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지분 맞손..글로벌 모바일 사업 '초강수'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가 서로의 지분을 맞교환 하면서 게임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넷마블의 주식 2만9천2백14주를 3천8백02억 6천4백90만 7천4백20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발행하는 신주를 3자배정 방식으로 인수해 지분 9.8%를 보유하게 되며, 인수를 통해 넷마블 방준혁 고문, CJ E&M, 텐센트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4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그정보만 해도 놀라운데, 하루가 지나면서 새국면이 펼쳐졌다. 반대로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비슷한 금액에 사들인 것. 17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사업 제휴 및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해 지분 8.9%(195만 주)를 장외에서 넷마블에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처분 가격은 20만 5백73원 이며, 총 처분 금액은 3천9백11억 1천7백35 만 원이다.
< 하루 아침에 뒤 바뀐 관계.. 주총 새 국면으로>
하루 아침에 뒤 바뀐 변화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매각을 통해 제3자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비슷한 금액의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우호 지분을 가져오면서 엔씨소프트가 견고한 경영권 방어책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재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넷마블이 보유한 지분 8.9%를 합치면 엔씨소프트는 현재 안정적인 우호 지분을 총 18.9%를 확보한 모양을 갖춘다. 여기에 4분기 최대실적 등으로 호감을 보이고 있는 국민연금(7.89% 보유)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인다면 단번에 27%까지 우호지분의 수위를 올릴 수 있다.
반면에 넥슨은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단지 15.1%만을 보유한 상황이어서 3월에 있을 주주총회에서는 다소 발언권이 약해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넥슨과 열려있다. 언제든 윈윈할 수 있는 건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일단 최근 넥슨이 내놓은 주주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게임사업 시너지 효과 클 것 '기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전략적 제휴를 공식화 하고 양사 모두 이번 지분 거래에 대해 넥슨과 관계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 기술력을 갖춘 엔씨소프트와, 중국 텐센트 뿐만 아니라 전세계 글로벌 마케팅 력을 확보한 넷마블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손을 잡았다는 것. 서로 힘을 합치자는 제안 또한 넥슨과의 경영권 훨씬 이전부터 진행됐다고 양사 측은 발표했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오래전부터 모바일 게임 사업 진출에 대해 고민해왔다. 방준혁 의장님과 자연스럽게 고민을 토로하는 얘기가 오갔고 이번에 성사되게 된 것."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 또한 "현재까지 넷마블의 강력한 크로스마케팅 능력을 외부에 내놓은 바 없다. 엔씨소프트가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아이온이 첫 게임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양사 대표들이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크로스마케팅과 공동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합작 법인 설립, 공동 게임 투자 등으로 협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1, 2, 3위가 전부 지분으로 묶여 있는 관계에서, 이러한 큰 이슈가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가 있다."며 "넷마블의 글로벌 서비스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가 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