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잡학사전] 오락실 세대 게이머들의 추억의 게임 '알카노이드'

어린시절 '게임센터'가 아닌 '오락실'에 다녔던 세대의 게이머들이라면 화면 속 알록달록한 블록들을 쇠구슬이 청아한 '띵~' '똥~' 소리를 내며 깨뜨리던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바로 한국 오락실의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게임, 타이토의 '알카노이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당시 기준으로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던 액션 게임보다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퍼즐 게임을 좋아하던 게이머라면 테트리스와 더불어 '시간 잡아먹는 타임머신'으로 명성을 떨친바 있다.

'알카노이드'는 사실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고, 한국의 오락실 역사의 초창기를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함께 했던 아타리의 '브레이크아웃'을 보다 발전시킨 형태의 게임으로. 1986년에 처음 그 모습을 선보였다.

이 게임의 특징으로는 '브레이크 아웃'과 마찬가지로 조이스틱이 아닌 다이얼을 이용해 조작했다는 것으로, 이 다이얼을 조정해 화면 하단에 위치한 주인공의 '우주선'을 좌우로 이동시키며 공을 쳐서 화면 상단의 블록들을 모두 파괴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게임의 묘미는 공이 우주선에 닿는 순간, 방향이나 각도, 타이밍에 따라 공이 나아가는 방향이 바뀌면서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가 조합됐다는 점이며, 일부 고수 게이머들은 타이밍에 맞춰 다이얼을 돌려 우주선을 이동시켜 공의 방향을 조절하는 '고급 스킬'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블록을 파괴하다 보면 아이템이 굴러 내려와 이를 먹으면 아이템에 해당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공의 특성이 바뀌거나 자석처럼 우주선에 달라붙기도 하며, 때로는 우주선에 공격 기능이 생겨 총으로 블록을 직접 공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블록의 종류로는 다양한 색상의 일반 블록과 은블록, 금블록 등 3가지 형태가 등장하는데, 이 중 은블록은 3번 맞췄을 경우, 금블록은 '메가볼' 형태로 공격해야만 파괴됐다. 특히 이 금블록은 '메가볼'이 되는 경우를 만들기 쉽지 않으며, 일반적으로는 클리어 조건에 이 금블록의 파괴가 들어가지 않는다.

후속작으로는 '알카노이드2: 리벤지 오브 도'와 '알카노이드 리턴즈' '알카노이드DS'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PC용 '알카노이드2: 리벤지 오브 도'가 가장 많이 알려져있다.

'알카노이드2: 리벤지 오브 도'는 전작보다 블록의 종류나 아이템이 확대됐으며, 좌우로 스테이가 분기돼 표면적으로는 34스테이지가 등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최대 65스테이지의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알카노이드DS'는 게임의 스토리적 부분에 보다 접근하는 동시에 새로운 설정들과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프랜차이즈의 세계를 한층 넓혀줬으며, 한정 특전으로 오락실 다이얼을 재현한 컨트롤러를 제공하기도 했다.

'알카노이드' 시리즈는 퍼즐 게임과 해당 시리즈에 대한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은 탓에 게임기 기종들에 대한 이식률이 높아 PC를 포함한 대다수의 기종을 통해 선보여졌으며, 이를 참고한 비슷한 형태의 게임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한편 id소프트의 '둠3: 리저렉션 오브 이블'에는 게임 플레이 중 '알카노이드' 스타일의 게임인 '헬라노이드'를 즐길 수 있는 게임기가 등장해 긴장감 넘치는 공포 게임 속 휴식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최신작으로는 2009년에 iOS용 '알카노이드'가 정식 출시되며 게이머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