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박지원 대표, ‘새로운 것 만들어내는 넥슨 DNA 복구하겠다’

지난 5월 27일부터 판교에 위치한 넥슨에서 진행 중인 NDC 14에 넥슨의 신임 경영진 3인방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내 언론을 상대로 펼치는 일종의 간담회인 ‘미디어 토크’가 진행된 것이다.

박지원 대표, 정상원 개발총괄부사장, 이정헌 사업본부장이 ‘미디어 토크’에서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넥슨 특유의 창의성을 되살리겠다는 것이었다. ‘넥슨’하면 떠오르는 게임. 가장 넥슨다운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아래는 앞으로 넥슨이 만들어 갈 기업문화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행보 등 넥슨의 향후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던 ‘미디어 토크’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전문이다.

미디어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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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넥슨의 글로벌 계획이 궁금하다
답: (박지원 대표) 총 매출의 60% 이상이 한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 글로벌이라는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는 항상 고민하는 문제다. 넥슨이 과연 글로벌이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내부에 존재한다. 한국 이외의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의 대부분이 아시아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북미,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속적인 준비를 했고, 2012년부터는 북미, 유럽 지역의 개발사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질: M&A로 많은 성장을 거뒀다. 올해도 M&A 계획이 있는가?
답: (박지원 대표) 넥슨의 외부적인 성장과 내재적으로 만들 수 없던 IP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었고, 이는 꾸준히 고려 중이다. 하지만 어떤 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회사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

질: 정부 규제 이후의 매출 변화가 있었나? 그리고 정부 규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답: (정상원 부사장)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 같은 경우에는 매출 타격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산업에 대한 평가가 박해지기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쪽 부분에 개발을 하려고 의지를 지닌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돈만 잘 버는 산업으로 사회적 시각이 고착화된다면 개발자들이 줄어들게 되고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이기에 돈을 버는 것만으로 해결될 순 없다. 콘텐츠를 만드는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면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기에 금전적 손실보다 이미지 손실이 더 문제라고 본다.

질: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둘 것인가?
답: (정상원 부사장) 온라인게임 50%, 모바일게임 50% 정도로 생각한다. 각 플랫폼에서 줄 수 있는 재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향후 몇 년 사이에 둘이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재는 각각 고유의 영역을 지니고 있기에, 이러한 방향성을 택하고 있다.

(박지원 대표) 작년에 넥슨M을 북미에 설립을 하고 지속적으로 북미에 모바일게임을 서비스 할 계획이 있다. 글룹스의 미국 지사에서 개발한 야구, 농구 게임을 서비스 중이며, 징가에서 만든 게임을 비롯해 북미, 유럽에서 만들어진 게임들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 할 예정이다.

질: 넥슨 다운 게임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답: (정상원 부사장) 애매할 수 있지만, 넥슨의 게임이라고 하면 게임을 처음 만들 때 접근하는 방향성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잘 되는 형태의 게임과 그 장르를 벤치마크하는 방식은 모든 회사가 다 하고 있는 방식이지만, 넥슨은 그렇게 해서 잘된 케이스가 별로 없었다. 회사의 DNA가 잘 되는 것을 더 잘 되게 하는 부분이 약한 것 같다.

넥슨이 갖고 있는 강점이라면 희한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게임 개발에 있어 개발팀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수용해서 회사의 전체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하고 리뷰하고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박지원 대표) 넥슨이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게임의 성공을 예측하는 것보다는 게임이 재미있고, 이 게임의 장르가 시장에 비슷하게 존재하는 것이라면 차별화 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정헌 본부장) 처음 넥슨에 들어왔을 때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회사였다. 어디선가 누군가 색다른 시도를 늘 하고 있던 회사였지만 최근에는 그런 면이 부족했던 것 같다. 트렌드를 따르는 시도가 많았던 것 같다. 대표가 교체되면서 결과물이 바뀌진 않았지만 내부의 문화나 조직이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질: 게임 출시가 늦어지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답: (정상원 부사장) 그 당시에 넥슨에 속해 있지 않기에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일단 개발이 급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이 수익을 잘 내고 있는 상황이기에, 시작 개발에 대한 압박이 많지 않았다. 매출에 대한 압박을 해결하기에 더 좋은 방식은 서비스 중인 게임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미디어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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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넥슨하면 떠오르는 ‘돈슨’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이미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답: (박지원 대표) 이 이미지가 오랜 기간 쌓여온 이미지고 어떻게 보면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내놓고 시험을 할 때마다 넥슨이 시도했던 것들이 강화가 되면서 쌓여온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처럼 회사의 포커스가 기존 서비스 게임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을 건강하게 이끌기 위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시간이 흘러 패치와 업데이트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질: 박지원 대표는 일본에서 글로벌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에 한국으로 오게 된 것은 무게 중심을 한국에 두기 위함인가?
답: (박지원 대표) ‘한국에 들어가서 글로벌 사업을 하겠다’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일본 법인의 게임을 총괄했고, 잠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유럽 법인을 담당하기도 하며 여러 일을 담당하기도 했다.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것은 아니다. 넥슨이 일본 시장에 상장이 된 회사이긴 하지만 국적은 당연히 한국이다. NXC가 넥슨의 모회사이기도 하니까. 어디가 본부냐는 것은 넥슨에게 큰 의미가 없다. 어떻게 타겟을 설정하고 어떻게 해외에 진출할 것인지가 넥슨이 직면한 당면과제다.

질: 넥슨이 규모가 커지면서 점점 큰 프로젝트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도 진행 할 계획이 있다는 것인가?
답: (정상원 부사장) 넥슨의 장점은 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자금과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추진하는 것은 ‘닥치고 공격하기’다. 상당부분은 개인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통해 진행 중이며, 그럼에도 기업에서 진행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존재한다. 이들 두 부분을 모두 공략할 것이다.

(이정헌 본부장) 사업부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질: 그간 모바일 버전의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에 외주를 줘서 인기가 빨리 사그라든 측면도 있다. 외주를 줬던 이유는 무엇인가?
답: (박지원 대표) 외주개발을 통해 시리즈를 만드는 데 시리즈를 만드는 데 과거에는 주력을 했다. 피처폰 시절에는 지속적으로 시장에 신작을 내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여타 기업보다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빨리 뛰어든 편인데 이것이 양날의 검이 된 것 같다. 작년부터 IP를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질: 콘솔게임에 진출했던 경험이 있다. 콘솔게임의 장래성을 어떻게 생각하며, 이에 대한 전략이 궁금하다.
답: (정상원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콘솔 부문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개발자는 자신이 만든 게임을 사람들이 널리 즐기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지만 현재 콘솔 시장의 상황은 이런 상황이 아니다. 환경이 변한다면 콘솔 관련 R&D를 진행할 생각은 있다.

미디어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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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엔씨소프트와의 협업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답: (박지원 대표) 엔씨소프트와 협업하는 프로젝트는 일시 중지된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다. 단기적인 부분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질: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의 역할도 고려할 시기인 것 같다. 플랫폼에 대해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답: (박지원 대표) 런치패드는 피파온라인 모바일 버전의 테스트를 위한 일종의 시험적인 플랫폼이었다. 현 시점에서는 플랫폼 사업에 넥슨의 역량을 투입해 확장시킬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 생각했다. 당분간은 넓은 시각을 갖고 여러 방향의 고려를 해야 할 것 같다.

질: NDC 14 첫날 김정주 회장과의 대담 세션에서 있던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
답: (박지원 대표) 사전에 스크립트가 준비가 됐지만, 정작 스크립트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세션이 끝난 후에는 ‘열심히 하자’며 깔끔하게 마무리가 됐다. 오히려 평소 갖고 있던 고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구체적으로 청중들에게 이야기하며 조금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계기였다.

(정상원 부사장) 당시 세션에 김정주 회장이 왔다기에 연예인 보는 기분으로 따라갔다가 갑자기 섭외가 됐다.

질: 새로운 시도를 할 때의 리스크도 있을 것이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답: (박지원 대표) 기존 게임에 관심을 끊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 쪽으로 쏠린 무게중심을 바로 잡겠다는 이야기다. 실적에 대한 압박이나 숫자를 만들어 내는 것들은 기존 게임에 다양한 시도를 하며 풀어나갈 것이다. 또한 기존 서비스 게임들에는 최근 몇 년간 일종의 정형화된 패턴에 맞춰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몇 개의 직업을 추가하고 몇 개월의 텀을 두고 업데이트를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시도의 장점도 있지만 단점은 후반부 콘텐츠의 부제가 생겨났다. 이에 상응하는 스토리를 만들지 못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질: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개발사 인수가 뜸했다. 국내 개발사 인수 계획은 있나?
답: (박지원 대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투자도 서너 곳에 진행 중이다. NPC를 통해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지원도 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도 미국 시장이나 일본 시장처럼 한국 시장에서 창업을 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과 투자는 지속할 것이다.

질: 중국 시장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새로운 모멘텀을 준비 중인가? 중국 시장에 대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답: (박지원 대표) 던전앤파이터 하나만 두고 보면 중국에서 올해 내에 가장 큰 패치를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 진행할 것이다. 게이머들의 플레이 질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중국 시장 전체에 대한 공략은 메이플스토리나 영웅의 군단 같은 차기작을 통해 모멘텀을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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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앞으로 넥슨의 기업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가?
답: (정상원 부사장) 2009년 가량에 구조조정이 크게 있었다고 들었다. 게임업계는 이직률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사람들을 쳐내야 할 때는 그 회사가 더 이상 게임을 만들 능력이 없을 때 일어난다. 지금은 개발자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투자하는 과정이기에, 숨통을 틔고 게임을 개발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고, 회사의 껍데기가 어디라도, 자신의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의 자극은 필요하고, 그 자극은 개발자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박지원 대표) 실패를 어느 선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만약 성과가 안 좋은 팀이 나타났을 때 ‘우린 너희가 필요 없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 구조조정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넥슨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기조다. 인위적인 조정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질: 넥슨은 앞으로 사회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할 것인가?
답: (박지원 대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넥슨의 색을 살려 공헌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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