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 애매합니다잉!" 애정남이 필요한 게임업계

"요거 요거 애매합니다잉~~ 자 정해드립니다잉!!"

개그맨 최효종의 복귀코너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의해주는 남자)이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부티와 싼티, 오빠와 아저씨의 구분 등 많은 사람들의 헷갈려 하는 애매한 상황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제시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회적인 이슈까지 소재를 넓혀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되고 있기도 하다. 비록 정치풍자 개그로 인해 고소를 당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최효정의 소신있는 발언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런 애정남이 꼭 필요한 곳이 정치권 말고도 하나 더 있다. 너무나도 애매한 것 투성이인 게임업계다.

< 아이템 현금 거래가 불법이다? 아니다?>
개인이 노력해서 얻은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청소년 이용가능 게임의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뭔가 애매하지만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에 대한 법적 규정이 이렇게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템 현금거래의 합법논의는 게임업계가 오랜 기간 골치아파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전까지는 아이템베이 등 아이템중개 사이트에 세금이 부과되고, 대법원에서도 개인이 노력해서 얻은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판례를 내놓아 불법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는가 했지만, 아이템 거래가 청소년 게임중독을 심화시키는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청소년 이용가능 게임의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이 불법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문제는 그로 인해 성인들의 아이템거래도 불법이 된다는 점이다. 청소년 이용가 게임은 청소년이 이용해도 되는 게임을 말하는 것이지 청소년만 이용하는 게임이라는 얘기가 아니며, 오히려 게임에 서툰 성인들도 대단히 많이 즐기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템 거래가 완전히 불법인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으며, 게임 심의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최대 기대작인 디아블로3는 아이템현금거래 경매장 시스템 때문에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현금거래 부분을 제외하고 넣은 재심의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재심의를 넣은 디아블로3의 버전은 현금거래만 없을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유로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는 배틀코인, 즉 현금이나 다름없는 공용 화폐 거래는 포함되어 있어, 디아블로3의 심의가 통과돼도, 통과되지 못해도 아이템 현금거래의 합법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디아블로3의 재심의 결과는 4일 발표될 예정이다.

< 셧다운제가 청소년을 보호한다? 못한다?>
지난해 업계 최대 이슈였던 셧다운제는 올해도 변함없는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측된다.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여성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셧다운제는 올해부터는 계도 기간이 끝나고 강제적 시행으로 변하게 되며, 이를 어길 시에는 해당 게임사에게 벌금이 부여된다.

하지만, 셧다운제가 시행된지 한달이 지난 지금에도 셧다운제의 청소년 보호 기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게임 시간을 줄이는 것은 필요한 것이지만, 이 같은 방식은 전혀 효과 없다고 얘기하고 있으며, 게임업계에서도 주민등록번호 도용으로 인해 게임 이용자 평균 연령만 올라갔다는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주민등록번호를 얻기 위해 아버지와 대화를 하니 부자지간이 돈독해졌다는 얘기가 우스개소리로 나오고 있는데, 여성부가 이것을 노린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셧다운제의 적용 대상도 온라인은 강력히, 콘솔 게임은 네트워크 서비스만, 최근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은 2년간 유예되는 등 기준 원칙도 오락가락해 많은 이들이 헷갈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진행형이지만 셧다운제 위헌 헌법소원이 구체적으로 진행된다면 더욱 골치아픈 상황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 게임이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든다? 아니다?>
게임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적하는 논리가 게임이 사람을 폭력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번에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뿐만 아니라 이전에 미국에서 문제가 됐던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 잠원동 살해 사건 등 몇몇 사건을 예로 들며 이들이 게임을 즐겨서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전무하다. 그들이 게임이 사람이 폭력적으로 변하게 한다는 주장을 펼 때 내세우는 근거는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에 대한 자료일 뿐이며, 그에 대한 근거를 요청하면 쳇바퀴 돌듯 다시 몇몇 특수 사례에 대한 언급으로 되돌아간다. 한 방송사는 게임과 폭력성의 관련을 증명하겠다며 PC방 전원 차단이라는 무리수를 던져 네티즌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그들이 내세우는 근거 중에 가장 들어줄만한 일본의 뇌신경학자 모리 아키오 교수의 저서인 '게임뇌의 공포' 역시 연구결과의 과학적 정당성이나 근거, 객관성 등에 의심을 받으면서 일본 학계의 정설로 인정받지 못했다. 참고로 게임과 폭력이 상관없음을 증명하는 연구 사례는 대단히 많은 편이다.

이렇듯 게임과 폭력의 연관성에 대한 근거가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관련지을 수 있는 상해사건이 등장하면 다시 또 게임이 주범으로 거론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 애매한 상황을 확실히 정해줄 수 있는 애정남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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