에 대해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랬던 성인 게이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셧다운제가 적용됨에 따라 자신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성가족부의 유권해석은 셧다운제의 불똥을 성인들에게까지 튀게 만들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개정된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이 적용되는 대상과 Xbox360과 PS3의 온라인 서비스인 Xbox 라이브와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laystation Network / 이하 PSN)의 특성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콘솔기기는 문화부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의 요구를 수용하여 적용을 유예하되, 게임 이용에 추가비용이 요구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셧다운제를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야기대로라면 1개월, 3개월, 12개월 단위로 서비스 이용 권한을 유료로 판매하는 Xbox 라이브는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다.

여기까지만 보고 PS3의 PSN은 무료로 서비스 되니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섣부른 생각이다. 셧다운제는 서비스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에 가입할 때부터 주소, 이메일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PSN의 특성을 감안하면 PSN 역시 셧다운제가 적용되어야 한다.

혹자는 해당 서비스에 셧다운제가 적용되더라도 성인들은 게임을 즐기는 데에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셧다운제가 어차피 만 16세미만의 청소년들에게만 적용되는 법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반문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는 게임 개발사와 서비스사가 모두 한국에 있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을 얼마든지 개발하고 적용시킬 수 있지만 Xbox 라이브와 PSN의 경우는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한국 내 법을 적용시키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전세계에 서비스를 진행 중인 이들 업체가 한국에서만 진행되는 특이한 법 때문에 자신들의 시스템을 수정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가 국내 서비스를 아예 중지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나마 PSN의 경우 가입절차에서 개인정보 입력이 필수이기 때문에 시스템을 개발하면 되지만, XBOX 라이브 서비스는 개인 정보를 전혀 수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다시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셧다운제가 시행되는 20일까지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상태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국내에서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성인 게이머들은 만 16세 미만에게만 적용되는 제도 때문에 덩달아 오전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을 즐기지 못 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청소년을 통제하겠다는 법 때문에 성인들까지 여성가족부의 통제를 받는 웃지 못 할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성인 게이머들의 다수는 퇴근 후 밤 시간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다수다. 즉,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순간 이들은 사실상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셈이다. 여가를 즐길 자유를 특정 집단의 악의적인 논리에 의해 빼앗기게 된 성인 게이머들이 들고 일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국내에 PSN을 서비스 중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CEK)는 셧다운제에 대비해 오는 11월 18일부터 한국을 거주지로 하고 있는 만 16세 미만의 전 게이머들의 로그인 및 신규 계정 작성을 정지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셧다운제의 Xbox 라이브 적용에 대해 본사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며 이를 시행하는 시기와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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