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엔씨 인수 후 일주일..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다

지난 8일 넥슨 일본법인인 넥슨재팬에서 엔씨소프트의 CEO인 김택진 대표의 지분 14.7%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가 나왔다. 실제로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주식 321만8,901주를 주당 25만원에 인수했고, 이 결과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지분은 24.7%에서 9.99%(218만 8천주)로 줄었다. 대신 김택진 대표는 8,045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고 엔씨소프트는 넥슨과 글로벌 공동 협력 등 여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업계 충격..시장의 판도 변화 불가피>
엔씨소프트와 넥슨 양사의 이번 사건은 게임시장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게임업계에서 넥슨이 1위(매출액 1조1,916억 원, 영업익 5,343억 원, 시가총액 8조5,000억 원), 엔씨소프트가 4위(매출액 6,989억 원, 영업익 1,351억 원, 시가총액 5조9,000억 원)에 위치한 가운데 두 회사의 결합이 시장의 향후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까닭이다.

전통적으로 MMORPG를 주력으로 개발해온 엔씨소프트는 개발력 하나 만큼은 전세계 탑으로 인식되어 왔다. 단순 개발 능력을 떠나 시기에 맞는 업데이트 능력, 서버 운용 능력 등 다른 게임회사들을 한수 접어둘 만큼 탁월한 개발 능력을 갖췄다. 반면에 넥슨은 캐주얼 온라인 게임에 주력하면서 사업 수완 면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기업인수 뿐만 아니라 청소년 타겟을 대상으로, 혹은 글로벌 중심으로 진행되는 사업 마다 대박을 터뜨려 왔다.

이러한 두 회사의 결합은 독보적인 한국시장 장악을 중심으로 다른 회사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강도높은 구조조정 예고..넥슨은 경영 무개입 선언>
최근 넥슨의 창업자인 NXC(넥슨지주회사)의 김정주 회장은 엔씨소프트에 대해 넥슨의 ‘무개입’을 선언한 바 있다. 경영진, 기업문화, 조직구조 등 일체 넥슨에서 영향력을 미치지 않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의 넥슨이 행보를 볼 때 파격적인 선언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넥슨은 지금까지 인수한 회사의 핵심 보직에 자기 사람을 보내는 전략을 펴 왔다. 실제로 게임하이와 JCE에도 넥슨의 핵심 인력들이 배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회장 간의 인수 조건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고 당분간 엔씨소프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넥슨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엔씨소프트는 넥슨 인수 건을 시작으로 자체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구조조정에 대한 근거나 동기는 없지만, 지난 달부터 ‘리니지1’ 팀에 조정이 일부 들어가기 시작했고, 최근 모바일 팀이 하나 해체되는 등 조금씩 관련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미 엔씨소프트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관측되고 있다. 적게는 100명, 많게는 1000명 까지 구조조정이 된다는 소문에 엔씨소프트 내부의 분위기가 술렁거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 시너지 효과 클 것.. 글로벌 시장에서 힘 발휘>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결합으로 엔씨소프트의 차기 게임들이 일본 진출 시 넥슨 재팬을 통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이 아시아 시장에 강한 반면 엔씨소프트는 북미ㆍ유럽 등지에 강한 것도 시너지 효과를 예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김택진 대표는 “글로벌 협력을 위해서”라며 엔씨소프트 직원들에게 이건 인수 건에 대한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또 넥슨의 무개입 선언에 따라 넥슨은 해외 마케팅 등 일부 분야에서만의 엔씨소프트와 협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블레이드앤소울’이 텐센트와 중국 진출을 함께 진행하고 있고 ‘길드워2’ 또한 북미에서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만큼 당장은 따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작게는 넥슨의 주 무대인 일본 시장에 엔씨소프트의 IP를 활용한 독자적인 게임이 등장할 수도 있고, 향후 ‘리니지 이터널’ 부터는 본격적으로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공동 전선을 펴나가지 않겠냐는 전망도 업계에 지배적인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은 가히 충격이었다."고 운을 뗀 뒤 "국내 온라인 게임의 선두주자인 두 기업이 결합한 만큼 이번 기회에 블리자드나 라이엇게임즈 등 해외 주요 게임사들을 거뜬히 넘길 수 있는 힘을 기르길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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